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65승 대투수까지 살린 최원준 천금의 스윙…AVG 0.250? 이거 본래 실력 아니야[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스윙 하나로 선발투수도, 팀까지도 살렸다.
KIA 최원준(26)은 최근 다시 외야로 나갔다. 전임감독 시절 외야로 자리를 확실하게 잡았는데 팀 사정상 1루를 봐왔다. 그러나 실책이 잦아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게 김종국 감독 설명이다. 22일 수원 KT전서는 최원준의 포구 실책이 패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더구나 전역 후 타격도 제대로 안 풀리고 있었다. 이날 전까지 시즌 타율이 0.250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올 시즌만큼은 주로 외야수로 쓰되, 상황에 따라 간혹 1루수로 투입할 계획이다. 단, 1루수로 뛸 때만큼 꾸준한 출장은 보장받지 못한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나성범이 붙박이다. 좌익수 이우성은 브레이크 아웃 시즌이다. 냉정히 볼 때 최원준의 생산력이 가장 처진다.
그래도 김 감독은 26일 광주 한화전서 우완 펠렉스 페냐가 나오자 최원준을 9번 중견수로 쓰고 이우성을 벤치에 앉혔다. 전날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가 나오면 최원준이 벤치에 앉고 이우성이 좌익수로 나갔다.
0-0이던 3회초 1사 2루에 수비 이슈가 있었다. 참고로 이날 투구 밸런스 조정을 마치고 돌아온 대투수 양현종의 컨디션은 좋았다. 2회까지 경쾌한 리듬이었다. 단, 예년처럼 구위로 승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때문에 수비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최원준의 수비가 임팩트가 있었다. 문현빈의 타구가 높게 떴다. 그런데 최원준이 너무 앞으로 나와 있었다. 뒷걸음하다 결국 타구를 놓쳤다. 처음부터 좀 더 뒤에 자리 잡았다면 충분히 처리 가능한 타구였다. 기록상 2루타. 여세를 몰아 한화의 선제 2득점. 단, 이날 바람이 우측으로 강하게 불고 있었고, 무조건 1점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벤치와 최원준이 합의해 앞으로 나와 있었다는 최원준의 설명이 있었다. 최원준은 “잡기 쉽지 않은 타구였다”라고 했다.
경기흐름은 미묘하게 KIA에 기울어져 있었으나 그 순간 한화의 흐름으로 바뀌었다. 올 시즌 공수에서 위축된 최원준으로선 더더욱 힘든 상황.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방망이로 결자해지했다. 3회말 첫 타석에서 우선상안타를 날리며 좋은 출발을 했다.
그리고 2-2 동점이던 4회말. 무사 1,2루서 변우혁이 희생번트에 실패하며 흐름이 끊기는 듯했으나 김태군의 좌전안타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한화 선발투수 펠릭스 페냐는 손톱에 피가 나면서 확실히 흔들리고 있었다.
최원준은 1구 147km 패스트볼이 볼이 되는 걸 지켜본 뒤 2구 146km 패스트볼을 통타, 우중간을 완벽히 가르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날 KIA가 4회와 7회 두 차례나 빅이닝을 했지만, 경기흐름상 최원준의 이 한 방이 KIA로선 상당히 중요했다. 최원준으로선 결자해지와도 같은 한 방이었다.
이후 최원준은 7회에도 1타점 중전안타를 쳤다.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근래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 경기가 최원준의 올 시즌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아울러 부활이 절실한 양현종에게도 기분 좋은 승리를 안겼다. 결과적으로 자신도 살고 양현종도 살고 KIA까지 살렸다. 이제 시즌 타율은 0.261. 물론 이게 본 모습은 아니다. 더 잘 할 수 있는 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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