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돌아왔는데 살아 남았어…日 478억원 좌완 파이어볼러 10승 임박 ‘아 놀라워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수들은 우리를 끊임없이 놀라게 한다.”
기쿠치 유세이(32,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019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뒤 그렇게 눈에 띄는 행보를 하지 못했다. 한 번도 10승이나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지 못했다. 공은 빠른데 제구와 커맨드 기복이 심했다.
2022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3년 3600만달러(약 478억원) 계약을 맺고 류현진과 한 식구가 됐다. 류현진이 6월에 토미 존 수술대에 오르며 이탈했음에도 선발 한 자리를 못 지켰다. 시즌 도중 로테이션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32경기서 6승7패 평균자책점 5.19.
올 시즌에 들어가면서 기쿠치에 대한 기대감은 당연히 크지 않았다. 시즌 중반 류현진이 돌아오면 또 다시 선발진에서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시즌 초반 이적생 크리스 배싯이 오프스피드 피치라는 확실한 무기로 괜찮은 행보를 하면서, 기쿠치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그러나 기쿠치는 류현진이 돌아온 뒤 류현진과 함께 토론토 선발진을 이끌어간다. ‘류현진 바라기’로 불린 알렉 마노아가 몰락한 탓도 있지만, 기쿠치가 스스로 가치를 높였다. 투구밸런스를 조정한 효과를 시즌 내내 증명한다. 쓸데없는 사사구 남발, 흔히 말하는 ‘볼질’이 사라졌다.
4월 5경기서 4승 평균자책점 3.00, 5월 6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5.83, 6월 5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28, 7월 5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91, 8월 4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평균자책점 2.28이다. 5월에 다소 부진한 걸 빼면 꾸준한 행보다.
급기야 기쿠치는 MLB.com이 26일(이하 한국시각) 선정한 올 시즌 예상을 뛰어넘은 8명의 선수 중 한 명에 선정됐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없어서 놀랐지만, 기쿠치만큼은 무조건 인정할 수 있다. 25경기서 9승4패 평균자책점 3.52. 데뷔 후 첫 10승이 눈 앞이며, 3점대 평균자책점 고수에 도전한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작년과 비슷하다. 그러나 슬라이더가 작년 0.289서 0.219로 뚝 떨어졌다. 체인지업은 0.116서 0.259로 올랐지만 슬라이더로 만회한 셈이다. 좌타자에게 바깥으로 도망가는 슬라이더는 강력한 무기다.
MLB.com은 “3.9로 예측된 9이닝당 볼넷이 2.4에 불과하다. 하드히트 비율은 7.5% 떨어졌고, 배럴타구 비율도 6.3% 떨어졌다. 상대가 슬라이더를 작년보다 못 친다. 토론토의 공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반면, 기쿠치는 탁월한, 매우 안정적인 토론토 선발진의 일부가 됐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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