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베이비몬스터 데뷔..양현석 오너 리스크 지워지나[★FOCUS]

[스타뉴스 | 윤상근 기자]

양현석 YG엔터 대표 프로듀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보복 협박 혐의 항소심 4번째 공판에서 나온 연습생 출신 한서희의 '처벌 불원' 발언은 그 자체로 귀를 의심하게 했다. 증인 신문 도중 나온 이후 다른 질문들에 답하느라 그 발언에 대한 진위를 즉각 파악할 수 없는가 했지만 결국 한서희는 의미심장한 자세를 갖추고 재차 양현석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울먹였다.

양현석은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는 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 항소심 4번째 공판기일에 참석해 자신과 오랜 인연을 가졌지만 이제는 악연이 된 한서희를 법정에서 다시 마주했다.

양현석은 지난 2016년 8월 당시 YG 소속 그룹 아이콘 멤버였던 비아이가 마약을 구매해 흡입했다는 혐의와 관련, 공익제보자 한서희를 회유·협박해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검찰의 항소로 2심으로 넘겨졌다. 당시 한서희가 양현석으로부터 "(연예계에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폭로가 알려져 큰 파장을 일으켰고 양현석은 조사 과정에서 이에 대해 일관되게 거듭 부인해왔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연예 제작자로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마약투약 혐의를 받는 그룹 아이콘(iKON)의 전 멤버 비아이(24·김한빈) 관련 공익신고자 한서희씨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검찰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6.23/뉴스1

검찰 역시 1심 결심공판에서 "공포심을 유발하는 해악 고지를 한 것이 명백하다"라며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가 2022년 12월 선고에서 "보복 협박이나 강요죄로 처벌하려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공포심으로 의사의 자유가 억압된 상태에서 번복이 이뤄져야 하는데 여러 사정을 종합하더라도 양현석 전 프로듀서의 발언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충분한 증명이 되지 않았다"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반전을 꾀했다. 이에 불복한 검찰은 "1심 재판부가 사실관계 인정과 법리 해석을 잘못했다"라고 거듭 주장하는 모습이었다.

이어진 항소심에서도 검찰은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양현석이 YG 사옥에서 피해자를 만나 설득하거나 압박하는 언행을 했으며 이해 대해 소속사 관계자가 방조했다고 했다. 이 사건의 피고인들의 행위가 비난 받지 않을 수 없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아이콘 리더로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한빈(비아이)이 LSD 등 마약 범죄를 저질렀고, 피고인은 김한빈의 범죄를 무마하려 했다"라고 주장했고 지난 25일 4번째 공판에서도 검찰은 한서희의 증인 신문을 진행하며 한서희의 발언이 사실임을 확인하고자 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01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결과적으로 한서희는 양현석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양현석으로부터 "진술 번복을 해라. 너 여기서 죽여버리는 거 일도 아니다. 나는 내 XX가 경찰서에 가는 꼴도 보기 싫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한서희의 입장 번복 이유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는 가운데 검찰은 한서희의 이 증언을 바탕으로 1심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형을 양현석에게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심에서의 무죄 판결 이후 피해자의 처벌 불원이 나온만큼 재판부가 검찰의 구형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보인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 결심하겠다"라며 다음 공판 날짜를 오는 9월 27일로 예고한 상태다.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나오게 되면 양현석은 사실상 보복 협박이라는 꼬리표마저 떼고 현업 복귀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SM JYP와 함께 국내 3대 가요 기획사 YG의 수장으로서 빅뱅 2NE1 블랙핑크 위너 아이콘 악뮤 등 다수의 인기 아이돌을 배출해왔던 양현석은 그간 숱한 사건들에 휘말리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예 제작자로서 적지 않은 부침을 겪었다. 빅뱅 승리가 연루됐던 버닝썬 게이트를 비롯해 해외 원정 도박, 성접대 의혹 등에 휩싸였지만 결과적으로 무혐의에 도달했고, 이번 보복 협박 혐의 역시 아이콘 비아이의 마약 사건과 엮여지면서 도덕성에 치명타를 받기도 했다.

어쨌든 오랜 재판 끝에 무죄 가능성을 일단 높인 가운데 양현석은 자신의 '오너 리스크'를 지우고 YG 수장으로 복귀할 채비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미 양현석은 9월 데뷔를 앞둔 새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최종 데뷔 멤버 선발을 YG 채널을 통해 직접 발표하는 등 보복 협박 혐의 1심 무죄 선고를 기점으로 YG 총괄 프로듀서로서 컴백을 예고했다. 아직 재판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앞으로 양현석이 업계 활동 재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임은 분명해보인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일단 블랙핑크 이후 약 7년 만에 발표하는 걸그룹 YG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 아현 하람 로라 파리타 치키타 루카 아사)를 향한 국내외 팬들의 기대감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아직 정식 데뷔도 전이지만 프리 데뷔곡 'DREAM'으로 유튜브 4000만뷰를 넘어섰고 빌보드 핫 트렌딩 송즈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데뷔 이후 4~5세대 걸그룹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포텐을 갖췄다.

윤상근 기자 sg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