쏟아지는 실책 퍼레이드…'5이닝 2피홈런 3실점' 류현진 우여곡절 속 '3승 요건' 갖췄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묶어내면서 3연승의 요건을 갖췄다.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70구, 4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89에서 2.25로 상승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맞대결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후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되면서 1년 이상의 공백기를 가진 끝에 지난 2일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왔다. 류현진은 첫 등판에서 아쉬운 내용과 결과를 남기며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좋지 않은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류현진은 지난 8일 클리블랜드와 맞대결에서 97.7마일(약 157.2km) 강습타구에 오른쪽 무릎을 강타당하고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으나 4이닝 '노히트' 투구를 선보이더니, 시카고 컵스와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두 경기 연속 5이닝 2실점(비자책) 경기를 펼치며 2연승을 질주했다. 그리고 팀이 3연패에 빠져 있는 중요한 순간 류현진이 다시 한번 마운드에 올랐다.
'노히트'로 완벽하게 묶어냈던 클리블랜드 타선, 이날은 경기 초반부터 '일격'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상대 전적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던 콜 칼훈과 맞대결에서 4구째 직구로 투수 땅볼을 유도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큰 한 방을 허용한 것은 이후였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호세 라미레즈와 맞대결에서 2구째 스트라이크존 높은 쪽으로 형성되는 87.8마일(약 141.3km) 포심을 던졌는데, 라미레즈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라미레즈가 친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104.마일(약 167.4km)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391피트(약 119.2m)를 날아간 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14이닝 무자책 흐름이 깨지는 순간.
라미레즈에게 일격을 당했지만, 그래도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오스카 곤잘레스와 맞대결에서는 세 개의 체인지업을 던지며 0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고, 4구째 65.8마일(약 105.9km) 커브를 던져 첫 삼진을 솎아냈다. 그리고 라몬 로리아노에게는 초구에 2루수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매듭지었다.
타선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2회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안드레스 히메네스에게 바깥쪽 승부를 고집한 끝에 커터로 삼진을 솎아내더니, 가브리엘 아리아스는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아나갔다. 이후 류현진의 '수비'가 다시 한번 빛났다.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콜 칼훈의 강습 타구를 동물적인 감각으로 잡아내면서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는데, 이번에는 1루수와 투수 사이로 굴러가던 타일러 프리먼의 타구를 쫓아간 뒤 '글러브 토스'를 선보이며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생산하면서 깔끔하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첫 위기도 잘 넘겼다. 류현진은 3회초 선두타자 캠 갤러거에게 좌익수 파울 라인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내주면서 이닝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류현진의 투구에 이렇다 할 영향을 주지 못했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2루 주자의 진루와 마일스 스트로의 아웃카운트를 맞바꾼 뒤 칼훈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라미레즈는 중견수 달튼 바쇼의 슬라이딩 캐치 도움을 받으며 순항을 이어갔다.
4회초 마운드에 올랐을 때 투구수가 36구에 불과했던 류현진은 더욱 투구수를 절약하는데 성공했다. 류현진은 4회초 선두타자 곤잘레스를 2구 만에 3루수 땅볼로 잡아낸 후 로리아노는 3구 만에 중견수 뜬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히메네스에게는 커브-커터로 빠르게 투 스트라이크를 점한 뒤 '위닝샷'으로 64.6마일(약 104km)의 슬로우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8구 만에 다시 한번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탄탄한 투구를 펼치던 류현진은 5회 다시 한번 피홈런을 내줬다. 류현진은 5회 선두타자 아리아스를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90.8마일(약 146.1km) 포심 패스트볼을 찔러 넣으며 루킹 삼진으로 이닝을 시작했다. 아쉬운 장면은 이후였다. 류현진은 프리먼을 상대로 초구에 '주무기'로 거듭난 커브를 공략당해 이번에도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2실점째를 기록했다.
하지만 홈런은 경기 흐름과 류현진의 투구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류현진은 이날 첫 피안타를 내줬던 갤러거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유격수 땅볼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고, 스트로에게도 체인지업을 위닝샷으로 구사해 투수 땅볼을 유도해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날 투구 중 가장 아쉬웠던 것은 6회였다. 류현진은 6회초 선두타자 칼훈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이닝을 시작했는데, 후속타자 라미레즈에게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하며 빅리그로 돌아온 뒤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듯했다. 그런데 여기서 3루수 맷 채프먼이 포구 실책을 저지르면서 모든 주자가 살아나갔다. 아쉬운 장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어지는 무사 1, 2루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고 곤잘레스에게 다시 한번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또 다시 수비는 류현진을 돕지 않았다. 이번에는 유격수 산티아고 에스피날이 곤잘레스의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무사 만루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 결국 토론토 벤치는 류현진을 내리고 불펜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우기로 결정했다.
류현진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이미 가르시아는 등판과 동시에 로리아노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하며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고, 류현진의 실점은 3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가르시아는 히메네스와 아리아스에 이어 프리먼까지 세 타자 연속 삼진을 뽑아내면서 이닝을 매듭지었고, 류현진 또한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간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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