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이 당했네”…‘2시간 일하고 5만원’ 호텔숙박 후기 알바, 알고보니

호텔 예약 사이트 사칭하며 SNS서 영업
약속한 일당 지급하다 돌연 충전금 요구

A씨와 상담원의 대화 내용 [사진 = 독자, 연합뉴스]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리뷰 작성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뒤 이들로부터 충전금 명목의 돈을 요구해 갈취하는 수법의 사기가 속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취업준비생 A씨는 8월 초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명 호텔 예약사이트 B사에서 숙박상품 리뷰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봤다.

광고를 클릭하니 연결된 상담원은 “B사에 등록된 숙박 상품의 평점 및 후기를 작성하면 호스트로부터 광고 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있다”며 “후기 등록에는 1∼2시간 정도 소요되며 급여는 2만5000원∼5만원 내외로 당일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직접 숙박은 하지 않고 평점만 등록하면 그에 맞게 후기 내용을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작성해준다”는 것이 상담원의 설명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한 A씨는 첫날 담당자가 보내준 링크에 접속해 회원 가입을 한 뒤 총 40건의 후기를 등록하고 4만원정도를 받았다. 평점만 매기면 되니 40건을 등록하는 데에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쉽게 돈을 번 A씨는 둘째 날에도 후기 40건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평점을 매기던 도중 갑자기 잔액이 부족해 후기를 제출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떴다. A씨는 부족한 금액을 직접 충전하고 후기를 작성하면 급여와 함께 돌려받을 수 있다는 담당자의 말에 따라 12만원을 충전한 뒤 후기를 작성했고, 다음날 충전한 금액을 포함, 19만원가량을 받을 수 있었다.

첫날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은 김씨는 안심하고 아르바이트를 이어갔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충전해야 하는 금액도 점점 커졌다.

셋째 날에는 후기를 작성하던 도중 23만원과 40만원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잇따라 떠서 이 금액을 각각 충전했으나 이후 50만원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다시 떴다.

돈이 부족했던 김씨는 이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고 담당자에게 자신이 충전한 금액을 환불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담당자는 후기 등록을 완료해야 충전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다 연락을 끊어버렸다.

자신이 사기당했다는 것을 깨달은 A씨는 경찰에 피해를 신고했고, B사 고객센터에 직접 문의해 자신이 접속했던 사이트가 B사를 사칭한 사기 사이트라는 것도 뒤늦게 알게됐다.

A씨는 연합뉴스에 “인터넷과 사기피해방지 사이트 더치트 등을 뒤져보니 같은 일당에게 피해를 본 이들이 여럿 있었다”면서 “피해 금액은 인당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달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피해 사실을 인터넷에 올리는 피해자들에게 사기꾼들이 각종 협박을 하고 사이트를 바꿔가며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면서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