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왜 안 팔리지”…늪에 빠진 애플, 삼성에겐 기회? [박민기의 월드버스]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3. 8. 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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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매출 3개 분기 연속 하락
주력 상품 아이폰 등 수요 줄어
획기적 기술 업데이트도 ‘全無’
“애플, 현재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 ‘박리다매’로 판매 1위 차지
아이폰보다 낮은 수익성은 숙제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애플 매장 [AFP = 연합뉴스]
명실상부한 ‘업계 1위’ 왕관을 쓰고 있는 애플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아이폰 등을 앞세워 10~20대 젊은 소비자를 압도적으로 빨아들이고 있는 애플이지만 제품 전반에 대한 수요가 약화하기 시작하면서 매출 타격 문제에 직면한 것입니다. 실제로 애플 매출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 3일(현지시간) 2023년 회계연도 3분기(4~6월) 매출이 818억달러(약 109조5550억 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 감소한 수치로, 애플 매출은 이로써 3개 분기 연속 감소세에 접어들었습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다음 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실적이 예상된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하면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약 20년 만에 가장 긴 ‘연속 하락의 늪’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당 기간 애플은 기록적인 서비스 매출에 힘입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한 매출을 기록했지만 주력 상품인 아이폰 판매량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애플의 왕관을 받치고 있는 최대 무기인 아이폰 3분기 매출은 당초 시장 전망치인 398억달러에 못 미친 39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하락했습니다. 애플 경영진은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 특히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성적표가 나오자 올해에만 약 47% 상승하며 승승장구했던 애플 주가는 3% 넘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을 당황시켰습니다. 글로벌 운용사 누버거 버먼 소속 대니얼 플랙스 수석연구원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전반적인 금리 인상 압박과 높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다른 기업들은 물론이고 애플조차도 극복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다”며 “애플은 현재 위기에 직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이폰 수요가 줄어든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애플이 다음 달 최신 모델인 아이폰15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폰15 성능이 최근 3년 사이 애플이 선보이는 최대 폭으로 업그레이드가 될 거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벌써부터 시장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폰15 프로 모델에는 티타늄 프레임과 한층 더 얇은 화면 테두리에 더해 ‘A17 바이오닉 칩’ 등 더 빨라진 프로세서가 탑재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다음 달 12~13일 아이폰15를 선보인 뒤 22일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애플은 통상 새로운 아이폰을 9~10월 사이에 출시했는데, 최근 2년 동안은 모두 9월에 신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진행된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행사 [로이터 = 연합뉴스]
아이폰에 더해 또 다른 주력 상품인 아이패드 역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애플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아이패드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감소했습니다. 당초 시장 예상치인 63억3000만달러(약 8조4600억 원)에 못 미치는 57억9000만달러(약 7조7380억 원)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처럼 아이패드가 부진의 늪에 빠진 가장 큰 이유로는 애플의 ‘혁신 부재’가 손꼽힙니다. 애플은 실제로 지난해부터 아이패드 등 자사 태블릿 PC에 대한 획기적인 업데이트를 선보이지 않고 있고, 내년까지도 이와 관련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디스플레이 등 일부만 개선된 아이패드 신형 모델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다음 달 신형 애플 워치도 공개되지만 새로운 색상 등만 추가될 뿐 눈에 띄는 업데이트는 없을 거란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매출 하락 등 악재를 겪고 있는 애플은 생존을 위해 기업 지출도 줄이고 있습니다. 최근 다양한 부서의 채용 규모를 줄인 것이 대표적입니다. 마에스트리 애플 CFO는 “적극적인 비용 절감으로 실적 악화 충격을 완화시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매출 부진이 비단 애플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운 한국 삼성전자 등 다른 경쟁사들 역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제자리걸음을 걷거나 부진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갤럭시 판매량을 늘리며 애플과 격차를 조금씩 벌리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4~6월 533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20%를 기록했습니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90만 대 감소했지만 2개 분기 연속 ‘판매량 1위’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같은 기간 약 4320만 대 아이폰을 판매한 애플은 시장점유율 16%로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70만 대 줄어든 수치입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판매량은 1위이지만 수익성은 아직 애플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팔 때 남는 수익은 아직 애플 아이폰의 7분의 1에 그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A시리즈 등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에 전념할 때 애플은 고가 하이엔드 시장을 독점한 덕분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802달러였던 애플 아이폰 평균 판매 가격은 올해 1000달러로 약 200달러 올랐습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판매량 1위 자리 지키기’와 동시에 수익성 강화가 삼성전자의 최대 숙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갤럭시Z 플립5와 폴드5 등 고가 하이엔드 제품을 앞세워 애플의 아이폰15와 경쟁하고 수익성을 개선해나간다는 전략입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장(사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폰이 올해 주력 제품인 갤럭시 시리즈 국내 판매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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