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안 되면 출루-도루로, '만점 톱타자' 김하성 '또 멀티출루'... 팀은 3-7 패배 [SD 리뷰]
김하성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2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80에서 0.278로 소폭 하락했지만 출루율은 0.368에서 0.369로 상승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814.
이날 샌디에이고는 김하성(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후안 소토(좌익수)-매니 마차도(3루수)-잰더 보가츠(유격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개리 산체스(포수)-가렛 쿠퍼(지명타자)-트렌트 그리샴(중견수) 순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일본인 우투수 다르빗슈 유.
밀워키는 크리스찬 옐리치(좌익수)-윌리엄 콘트레라스(포수)-카를로스 산타나(1루수)-윌리 아다메스(유격수)-라우디 텔레스(지명타자)-마크 칸하(우익수)-앤드류 모나스테리오(3루수)-브라이스 투랑(2루수)-타이온 테일러(중견수)가 선발 라인업을 구축했다. 선발 투수로는 브랜든 우드러프가 나섰다.
그러나 1번 타자로서 본연의 임무인 출루엔 충실했다. 3회 1사 주자없는 가운데 타석에 선 김하성은 1,2,3구 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들을 쉽게 골라낸 김하성은 4구 존을 통과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지켜봤으나 5구 높은 공에 잘 참아내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밀워키는 안타 3개와 몸에 맞는 공으로 2점을 쉽게 내더니 텔레스의 스리런 홈런으로 순식간에 5-0으로 크게 앞서갔다. 샌디에이고는 4회 마차도가 솔로포(시즌 25호)로 반격해봤으나 거기까지였다.
5회 2사에서 타석에 선 김하성은 1구 볼, 2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3구 시속 96.4마일(155.1㎞) 포심 패스트볼, 4구 87.3마일(140.5㎞) 체인지업을 커트해낸 뒤 5,6구 바깥 쪽 공을 골라냈다. 풀카운트 승부. 7구 슬라이더를 다시 한 번 걷어낸 김하성은 8구 하이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끈질기게 참아내며 멀티출루를 작성했다.
7회엔 2사 1,3루에서 모처럼 기회를 잡았지만 강속구 우투수 에이브너 유리베에 완벽히 당했다. 상대로 초구 시속 90.2마일(145.2㎞) 슬라이더를 지켜보더니 2구 무려 99.9마일(160.8㎞) 싱커를 파울로 걷어냈다. 그러나 3구 91마일(146.6㎞) 슬라이더에 꼼짝 없이 허를 찔려 루킹삼진을 당해 고개를 숙였다.
밀워키는 7회 3안타로 2점을 더 달아났다. 샌디에이고가 9회 반격에 나섰다. 1-7로 뒤진 9회초 크로넨워스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산체스가 홈런포를 날리며 3-7로 추격했다.
김하성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김하성은 1구 싱커를 파울로 걷어냈고 2구 낮은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하며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3구 높은 속구를 지켜본 김하성은 존 한참 아래로 떨어지는 4구 슬라이더를 전매특허 기술로 받아 때렸으나 타구는 3루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결국 경기는 3-7 패배로 막을 내렸다.
그도 그럴 것이 빅리그 3년 차 김하성의 존재감은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전 두 시즌에도 김하성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내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건 밥 멜빈 감독의 경기 운영을 여유롭게 했다.
반면 약점은 타격이었다. 빠른 공에 약했고 두 시즌 타율은 0.202, 0.251이었다. 지난해 두 자릿수 홈런(11개)을 쏘아올렸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이 더 많아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후반기 활약은 눈부시다.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후보 중 하나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유다. 전반기 85경기에서 타율 0.258 10홈런 , OPS 0.760을 기록했다. 골드글러브급 수비에 더한 내야수의 기록이라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했지만 후반기엔 이와는 비교되지 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후반기 39경기에선 타율 0.313 7홈런, OPS 0.912로 팀 타선을 대표하고 있다. 1번 타자로 변신이 '신의 한 수'였다. 7월 들어 1번 타자로 변신했고 톱타자로서 타율 0.294, OPS 0.890으로 뛰어난 성적을 써내고 있다.
수비를 병행하는 선수들로 한정하면 3위고 수비 bWAR는 2.2로 2위에 올라 있다. 공격으로만 봐도 4.4로 전체 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수비지표 DRS(Defensive Run Saved·수비수가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아냈는가를 측정한 지표)에선 2루수로 667⅔이닝을 소화하며 +12점으로 NL 전체 1위, 빅리그 전체 3위를 달리고 있다.
타격 자체도 뛰어나지만 이날 같이 방망이가 맞지 않을 때는 출루 본능과 번뜩이는 주루 센스를 앞세운 발야구로 팀 타선을 이끈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 20(홈런)-20(도루)을 앞두고 있는 김하성은 추신수의 한국인 최다 도루 기록을 넘어섰고 30도루까지 단 하나 만을 남겨뒀다. 이 부문에서도 NL 5위에 올라 있을 만큼 김하성의 다재다능함은 빛나고 있다.
팀을 위한 희생정신도 빛난다. 8월 초엔 올해의 '하트 앤 허슬(Heart & Hustle) 상' 샌디에이고 대표로 선정됐다. 멜빈 감독은 "때때로 우리 팀 분위기가 다운될 때가 있다 해도 김하성은 절대 그렇지 않다. 많은 에너지를 가져오는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샌디에이고 팬들이 '어썸킴'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인사이드 더 파드리스는 "김하성은 올 시즌 가장 암울할 때도 샌디에이고의 희망이었다"며 "그의 성장은 분명 인상적이었고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샌디에이고가 살아남는데 도움을 줬다. 샌디에이고의 쟁쟁한 스타 선수들 사이에서 김하성은 중심을 잡았다"고 호평했다.
샌디에이고는 아직도 3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김하성이 쌓아갈 화려한 기록에서 눈길을 거둘 수 없다.
이날 패배한 샌디에이고는 61승 68패를 기록했다. NL 서부지구에선 4위. 와일드카드 경쟁에선 3위 시카고 컵스와 6.5경기 차이로 실낱 같은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밀워키는 6연승을 질주하며 71승 57패, NL 중부지구 1위를 질주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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