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배드민턴 안세영, ‘천적’ 천위페이 꺾고 세계선수권 결승行
한국 여자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21·삼성생명)이 ‘천적’ 천위페이(25·중국)를 따돌리고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에 진출했다. 한국 배드민턴 선수론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단식 부문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노린다.
세계 1위 안세영은 26일(한국 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58분 경기 끝에 세계 3위 천위페이를 게임스코어 2대0(21-19 21-15)으로 제압했다.
1세트 초반엔 안세영이 천위페이를 이리저리 흔들며 일찌감치 5-1로 앞서갔다. 그러나 이후 치열한 랠리전이 펼쳐져 한때 16-16으로 맞서며 알 수 없는 승부가 이어졌다. 그러나 안세영은 20-19 간발 차로 앞선 상황에서 코트 빈 곳에 셔틀콕을 꽃아 넣는 배짱으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서도 중반까진 15-15로 맞서며 팽팽한 접전이 계속됐다. 그러나 안세영은 철벽 수비와 기습적인 공격을 섞어 내리 6점을 따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세영은 승리를 확정 지은 뒤 유니폼에 있는 태극기에 입을 맞추며 포효했다.
안세영은 천위페이를 상대로 역대 전적에선 6승10패로 밀리지만, 올해엔 7번 대결해 5승2패 우위를 점하며 천위페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다.
안세영은 오랜 시간 침체됐던 한국 여자 배드민턴 단식 부흥을 이끌고 있다. 2019년 프랑스 오픈에서 최연소 우승(17세)을 차지한 그는 특히 올해 들어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11개 국제대회에 참가해 10차례 결승에 올라 벌써 7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달 31일 BWF에서 발표한 여자 단식 세계 랭킹에서 안세영은 세계 1위로 올라섰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 선수가 단식에서 세계 1위에 오른 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방수현(51) 이후 27년 만이었다.
한국 배드민턴 선수 가운데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단식 부문에서 우승한 이는 현재 없다. 방수현이 1993년 영국 버밍엄 대회에서 결승에 올랐지만, 당시 ‘인도네시아 영웅’ 수지 수산티(52)에게 고개를 숙였다.
안세영의 결승전 상대는 세계 6위 카롤리나 마린(30·스페인)이다. 마린은 준결승에서 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26·일본)를 2대0(23-21 21-13)으로 제쳤다. 마린은 2016년 리우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에서도 3회(2014, 2015, 2018년) 정상에 오른 실력자다.
안세영과 마린은 27일 오후 8시쯤 결승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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