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반둥 쓰레기 매립지서 대형 화재…1주일째 이어져

지금까지 15헥타르 태워…서자바주 비상사태 선포

인도네시아 반둥 쓰레기 매립장 화재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반둥의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지난 23일 현지 소방관이 물을 뿌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 반둥시 인근의 대형 쓰레기 매립지에서 화재가 발생, 일주일째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계속된 화재로 인근 주민들은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26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불은 지난 19일 서자바주 반둥시 서쪽 사리묵티 지역의 대형 쓰레기 매립장에서 시작됐다.

이곳에는 반둥시에서 매일 발생하는 1천500톤(t)의 폐기물 중 80%가 옮겨진다.

리드완 카밀 서자바 주지사는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 버린 담배꽁초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담배꽁초에서 시작된 불은 오랜 건기로 바짝 말라 있던 쓰레기들에 빠르게 옮겨붙었고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서자바 주 정부는 소방차를 동원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고온과 강풍의 영향으로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0.25㎢ 규모의 매립장 중 0.15㎢가 불에 탔지만 불은 계속되고 있다.

주 정부는 지난 21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난 25일부터는 소방 헬기를 동원해 물을 뿌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의 압둘 무하리 대변인은 "전날 오후까지 200t의 물을 뿌렸다"며 "최소 사흘은 더 물을 뿌려야 불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불이 계속되면서 인근 주민들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은 주로 쓰레기 수거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이다.

당국은 매립지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켰으며 연기로 덮인 주변 학교들은 휴교령을 내렸다.

일부 주민들은 기침과 호흡 곤란, 가슴 통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

현지 보건소에 따르면 매립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최소 67명이 호흡기 문제로 치료받았으며 2명은 유독성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 입원했다.

리드완 주지사는 인공 강우 시도도 고려하고 있다며 "불이 잦아들도록 비가 내리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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