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할게요"…'좀비'답게 싸우고 은퇴 선언한 정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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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종합격투기 선수 '코리안 좀비' 정찬성(36)은 질 것을 알면서도 가드를 올리는 대신 돌진을 선택했다.
정찬성은 홀러웨이의 펀치에 맞고 쓰러지면서도 '코리안 좀비'라는 별명답게 마지막까지 주먹을 뻗었으나, 승리를 직감하고 뒤로 물러선 홀러웨이에게 닿지 못했다.
홀러웨이는 "정찬성은 전설이고 불가사의한 선수다. (KO 순간) 내 펀치가 먼저 들어간 게 운이 좋았다"고 마지막까지 예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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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격투기 선수 '코리안 좀비' 정찬성(36)은 질 것을 알면서도 가드를 올리는 대신 돌진을 선택했다.
배수의 진을 치고 마지막 힘을 짜내서 맥스 홀러웨이(31·미국)에게 돌진한 그를 기다리는 건 카운터 펀치였다.
정찬성은 홀러웨이의 펀치에 맞고 쓰러지면서도 '코리안 좀비'라는 별명답게 마지막까지 주먹을 뻗었으나, 승리를 직감하고 뒤로 물러선 홀러웨이에게 닿지 못했다.
정찬성은 27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홀러웨이 vs 코리안 좀비' 메인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홀러웨이에 3라운드 KO로 패했다.
정찬성은 경기가 끝난 뒤 마이크를 건네받자 떨리는 목소리로 "그만할게요"라고 입을 뗐다.
2007년 종합격투기 무대에 뛰어들어 16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좀비'의 주먹이 멈춰선 순간이다.
"내가 그만하는 이유는 (나는) 챔피언이 목표인 사람이다. 홀러웨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후회 없이 준비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 그는 "저는 3등, 4등, 5등 하려고 격투기한 거 아니었다. 챔피언이 되려고 했는데, 톱 랭커를 이기지 못하니 냉정하게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라고 은퇴를 선언했다.
글러브를 벗어서 옥타곤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그곳에 큰절한 정찬성은 어깨를 들썩이며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앞서 "그만할게요"라고 말한 뒤 곧바로 "울 줄 알았는데 눈물이 안 난다"고 했던 그도 감정이 북받치는지 눈물을 흘리며 몸을 일으켰다.
자신을 상징하는 음악이었던 더 크랜배리스(The Cranberries)의 '좀비'(Zombie)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링을 내려간 정찬성은 오열하는 아내의 어깨를 감싸 쥔 채,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와 함께 옥타곤 무대에서 퇴장했다.
정찬성은 한국인 파이터 가운데 유일하게 챔프전을 치른 선수다. 그것도 두 차례나 말이다.
2013년에는 조제 알도(브라질)에게 도전했다가 부상 때문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고, 작년에는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에게 패했다.
볼카노프스키는 정찬성에 이어 이날 정찬성을 꺾은 홀러웨이까지 완파한 현시대 UFC 페더급의 압도적 최강자다.
볼카노프스키에게 무기력하게 패한 뒤 심각한 좌절감에 은퇴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던 정찬성은 홀러웨이의 도전에 다시 일어섰다.
결국 홀러웨이의 주먹을 견뎌내지 못하고 차가운 옥타곤 바닥에 몸을 눕혔어도, UFC 페더급 최정상급 선수다운 마지막이었다.
정찬성은 UFC 2연패로 종합격투기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그 상대가 페더급 챔피언 볼카노프스키, 그리고 페더급 1위 홀러웨이였다.
승자 홀러웨이는 정찬성에 대한 끝없는 존경심을 드러냈다.
1라운드가 끝난 뒤 악수를 청하고, 3라운드 KO로 경기를 끝내고서는 정찬성을 직접 부축해 의자에 앉혔다.
홀러웨이는 "정찬성은 전설이고 불가사의한 선수다. (KO 순간) 내 펀치가 먼저 들어간 게 운이 좋았다"고 마지막까지 예우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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