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배송·조리로봇 新사업으로 치킨 혁신" 교촌에프앤비 윤진호 대표 [이주의 유통人]
드론배송·조리로봇 비롯해 라면·수제맥주 신사업 잇따라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교촌의 본질에 '혁신'을 더한다. 해현갱장’(解弦更張) 철학을 기반으로 외식 산업을 선도하겠다."
윤진호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 대표이사의 경영 목표다. 윤 대표는 창업주 권원강 회장이 지켜온 기존 교촌의 철학에 윤 대표만의 '혁신' 노하우를 더해 젊은 '뉴(New) 교촌'을 만들어가고 있다.
윤 대표는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 졸업 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애경그룹 ▲SPC그룹 등을 거치며 컨설팅, 전략, 마케팅 분야의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교촌에프앤비에는 지난해 3월부터 합류했다.
교촌은 해현갱장 철학에 G(Global·글로벌), S(Sauce·소스), E(Eco·친환경), P(Platform·플랫폼) 4가지 핵심 혁신 키워드를 더해 광폭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 차별화된 콘셉트, 기존 시장에 없던 제품, 새로운 맛을 반영한 혁신 메뉴 개발 등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루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교촌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야 한다는 윤 대표의 의지는 올 6월 오픈한 '교촌필방'에서 드러났다.
교촌은 6월 이태원 한복판에 스피크이지 치맥 바(Speakeasy ChiMac Bar)를 콘셉트로 간판도 없는 매장을 열었다. 교촌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플래그십 스토어인 '교촌필방'이다.
'붓으로 바르는 정성'이라는 브랜드 철학과 교촌의 차별화된 조리방식인 붓질의 정성스러움을 매장명에 담아냈다.
또 장인 정신이 깃든 붓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의 느낌과 DJ부스, 감각적인 조명과 인테리어를 융합해 MZ세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힙한 공간으로 꼽히고 있다.
닭고기와 야채에 와인을 넣어 조리한 프랑스식 고급요리 '꼬꼬뱅' 등 기존 교촌치킨에서 맛볼 수 없던 신메뉴를 교촌필방에서만 제공해 차별화 하고 있다.
교촌은 포화 상태인 국내 치킨 시장에서 '치킨 하나만으로 승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수제맥주, 라면 등 신사업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매운 맛을 즐기는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를 위해 시그니처 소스를 활용한 ▲교촌 레드시크릿 볶음면과 ▲교촌 블랙시크릿 볶음면 2종을 출시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양념이 가득한 치킨에 면을 추가해 먹는 '치면' 문화를 빠르게 흡수해 치킨과 최상의 조합을 자랑하는 볶음면을 직접 선보였다.
'교촌 레드시크릿 볶음면'과 '교촌 블랙시크릿 볶음면'도 레드 소스와 블랙시크릿 소스를 활용해 새로운 면 요리로 변형, 확대시킨 것이다.
제품 개발 당시 매운맛과 단맛을 즐기는 현재 MZ세대를 철저히 타깃팅해 '맵단짠'을 강조한 용기면으로 개발했다.
'치맥'(치킨과 맥주 조합), '치밥'(치킨과 밥)에 이은 '치면'(치킨과 면)이라는 새로운 외식 문화를 이끈다는 포석이다.
또 전통주(막걸리), 수제맥주 등 주류 사업 부문도 활성화하고 있다. 기존 치킨 사업과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다.
'힙한 맛집의 성지'라 불리는 종로구 광장시장 내 '박가네 빈대떡'과 협업해 교촌의 농업 법인 '발효공방1991'에서 생산한 프리미엄 탁주 은하수와 감향주를 시장 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 자사 수주맥주 '문베어브루잉' 팝업 스토어를 코엑스에서 운영하는 등 축제 등 오프라인 현장에서 수제맥주를 즐기는 젊은 층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MZ세대와 교감을 위해 콜라보 및 팝업스토어 등 활발한 현장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윤 대표가 대표 자리에 오른 후 지난해 9월 교촌은 2010년 허니콤보 출시 이후 12년만에 '블랫시크릿' 신메뉴를 출시했다.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된 이번 신제품의 강점은 교촌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소스'에 있다.
'블랙시크릿'은 간장, 레드, 허니 교촌의 3대 시그니처 메뉴의 맛을 모두 살려 새로운 풍미가 특징인 메뉴로, 소스가 강점인 교촌의 차별성과 정체성을 녹여 만든 교촌의 또 하나의 메뉴 혁신이다.
교촌의 비법 소스인 '간장'에 팔각과 계피, 회향, 정향, 산초 등 여러 향신료를 첨가해 다채로운 맛과 향을 구현했다.
청양고추와 대파, 마늘 등을 소스와 함께 볶아 블랙 시크릿에 깊은 풍미도 만들어 냈다. 8년 동안 숙성한 산초 등을 더해 새로운 메뉴에 새콤함과 고소함도 더했다.
한국적인 소스 베이스에 이국적인 동양의 맛을 접목시켜 올 초 이미 100만마리 판매를 돌파해 교촌의 네번째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잡고 있다.
교촌은 한국의 대표 식문화로 자리잡은 '치맥', 'K-치킨'을 전파하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더욱 가하고 있다.
지난해 하와이 지역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2월에는 캐나다 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으며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올 1월 대만 시장 진출을 위해 대만 3대 대표 외식기업 라카파(La Kaffa) 인터내셔널 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대만 신베이시 소재 반차오역에 대만 1호점을 열었다. 국내에서 사랑받은 대표 메뉴를 중심으로 'K 입맛'을 알림과 동시에 로컬라이징(현지화)을 통한 타 국가에는 없는 현지화 된 메뉴를 선보였다.
현재 미국과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대만 등 7개국에 67개 매장 문을 열었으며 올해 하와이와 캐나다 밴쿠버 매장도 오픈할 계획이다.
교촌은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교촌의 성장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한국의 식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교촌은 최신 ICT, 로봇기술을 융합해 스마트 물류와 매장 내 조리 혁신으로 F&B 시장 내 최적화된 다양한 IT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교촌은 최근 업계 최초로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 배송 서비스 도입에 나섰다. 지난 18일 파블로항공과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 배송 서비스 개발 및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나섰다.
앞으로 교촌은 드론을 활용해 배송 접근성을 높여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더욱 힘쓸 방침이다.
또 교촌 '협동조리로봇'을 개발해 가맹점에 도입 중이다. 가맹점주의 일손을 덜기 위한 이 로봇은 튀김과 조각성형(불필요한 튀김 부스러기 제거작업)까지 가능하며 가맹점 동선과 상황에 따라 조정도 가능한 로봇이다.
윤 대표는 혁신 외에도 기업의 체질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 교촌치킨의 경우 20년 전 가맹점 1000개를 돌파한 이후 현재도 1360개 수준으로, 외적 성장 보다는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촌 관계자는 "'향교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교촌'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촌의 경영 중심에는 우리나라의 옛 마을이 갖고 있는 상생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며 "'상생 경영'이 우리 기업의 핵심가치"라고 했다.
현재 교촌은 줄을 풀어 팽팽하게 다시 맨다는 뜻의 '해현갱장'의 정신을 바탕으로 제2의 창업, 새로운 도약을 추진 중이다.
다시 맨다는 의미에는 '기본은 지키되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는 혁신의 가치도 담겨있다는 게 교촌 설명이다.
윤 대표는 "급변하고 있는 국내외 외식 환경에서 교촌이 이뤄왔던 30여년 간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과 내실 경영을 더해 '세계인의 맛을 디자인하는 글로벌 식품라이프스타일기업'의 비전을 앞당기는데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년 만에 bhc에 치킨 업계 매출 왕좌 자리를 내어 준 교촌은 소비 침체에 따른 치킨 수요 감소로 '실적 개선'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난 4월 주요 메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020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2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81.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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