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넥스 한장만” 각티슈 ‘대명사’였는데…캐나다서 대굴욕

크리닉스 캐나다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약 100년 역사에 고유 브랜드면서도 화장지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독보적 인지도를 갖고 있던 크리넥스가 캐나다에서 철수한다.

크리넥스 제조업체 킴벌리-클라크사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소비자용 안면 화장지 브랜드인 크리넥스 판매를 캐나다에서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캐나다 지사의 토드 피셔 부사장은 “우리로서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지난 수십 년간 가정에서 우리를 애용해준 소비자들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철수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매우 어려운 공급 환경의 제약 속에 운영해왔으며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크리넥스 사업 부문에서 독특하게 복잡한 사정들에 맞서왔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크리넥스의 캐나다 철수 공지문 [크리넥스 캐나다 홈페이지]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높은 인지도에 비해 시장에서 성과는 그리 높지 않은 점을 이유로 꼽는다.

동종 제품으로 캐나다의 시장 점유율 1위는 스카티로, 35.5%의 월등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크리넥스의 점유율은 크게 뒤지는 16.2%로 3위 브랜드 로얄 화장지(15.9%) 바짝 쫓기고 있다.

1위 브랜드인 스카티 제조업체 ‘크루거 프로덕트’의 경우 캐나다의 인기 스포츠인 컬링에 대형 후원을 하면서 ‘스카티 토너먼트’라는 자체 대회까지 만드는 등 캐나다인의 소비 심리 공략에 공을 들였다. 여기에 코스트코나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체 화장지 브랜드를 개발해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면서 크리넥스가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크리넥스가 전통적인 전국 브랜드의 지위를 유지, 회복할 수 있는 적기의 모멘텀을 놓친 결과라는 평가도 따른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캐나다 시장이 외국 기업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점도 원인으로 지목한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경쟁력 지수에 따르면, CEO들은 미국에 비해 캐나다의 비효율적인 정부 관료주의와 높은 세금을 높은 진입장벽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편 회사 측은 허기스나 비바 등 크리넥스 외 다른 브랜드의 캐나다 판매는 계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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