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고현정 "외모 극찬 多..빈껍데기 되지 않으려 해" [★FULL인터뷰]
고현정은 지난 1995년 결혼하며 연예계를 떠났다. 이후 8년 만인 2003년 이혼한 그는 2005년 드라마 '봄날'을 통해 복귀했다. 본업을 재개한 그는 드라마 '히트', '선덕여왕', '대물', '디어 마이 프렌즈'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활동했다.
그런 그가 또 한번의 대표작을 남겼다. 바로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극본·연출 김용훈)을 통해서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이한별, 나나, 고현정 분)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렸다.
고현정은 작품에 갈증을 느끼고 있을 때쯤 '마스크걸'을 만났다. 그에게 '마스크걸'이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작품에 고파 있었다. 내가 사건들이 많았는데 '연기만 할 수 있는 작품이 나에게 올까, 그런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에 이 '마스크걸' (출연 제안을) 받았는데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런 장르물에서 나란 사람을 생각했다는 게 신기하다. 사실 나도 장르물을 좋아한다"며 "그런데 나는 이메일도 없는 사람이라 아예 (사생활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공식적인 자리 아니고서는 꾸민 모습 외 실제 내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많이 없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등 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어서 이런 장르물이 내게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이건 공정한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외모는 별로 중요하지 않구나'를 '마스크걸'을 통해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 배우가 아닌 여럿의 배우가 함께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도 이번 출연이 큰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현정은 '마스크걸'에 대해 "여러 사람과 같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나 혼자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합을 맞춰야 했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구조의 시나리오였다. '이런 작품 안에서 무난하게, 눈에 띄지 않고 하나의 퍼즐로 들어갈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이런 작품이 내게 온 게 정말 기뻤다"고 털어놨다.
고현정은 이러한 3인 1역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이제 50대인데 자신은 나로 살기 때문에 변한 거 같지 않지만 10대 친구를 40대 우연히 보면 너무나 다르게 느껴지지 않냐. 나란 사람도 누군가한테 그렇게 비춰질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3인 1역이 부담되지 않고 사실적인 구성 같았다. 또 억지스럽지 않고 현실감 있다고 생각해서 좋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명이 (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안 해본 거여서 좋았다. 또 마지막 부분을 해서 좋았다. 나보다 더 어리거나 많은 나이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내 나이대를 한다는 점에서 좋았다"고 밝혔다.
고현정은 교도소에 수감된 중년의 김모미에만 집중을 하려고 했다. 그는 "앞부분의 김모미를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교도소에 들어가서 10년이 지났다'만 생각했다. 어떤 죄를 지었던, 억울한 누명을 썼든, 기가 세거나 약하든, 교도소에 들어와 10년을 보낸 사람이라는 점에만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김모미는 수감 전 딸 김미모(신예서 분)을 출산했다. 이후 수감 생활 중 김미모가 위기를 겪게 된 것을 알고 탈옥을 감행하며 딸을 지키려고 했다. 고현정은 이러한 김모미의 모성애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모성애보단 부성애에 가까운 감정이었던 거 같다. 부성애는 지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모성애는 딸이 무사한가를 확인하는 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고현정은 "너무 놀랐다. 왜냐하면 남자 배우들이 여자 배우들 못지않게 외모를 신경 쓴다고 알고 있어서다"며 "특히나 머리가 빠진 것은 여자로 치면 가슴이 없는데도 상의 탈의를 하는 것처럼 남자들에게 치명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시떼루'라는 대사를 할 때 찌질함의 극치를 연기했더라"며 "보면서 '연기란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싶었다. 사람이 새로운 역할을 맡아서 연기를 한다고 하면 자고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현정은 "'나 뭐 했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반성을 하게 되고 욕심이 났다. 입술이라도 과하게 성형 부작용이 온 것처럼 해야 했었나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안재홍이 앞(에피소드)에 나오는 걸 보면서 '밀렸다' 생각했다. '더 해야 했는데' 싶더라.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배우로서 자극도 받았다. '나는 졌다. 배우고 싶다. 한참 멀었다' 그런 생각이 드는 좋은 자극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내가 여러 구설에 오르기도 하고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다. 이런 걸 보면서 고현정에게 외모란 모든 사람에게 있는 외모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운이 9할이라고 생각한다. 50살이 넘으면서 운이 좋은 거 같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운이 좋다 생각하면서 살아야지'라고 마음을 먹은 건지도 모르겠다. 근데 운이 좋아야 하는 거 같다"고 전했다.
또한 고현정은 "정말 내 외모란 다른 분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나는 외모보다 피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보면 아시겠지만 기미 등이 있다. 또 선크림을 열심히 바르는 사람은 아닌데 잘 돌아다니진 않는다"고 털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현정은 이제 외모가 전부가 아닌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가 연기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버릴 수 없는 이유다. 그는 "이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냐', '간절히 바라는 게 있냐' 등이 더 중요한 거 같다. 그래도 사실 외모는 많은 도움이 된다"며 "내게 외모는 처음이자 끝이기도 한데 빈껍데기는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밝혔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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