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 축협 회장 성추행 게이트 일파만파로 퍼져..."사임 안 하면 경기 안 뛰겠다"

[OSEN=이인환 기자] 키스 게이트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스페인 여자 축구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 회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모든 A매치를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스페인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개최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사상 첫 우승컵을 차지했다.

경기 후 시상식 자리에서 루비알레스 회장이 에르모소와 포옹을 한 뒤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잡고 입에 강제로 키스를 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두 손으로 포옹을 한 뒤 볼에 키스를 해서 성추행 논란을 부추겼다.

논란이 커지자 루비알레스 회장은 22일 공개사과를 했다. 그는 “내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최고로 흥분되는 순간에 악의 없이 했다. 어쨌든 사과를 하고 이것을 통해 배울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까지 나서 “우리가 본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루비알레스의 사과도 충분치 않다. 우리가 본 행동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아직 양성평등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침묵을 지키던 에르모소는 루비알레스 회장을 포함한 SFA의 행동에 분노했다. 그는 "나에게 계속 루비알레스를 용서하고 포옹하라는 압력을 가하더라"라면서 "특히 SFA는 내 가족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합의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에르모소는 "또한 친구나 동료들도 다양한 사람들에게 압력을 가했다. 결국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나의 의사와 무관한 발언을 해야 했다"라면서 "우리는 이런 조작적이고 통제적인 문화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는 여자 축구에 흔했던 일"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피해자의 성명 발표 이후 스페인 여자 축구 대표팀 동료들도 지지에 나섰다.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23명의 선수들과 다른 여자 선수들을 포함해서 총 81명의 스페인 여자 선수들이 루비알레스 회장의 사임을 촉구했다.

스페인 여자축구 대표팀은 공동 성명서에서 "우리는 루비알레스 회장을 포함해서 스페인 축구 협회 지도부가 전원 사퇴할 때까지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지금은 81명이지만 이 성명서에 참가하고 싶은 선수들은 얼마든지 참가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스페인 여자 축구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 큰 변화를 원하고 있다. 기념비적인 우승 직후에 이런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 터져서 슬프다. 이대로 아무런 수습을 하지 않으면 무조건 경기에 뒤지 않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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