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생각 말고 푹 쉬어라” KIA 165승 대투수가 146km 찍었다…11일, 힐링의 시간[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야구 생각 말고 푹 쉬어라.”
KIA 대투수 양현종(35)이 15일 광주 키움전 부진 이후 11일만에 복귀, 승리투수가 됐다. 26일 광주 한화전서 6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사구 2실점하며 시즌 6승(7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을 4.39서 4.31로 낮췄다.
양현종은 최근 잇따라 대량실점하며 크게 흔들렸다. 스피드보다 커맨드, 변화구 품질, 경기운영능력으로 승부하는 투수인데 최근 들어 지친 인상도 있었다. 11일간 재충전하고 돌아온 양현종은 확실히 공에 힘이 있었다.
한화 타선이 비록 강하지 않다고 하지만, 이날 양현종은 패스트볼 평균 142km가 나왔다. 시즌 평균과 비슷하다. 그런데 최고구속이 146km까지 나왔다. 근래 가장 좋은 스피드였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고루 섞어 한화 타선을 6회까지 잘 묶었다.
우선 양현종은 1군에서 말소된 뒤 2~3일 정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푹 쉬었다. 이때 김종국 감독과 서재응 투수코치는 양현종에게 “야구 생각 말고 푹 쉬어라”고 했다. 실제 양현종은 “오랜만에 야구선수 양현종이 아닌 남편, 아빠로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라고 했다.
심적으로 부담을 덜어내고 2군에 합류해 약 1주일 정도 운동했다. 2군과 재활군에는 김준재, 조재영 트레이닝 코치가 있었다. 양현종은 “신인 시절부터 관리해준 분들이다. 내 몸을 잘 안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줬다. 컨디션 관리를 잘 해줬다”라고 했다.
2군에선 개인훈련을 통해 투구밸런스도 점검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재활 중인 후배들, 2군에서 뛰는 후배들로부터 야구 질문을 많이 받았다. 양현종은 잠시 그들의 삶에 스며들었다. “내가 아는 선에선 최대한 알려줬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나를 돌아보게 됐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오다 오랫동안 재활하는 선수들, 2군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봤다. 내겐 그 선수들과 함께 한 시간이 힐링의 시간이었다. 쉬면서 새로운 느낌으로 준비했다”라고 했다.
이날 양현종은 선발 통산 163승으로 송진우와 통산 공동 1위가 됐다. 그러나 양현종은 송진우 기록, 심지어 송진우의 통산 210승도 큰 관심이 없었다. 기록은 해탈했다. 그는 “통산기록은 신경 쓰지 않는다. 내겐 선발승보다 7승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선발진 사정이 좋지 않지만 양현종은 양현종의 일을 할 뿐이다. 그는 “많은 이닝을 던지고, 불펜과 다음 선발투수의 부담을 줄여주는 게 내 역할이다. 그리고 타자들이 편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경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내가 팀을 이끈다기보다 잘 하는 선수들이 많으니, 나는 그저 최소실점으로 버티는 역할을 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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