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피프티편 후폭풍..법조계→의학계도 분노 "재판 증거 가능성+공황장애 자충수"[종합]

이유나 2023. 8. 2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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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한국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건을 다룬지 5일만에 후속방송이라는 반쪽 사과를 입장문으로 올린 뒤에도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24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8월 19일 방송된 '빌보드와 걸그룹' 편에 대한 반발 여론이 이어지자 5일만에 입장문을 내놓으면서 "'피프티피프티 사태'를 통해 지속가능한 K팝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기 위해 제작된 프로그램"이라며 "우선, 방송 과정에서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K팝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분들과 K팝을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편파방송 논란으로 뜨거웠지만 제작진의 의도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이번 프로그램은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있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위함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취재를 통한 후속 방송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도록 하겠다"라고 밝히면서 해명이나 정정 방송이 아닌 후속방송을 예고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방송 내용을 본 전문가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엔터쪽에서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나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성명문을 낸데 이어 법조계와 의료계에서도 반박과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것.

26일 문화일보는 상표권법에도 정통한 특허법률사무소 아티스 변리사인 서유경 변호사(법률사무소 아티스)의 말을 인용해 '이익 형량'에 주목했다. 그녀는 "현재 신뢰 파탄으로 인한 가처분신청 인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판사들은 궁극적으로 이익 형량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상황을 당사자들의 문제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이 K-팝 비즈니스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공익적인 판단'까지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기버스와 돈독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의혹이 제기된 외신기자 제프 벤자민 섭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녀는 "피상적으로 보면 제3자의 객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도했는데 이 사건에 대해 전혀 공정성을 기대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라며 "'그것이 알고싶다'의 보도는 현재 피프티피프티 사건과 관련해, 어트랙트 측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서 변호사는 "'그것이 알고싶다'는 평소 신뢰를 받는 공중파 방송이다. 또한 취재진들이 '취재를 마쳤다'는 것이 전제가 된 내용이기 때문에 제프 벤자민의 인터뷰가 증거 자료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트랙트는 그 증명력에 대해 탄핵 절차에 들어가 반박자료를 내야 한다. 그런 경우에는 가처분 재판이 굉장히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들도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방송 내용을 반박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일준은 자신의 채널에서 '피프티피프티 공황장애로 실신해서 산소호흡기로 깨어났다?' 제목의 영상에서 '그알'에서 멤버들 부모들의 인터뷰를 주목했다. 이일준 전문의는 '언젠가는 XX가 많이 힘들어서 그 소속사에서 뛰쳐나온적도 있었다. 한번은 공황장애로 응급실에서 산소호흡기로 �틴爭� 적도 있어요'라는 부모의 인터뷰를 읽고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공황장애로 죽다 살아난것 같다. 하지만 공황장애로 절대 죽지 않는다. 이 말은 공황장애 환자들에게 중점적으로 하는 교육적인 말이다. 불안감이 커지면 공황장애가 심해지기 때문에 '죽지 않아'라는 교육을 시킨다. 공황장애는 과호흡이 문제인데 산소호흡기 치료가 맞지 않는다는 상식을 많이 알고 계시더라. 하지만 산소호흡기를 쓸 때도 있다. 비닐봉지처럼 마스크 용으로 쓴다. 아주 저량의 산소를 공급하면서 자신이 내뿜은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게 하기 위해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황장애는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다양한 이유가 영향을 미친다"며 "멤버들 부모는 소속사 때문인 것으로 말하는데 유전, 어릴때 충격 등도 공황장애를 일으킨다. 공황장애 주장은 '부모가 내 아이에게 잘못했단 주장'의 근거로 쓰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회사 CCTV와 엄청난 압력과 스트레스, 그리고 정신적 신체적 문제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김연아 손연재도 압박과 건강을 잃을 정도의 압박 속에서 성취를 이뤄냈을 것인데 지도해준 코치를 고소한 걸 보셨나"라며 "저도 의대 가기 위해서 기숙 학원 들어갔는데 CCTV 달고 압박 주셨다. 하지만 저는 고소 안했다. 내가 성공하기 위해서 트레이닝 속에서 스트레스 받고 압박 받는게 계약서 안에 다 녹아 있는 것"이라며 감정에 호소하지 말고 구체적인 증거를 내밀고 담백하게 해명하는 것이 대중을 설득하는데 더 용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데뷔한 피프티피프티는 2월 발표한 싱글 '큐피드'(Cupid)로 미국 빌보드 핫100 상위권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 6월, 정산자료 충실 제공 의무 위반,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의무 위반 등을 이유를 들며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충격을 줬다.

이와 관련해 19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라는 주제로 피프티 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다뤘다. 하지만 이후 해당 방송은 부실하다는 지적과 편파 방송 논란에 휩싸였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상표권 등록 의혹,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 학력 위조 논란 등 주요 쟁점을 다루지 않았고 멤버들의 입장을 감정 호소에 치중해 접근하는 등 중립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휩싸인 것. 또 난데없이 타 그룹들과 피프티피프티를 비교하는 연출까지 등장해 비난은 더욱 거셌으며 방심위 민원이 수백건이 쇄도하며 프로그램 폐지 청원까지 이어졌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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