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유재선 감독 "1견2역 뽀식이 프로 배우, 역할마다 연기 달랐다"

조연경 기자 2023. 8. 2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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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이선균 못지 않게 명연기를 펼친 강아지가 알고보니 '1견(犬) 2역'을 소화한 프로 배우였다.

26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는 영화 '잠(유재선 감독)' 스페셜 GV '가장 유니크한 대화 with 봉준호 감독'이 진행됐다. 이 날 행사에는 유재선 감독과 배우 이선균,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모더레이터로 직접 나서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날 유재선 감독은 "극중 후추와 앤드류는 같은 강아지냐"는 봉준호 감독의 질문에 "맞다. 프로 강아지 뽀식이 포메라니안이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유재선 감독은 "데뷔 영화를 할 때 금기시 되는 것이 아기와 강아지 캐스팅이다. 어쩌다보니 우리 영화는 두 철칙을 모두 어겼다"며 "근데 아기와 강아지 배우 모두 어떤 트러블도 주지 않을 정도로 굉장한 연기를 펼쳐줬다. 특히 뽀식이 배우님 같은 경우는 후추를 연기할 땐 최대 두 테이크 만에 'OK' 사인이 날 정도로 캐릭터와 동화 된 모습을 많이 보여주셨는데, 앤드류를 연기할 땐 우리끼리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하셨나보다' 할 정도로 10 테이트, 20 테이크가 갈 때까지 말을 안들었다. 내 소통과 연출 부족 아니었나 싶다"고 토로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내 데뷔작이 '프란다스 의 개'다. 그 작품에도 여러 분들이 나왔다"며 "'잠'은 특히 타이트한 예산과 정해진 일정 안에서 알차게 가는 영화다, 보면서 '강아지 배우가 현장에서 엄청 연기를 잘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유재선 감독은 "감독으로서 정말 감사한 배우였고. 향후 강아지가 등장하는 영화를 또 하게 된다면 고민하지 않고 뽀식이를 찾지 않을까 싶다"며 유머러스한 입담을 뽐냈다.

지난 5월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도를 높인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으로 인해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봉준호 감독 작품 '옥자' 연출부 출신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정유미 이선균이 부부 호흡을 맞췄으며, 칸영화제 뿐만 아니라 최근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판타스틱페스트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어 개봉 후 관객 반응을 기대케 한다. 내달 6일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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