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에도 한산…"오염수 방송 말아달라" 상인들 한숨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가장 마음을 졸이는 건 수산업 관계자들입니다. 손님이 부쩍 줄어 들고 찾아온 손님들 마저도 '먹어도 되느냐'고 묻는다고 하는데요. 저희 취재기자가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부산 어시장을 돌며 현장의 목소리 직접 들어봤습니다.
조익신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자갈치시장 곳곳에 방사능 안전을 강조하는 홍보 문구가 눈에 띕니다.
오염수 방류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걱정한 겁니다.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다고 믿는다며 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있습니다.
[장차남/대구 시지동 : 나라에서 수질 검사해 보면 안 좋다고 방송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냥 살 계획이에요. 아직까지는.]
하지만 식당엔 빈 식탁들이 눈에 띕니다.
아침 일찍부터 장사에 나섰지만, 오후 5시가 다 돼서야 겨우 첫 손님을 받은 곳도 있습니다.
그마저도 오염수 방류 탓에 장사가 잘 안 될까 걱정돼 찾아온 지인이었습니다.
[신상숙/상인 : 지금 자꾸 손님이 더 안 나오시는거야. 그리고 오셔도, 아이고 이거 먹어도 돼요? 하고 물어보고.]
시장 상황은 저녁 시간이 돼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상인들 사이에선 위기감을 과도하게 조성한다는 목소리도 컸습니다.
[배선화/상인 : 후쿠시마 오염수 방송 자꾸 하지 마세요. 서민들이 다 죽습니다. 지금 살 수가 없습니다. 3분의 1도 손님이 안 와요.]
과학적으로 분석된 내용을 잘 전달해야 한다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최우자/상인 : 태평양에 뿌리는 걸 어떻게 유속이 흘러서, 몇 년이 흘러오면, 어떻게 오면서 희석이 되는지…]
자갈치 시장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남포동 거리에서 일반 시민들의 생각도 물었습니다.
[이종환/부산 토성동 : 저희가 신경 써서 피하거나 그러고 있진 않고, 회나 이런 것도 잘 챙겨 먹고 있는 것 같아요.]
[송다빈·송자빈/부산 청학동 : 뭔가 오염수에 관련된 물질이 저희 몸에 들어올 거 같아서 좀 무서워요. {저도 회 진짜 좋아했는데 이제 좀 안 먹을 거 같아요.}]
자갈치 시장을 떠나 바다에서 잡은 수산물이 처음 뭍 위로 올라오는 곳.
부산공동어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국내 연근해 수산물의 30%가 유통되는 부산공동어시장입니다. 현재 시각이 밤 10시 20분인데요. 각지에서 잡아온 수산물의 하역 작업이 한창입니다.
예년보다 어획량은 좋은 상황이지만, 오염수 방류 여파로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어민 : 방사능 때문에 조금 안 좋다는 그런 게 있지.]
새벽 두시 반, 방사능 검사를 위한 샘플 채취가 시작됩니다.
단단히 밀봉된 시료들은 곧바로 수산물 품질관리원으로 옮겨집니다.
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면 위판은 즉시 중지됩니다.
새벽 6시 경매가 시작되기 15분 전, 검사 결과가 어시장에 울려퍼집니다.
[윤종찬/경매사 : 금일 위판된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 결과는 적합함을 알려드립니다.]
아직까진 오염수 방류로 낙찰 가격이나 중매 물량에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김철/부산 남천동 : 아직까지는 큰 영향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조금 이제. 아주 위축되어 있죠.]
다만 소매인들이 직접 느끼는 우려는 좀 더 컸습니다.
[고영아/부산 양정동 : 평상시에는 우리가 이제 10개 이렇게 뗐거든요. 9개. 10개. 지금 오염수 터지고 나서는 이제 6개. 5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과학적 설명이나 정치적 이유를 떠나, 결국 그 피해를 우리 국민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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