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육사 독립군 흉상 이전, 국군 뿌리서 배제하는 것은 아냐”
국방부는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관을 비롯한 독립군·광복군 영웅 5인의 흉상 이전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26일 국방부는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생도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조성된 기념물들을 독립운동이 부각되는 최적의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흉상 이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냈다.
국방부는 국가보훈부 및 독립기념관과 흉상 이전 문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방부는 “국난 극복의 전체 역사에서 특정 시기에 국한된 독립군·광복군 흉상들만이 사관생도들이 매일 학습하는 건물의 중앙현관 앞에 설치돼 있어 위치의 적절성, 역사 교육의 균형성 측면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의 침략에 대비해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장교 육성이라는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는 분을 육사에서, 특히 생도 교육의 상징적인 건물의 중앙현관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국방부의 설명은 봉오동 전투를 이끈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전력이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육사 충무관 앞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설치돼 있다. 정부는 해당 흉상들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립군·광복군 영웅들의 흉상은 지난 2018년 3·1절 99주년을 맞아 우리 군 장병들이 사용한 소총 탄피를 녹여 만들었다.
국방부의 흉상 이전 방침에 대해 야권과 광복회 등은 반발하고 있다. 이날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독립영웅들에게도 공산주의 프레임을 씌워 독립운동의 역사마저 지우려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저열한 역사 인식이 통탄스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홍범도 장군·우당 이회영·신흥무관학교·백야 김좌진 장군 기념사업회 관계자들도 지난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전쟁의 역사를 지우려는 윤석열 정부의 시도를 당장 멈추라”고 비판했다.
광복회도 성명을 내고 “5인의 독립유공자 흉상을 국방부가 합당한 이유 없이 철거를 시도한 것은 일제가 민족정기를 들어내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다”라며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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