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잔치는 끝났다?”…실체와 여파 [경제대기권]
[앵커]
박대기 기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죠.
경제 대기권, 오늘의 이슈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번 주는 어떤 주제 살펴볼까요?
[기자]
중국이 부동산발 위기에 빠졌다는 뉴스 보셨을 겁니다.
세계 경제에서 이 문제가 또 하나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그 실체와 파장, 따져보겠습니다.
[앵커]
이번에도 무슨 부동산 기업이 부도 위기 맞았단 거죠?
중국은 잊을 만하면 이런 문제가 자꾸 불거지네요?
[기자]
그만큼 부동산 경기가 나쁩니다.
첫 키워드로 '유령도시'를 가져왔습니다.
부동산 열풍이 거셌던 중국에서는 사람이 안 사는 유령도시가 곳곳에 들어섰습니다.
미분양 또는 공사 중단이 됐거나, 투자를 위해 그냥 사둔 빈집이 5천 만 채가 넘는다는 추정까지 나옵니다.
( 5천 만 채요? )
네, 그렇습니다.
언젠가 오를 거라는 '부동산 불패 신화'가 있었는데 이제 무너지고 있는 셈입니다.
베이징 상하이같은 대도시는 사정이 낫지만, 항저우나 시안같은 그 다음 급의 도시에선 집값이 고점대비 20% 이상 내렸습니다.
분양이 어렵다 보니 업계 1위 부동산 개발사인 비구이위안이 이자를 못 내 부도 직전에 몰린 것입니다.
[앵커]
예전에 '헝다 사태'라고 있었잖아요? 그거랑 비교하면 어느 정도일까요?
[기자]
일단 비구이위안이 1위인데다 헝다보다 프로젝트 규모가 4배입니다.
다음 키워드를 '모범생 너마저'로 뽑아봤는데, 비구이위안이 이러니 딴 회사는 더 심각한 게 아니냐, 우려가 나오는 것입니다.
실제로 3년 전 상위 20위내였던 부동산 개발사 가운데 지금은 절반이 사실상 부도 상태입니다.
부동산 신탁사들도 어렵기 때문에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앵커]
부동산 경기는 어느 나라나 부침이 있는 건데, 유독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왜일까요?
[기자]
중국은 부동산을 '성장 동력'으로 써 왔고, 정부가 토지 사용권을 팔아 1년에 천조 원이 넘는 수익을 냈기 때문입니다.
GDP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부동산 산업이 커졌지만, 침체와 함께 경제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또 하나 문제가, '청년 실업'인데요.
오죽하면 이렇게 "전업자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대학 마치고도 취업이 안되니 집에서 가사를 돕고 부모에게 돈 받는 전업 자녀로 지낸다는 말입니다.
중국의 6월 청년 실업률, 21.3%로 역대 최고였습니다.
지난달에는 더 높아졌을텐데 중국 정부가 아예 취업률 공개를 중단했습니다.
부동산은 안 팔리고 물가가 떨어질 정도로 소비도 위축됐고, 수출마저 안 좋습니다.
이것들은 서로 연쇄반응을 일으키는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같은 장기 불황이 오는게 아니냐, 즉, "중국이 일본된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하지만 '지나친 비관이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5%라는 높은 수치로 예측되지 않느냐' 이런 반론도 나옵니다.
[앵커]
중국은 여전히 우리에게 '최대 수출국'인데 이러다 우리 경제까지 '빨간 불' 들어오는 거 아닌가요?
[기자]
벌써 그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대중국 수출이 25.9% 줄었습니다.
만약 올해 말까지 이런 식이라면, 우리 성장률을 1.2%p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게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입니다.
이 효과가 일부 반영이 되면서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1.4%로 예측합니다.
지난 20년간 이보다 낮은 해는 세계금융위기, 코로나 이 두 시기밖에 없었습니다.
그에 버금갈 정도의 위기인 것입니다.
[앵커]
그럼 당장 중국을 대신할 시장을 찾아야 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제는 그럴만한 시장이 많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중국이 수십년간 해온 세계의 공장 역할도 대신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이미 인구는 중국을 추월한 인도를 보면요.
인도가 중국 경제 규모를 추월하려면 70년이 걸릴 거라는 추정까지 나올 정도로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미국 시장은 어떨까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면 "모든 수입품에 관세 10%를 부과하겠다" 고 말했습니다.
트럼프가 재집권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데다, 이에 맞설 바이든 대통령도 지지율을 위해 미국 우선주의를 더 강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해 IRA법처럼 미국 시장만 믿다가는 큰 코를 다칠 수 있습니다.
또 한미일이 결속하는 만큼 북중러도 뭉쳐, 무역의 담장을 높이 쌓을 수 있습니다.
2차전지 소재나 인공지능처럼 중국이 앞선 분야를 추격할 연구 개발이 중요합니다.
또, 외면하기에는 너무 큰 중국 내수 시장을 뚫을 전략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픽:박미주/영상편집:권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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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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