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수의계약 비율, 전국 평균의 2배...72%는 지역 업체 몫
[앵커]
새만금 잼버리 대회 운영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는지 파헤치는 YTN 연속보도입니다.
이번 대회는 준비 과정에서 조직위가 임의로 업체를 선정한 '수의계약' 비율이 2021년 기준 전국 지자체 발주 사업과 비교해 2배를 넘는 등 유독 높았습니다.
그만큼 업체 선정 과정에서 조직위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단 얘기인데, 이렇게 진행된 수의계약 10건 중 7건은 지역 업체에 돌아갔습니다.
권남기 기자입니다.
[기자]
잼버리 대회 기간 드러난 잘못을 빠짐없이 기록할 '백서' 발간을 사실상 총괄하고 있는 전북도청 입점 문구점.
[잼버리 관련 계약 업체 관계자 : 그동안에 책을 많이 만들었거든요. 옛날에 코로나 백서도 만들었고….]
그리고 대나무로 만든 잼버리의 상징물을 제작한 속눈썹 시술 전문 업체까지.
[잼버리 관련 계약 업체 관계자 : 성공리에 잘하고 있고, 지금 성실하게 잘 용역 수행을 하고 있거든요.]
모두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했고, 또 진행할 거라고 강조했지만 업체 선정 결과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비주력 업체가 '수의계약'을 통해 경쟁 없이 따냈기 때문입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 관계자 : 입찰을 했을 때 양질의 업체가 (선정된다는) 건 무슨 근거로 말씀을 해주시는지 모르겠는데….]
그래서 어떻게 이런 계약이 체결됐는지 관련 자료를 확보해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수의계약 비율.
국가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서 확인한 잼버리 대회 관련 각종 업무 계약은 272건.
이 가운데 경쟁 입찰을 거치지 않은 수의계약은 188건으로, 70%에 육박합니다.
수기로 이뤄진 계약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의계약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엔 공적 영역에서 추진한 다른 사업들과 비교해 적절한 규모인 건지, 따져봤습니다.
행정안전부가 분석한 2021년 기준 전국 지자체 발주 사업의 평균 수의계약 비율은 32.5%.
잼버리 대회 때 비율의 절반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업체 선정 과정에서 잼버리 조직위 등의 입김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이렇게 진행된 수의계약 10건 가운데 7건가량이 지역 업체 몫으로 돌아간 건 앞으로 짚어봐야 할 부분이란 의견이 적잖습니다.
잼버리 조직위에 파견된 공무원 가운데 74%가 전북도청이나 산하 지자체 소속인 만큼 '일감 나눠 먹기'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물론, 조직위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 관계자 : 몰아주기라기보다는 요건이 되면 일을 맡길 수 있는 곳에다가 이제 업무를 맡기는 차원에서….]
하지만 YTN 보도를 통해 잼버리 조직위가 수의계약을 유도한 정황까지 드러난 상황.
수의계약으로 업체를 선정할 때 검증은 제대로 한 건지, 또 이 과정에서 유착은 없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권남기입니다.
촬영기자 : 이현오
그래픽 : 박유동
YTN 권남기 (kwonnk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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