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은 끝까지 '좀비'였다... 쓰러지면서도 휘두른 주먹, 할로웨이에 끝내 KO 패 "그만할게요" 전격 은퇴 선언 [UFC 리뷰]
정찬성은 27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vs 코리안 좀비(UFC on ESPN 52)' 메인이벤트 페더급 매치에서 맥스 할로웨이(32·미국) 격돌해 3라운드 23초 오른손 훅에 KO 패배를 당했다.
페더급 8위로 그동안 간절히 싸우고 싶었던 1위 할로웨이와 격돌했지만 8위 정찬성은 끝내 아쉬운 마무리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빠르게 자리를 잡고 타이틀샷까지 얻어내며 승승장구하던 정찬성에게도 롤 모델과 같은 선수가 있었다. 그는 할로웨이를 향해 기회가 될 때마다 존경심을 나타냈다. 자신보다 1년 늦게 UFC에 입성했지만 팬들을 열광케하는 적극적인 경기를 펼치며 챔피언 반열까지 올랐던 선수다. UFC에서 20승 7패(통산 24승 7패)를 기록 중인 그와 언제든 승부를 겨루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2년 전 댄 이게를 꺾었을 땐 "할로웨이는 펀치가 없다"며 도발하기도 했다. 늘 자신감 넘치면서도 점잖은 태도를 유지해오던 정찬성의 발언이라기엔 다소 의외인 부분이 있었다. 정찬성은 그만큼 할로웨이를 상대하고픈 마음이 컸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할로웨이가 볼카노프스키에 챔피언 벨트를 빼앗기고 두 차례나 더 격돌해서도 패했고 정찬성은 볼카노프스키에 맥 없이 무릎을 꿇고 8위까지 추락했다. 둘이 만날 일은 없을 것 같았지만 할로웨이의 뜻밖의 콜아웃에 꿈의 매치업이 성사됐다.
할로웨이는 돌연 정찬성을 지목하며 "우리 시대의 파이터 중 유일하게 만나보지 않은 선수"라며 "코리안좀비가 원한다면 싸울 수 있다. 진짜 맞붙고 싶다"고 콜아웃을 했고 정찬성도 화답하며 둘의 매치업이 성사됐다.
정찬성은 "처음엔 원래 좋아했던 선수고 존경했던 선수인데 못 싸워봤기에 맞붙는 게 영광이란 생각을 했다"며 "지금은 이전 상대들을 대할 때와 다르지 않다. 그런 전설적인 상대와 싸운다고 한들 져줄 마음은 없다"고 자신했다.
정찬성은 체력을 변수로 꼽았다. 그는 "맷집이 좋은 선수다. 결국은 체력적으로 누가 더 우위에 있느냐를 따지게 될 것 같다"며 "특별히 체력적으로 준비를 더 많이 했다. 내가 덜 지칠 수 있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10번 연속 메인이벤트를 치른다. 한국 격투 역사에 이런 적은 처음이다. 정찬성은 "내가 이기면 세계 1위가 한국에 있는 것이다. 한국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모든 한국 선수가 나를 따라와야 한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같은 선수가 되라는 것이 아니라 나만큼 커리어를 쌓든 메인이벤트를 계속 하든, 압박을 받는 등의 상황은 무조건 겪어야 한다. 내가 높은 곳에 오르면 선수들에게도 목표가 될 것"이라고 자부심과 함께 사명감을 나타냈다.
할로웨이에게도 동기부여가 확실한 경기다. 최근 고향인 하와이에서 벌어진 대형 산불 때문이다. 현재까지 100여 명이 사망했고 100년 만에 미국에서 가장 큰 인명·재산 피해가 벌어졌다. 그는 "하와이 정부가 화재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지원하는데 실패했다. 이런 힘든 시기에 하와이의 커뮤니티, 하와이안 사람들이 나섰다. 그뿐 아니라 세계가 발벗고 나서고 있다"며 "UFC 역시 하와이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말 힘든 시기다. 화재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듯이 이번 경기에서 내 입장곡을 그 영웅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발언과 함께 할로웨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UFC 커리어에서 처음 빨간색(하와이 대표 색)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설 것"이라며 "이전까진 검은색만 입었는데 이번 경기를 위해 허락을 받았다. 언제나 하와이가 버텨주고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5분, 5라운드의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버저와 함께 레그킥을 힘차게 휘둘러본 정찬성은 조심스러운 탐색전에 나섰다. 경기장엔 '할로웨이'와 '좀비'를 외치는 팬들로 떠들썩해졌다. 정찬성은 1라운드 강력한 왼손 정타를 적중시켰다. 기세를 몰아 강하게 몰아쳤지만 정찬성 또한 강력한 한 방을 맞고 순간 중심을 잃기도 했다.
정찬성은 할로웨이에게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1라운드 중반 이후 오히려 정찬성이 인복싱 스타일로 할로웨이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경기장 내엔 '대한민국' 구호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정찬성은 과감히 파고들며 왼손 스트레이트를 꽂아넣었다.할로웨이의 얼굴이 붉어져가기 시작했다.
순간 포지션을 스위치하며 오른손 잽을 날리는 기습 공격도 할로웨이에겐 압박이었다. 1라운드 막판 치열한 난타전이 펼쳐졌고 관중들의 흥분을 키우며 1라운드의 막이 내렸다.
그러나 정찬성은 역시나 좀비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위기에서 벗어났고 백포지션도 이겨내며 결국 스탠딩 자세를 다시 만들어냈다. 이어 또다시 유효타를 내주고 휘청거렸지만 끝까지 정찬성은 전진했다.
눈에 띄게 동작이 느려졌지만 정찬성은 침착하게 호흡을 유지했다. 괜찮다는 동작을 펼치자 할로웨이가 공격을 퍼부었고 이때 정찬성도 맞불을 놓으며 좀비 다운 면모를 보였다. 매 순간이 위기였다. 1라운드와 비교해 스텝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그러나 정찬성은 잘 버텨냈다.
3라운드 시작부터 난타전이 펼쳐졌다. 승부수를 건 듯이 보였다. 몇 차례 강력한 펀치를 주고 받았으나 정찬성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았고 결국 할로웨이의 회심의 오른손 훅에 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정타를 맞고 쓰러지면서도 주먹을 휘두를 정도로 절실함이 묻어나왔다.
그러나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하기엔 무리였고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결과는 KO 패배. 옥타곤을 넘어 승리의 기쁨을 누린 할로웨이는 이내 정찬성에게 다가와 상태를 확인했고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존중의 표시를 했다. 마이크를 잡은 할로웨이는 정찬성을 향해 "코리안 좀비는 전설이다. 소리를 질러라"며 끝까지 존중을 나타냈다.
정찬성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그만할게요. 울 줄 알았는데 눈물이 안 난다. 나는 챔피언이 목표인 사람이다. 할로웨이를 진심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후회없이 준비했다. 3,4,5등 하려고 싸우는 게 아니다. 톱 랭커들을 이기지 못하는 걸 볼 때 냉정하게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장 곳곳에선 탄식이 울려퍼졌다.
글러브를 벗은 채 옥타곤에서 절을 올린 정찬성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동료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고 중계 카메라는 챔피언 할로웨이가 아닌 정찬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퇴장하는 길에도 그의 응원가가 울려퍼졌고 그는 아내 박선영 씨와도 한참을 껴안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를 향해 팬들은 "좀비"를 외치며 응원의 뜻을 나타냈다. 정찬성은 관중들과 손을 맞추며 퇴장하는 동시에 "고마워", "감사합니다"는 인사를 이어갔다. 그렇게 코리안 좀비는 UFC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UFC 입성 후 적응기를 거친 뒤 3연승을 거두며 주가를 높이던 최승우는 이후 3연패에 빠지며 방출 위기에 놓였으나 가까스로 기회를 잡았고 에렌스를 상대하게 됐다.
1라운드에서 탐색전을 벌이며 큰 포인트를 따내지 못한 최승우는 2라운드 초반 어퍼컷을 맞고 쓰러졌다. 이어진 그라운드 상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다. 뒷 포지션에서 벗어나려 애쓰던 최승우는 순간적으로 힘을 발휘해 상대를 쓰러뜨렸고 이후 2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윗 포지션에서 에렌스를 압박했다.
3라운드에선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타격전 속 점수를 쌓았고 레그킥까지 섞었고 에렌스는 중첩된 타격 피해 속에 힘을 잃어갔다. 최승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친 상대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들었고 상위 포지션에서 우위를 잡고 막판엔 서브미션 기술까지 걸며 승리의 샴페인을 터뜨리는 듯 했다. 공이 울리며 경기에 종료된 게 오히려 최승우에겐 아쉬움으로 남았다.
판정승 선언 후 최승우는 마이크를 잡고 "이번 경기에서 훨씬 강해진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를 더 기대케했다.
▷ 라이트 헤비급 : VS 라이언 스판, 앤서니 스미스 판정승
▷ 페더급 : VS 알렉스 카세레스, 기가 치카제 판정승
▷ 밴텀급 : VS 퍼니 가르시아, 린야 나카무라 판정승
▷ 헤비급 : VS 파커 포터, 주니오르 타파 KO 승
▷ 여성 플라이급 : VS 타일라 산투스, 에린 블란츠필드 판정승
▷ 페더급 : VS 에렌스, 최승우 판정승 (언더카드)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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