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히어로 이야기 '무빙', 디즈니+ 살릴 슈퍼 히어로 될까
일본·홍콩 등 시청 시간 1위, 미국서도 흥행…"예상 밖 성과"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대한민국 숨은 히어로들의 이야기, '무빙'이 K-콘텐츠의 슈퍼 히어로로 등극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 공개 후 2주간 이용자를 32% 더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흥행했던 드라마 '카지노'보다 더 높은 수치다. 특히 무빙이 미국에서도 눈에 띄는 시청 시간을 내자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시아태평양(아태) 콘텐츠 총괄이 무빙을 공개적으로 극찬했다.
디즈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적자 개선을 위해 국가별 실적에 따라 오리지널 현지 콘텐츠를 선택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무빙이 예상외 성적을 내면서 업계는 디즈니의 K-콘텐츠 투자 의지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했다.
26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14일간 디즈니플러스 앱 평균 일일 이용자 수(DAU)는 36만176명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8일까지 14일간 평균 DAU와 비교했을 때 32.4% 더 많다.
무빙은 2021년 11월 디즈니플러스 국내 출시 후 역대급 흥행을 이끌고 있다. 우선 디즈니플러스 DAU는 무빙 공개 후 14일 동안 20만명대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무빙 공개 전 기준 DAU 30만명대를 넘었던 때는 드라마 '카지노' 마지막화 공개 다음 날인 3월23일(35만4407명)이 마지막이었다. 카지노 흥행 후 그동안 이용자 수가 줄었던 디즈니플러스는 무빙 덕분에 지난 16일 DAU 40만명대도 넘겼다.
특히 무빙은 카지노 파트1·2보다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카지노 파트1과 파트2 공개 기간인 지난해 12월21일부터 지난 1월25일까지, 2월15일부터 3월22일까지의 평균 DAU는 각각 29만9240명, 30만4829명으로 무빙보다 적다.
무빙이 아직 9부작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더 많은 이용자가 디즈니플러스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카지노가 세웠던 DAU 41만804명(3월1일) 기록도 향후 갈아치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빙이 역대급 흥행 기록을 내자 디즈니플러스도 무빙 실적 알리기에 나섰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는 지난 25일 무빙이 한국,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 등 아시아태평양(아태) 국가에서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간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훌루에서도 무빙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공개 첫 주 시청 시간이 가장 많은 작품에 등극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무빙은 디즈니플러스가 아닌 디즈니 자사 OTT 중 하나인 훌루에서 제공되고 있다.
카지노도 훌루에서 제공되지만 디즈니는 당시 카지노의 미국 흥행 실적을 언급하지 않았었다. 콘텐츠 시청 시간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디즈니가 이례적으로 무빙 성과를 발표했다는 건 그만큼 무빙이 다른 한국 콘텐츠들과 달리 괄목한 성적을 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캐롤 초이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EVP)도 이날 전 세계 소비자들이 무빙에 보여준 사랑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초이 총괄은 "지금까지 공개된 무빙의 11개 에피소드는 우리 예상치를 뛰어넘는 글로벌 소비자 반응을 끌어냈다"며 "매력적인 스토리라인, 세계적인 스타들, 최고의 제작진, 놀라운 포스트 프로덕션 효과 등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독보적인 스토리텔링을 만든 결과 미국을 비롯해 아태지역까지 사로잡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무빙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디즈니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도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디즈니는 그동안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로 '형사록', '너와 나의 경찰수업' 등 드라마와 '더 존: 버텨야 산다' 등을 제작했으나 카지노를 제외하면 성과가 저조했다.
이 가운데 디즈니 스트리밍 사업부가 전체적으로 적자를 내면서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이 안 좋은 국가에 현지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줄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작비로 500억원을 쓴 무빙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향후 K-콘텐츠 투자에도 먹구름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무빙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디즈니코리아 측도 고민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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