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후원금' 법정진술한 김성태 "이재명에 인간적으로 실망"

윤정길 기자 2023. 8. 2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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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최근 법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억대의 쪼개기 후원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단지 서운한 감정만 가지고 법정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기엔 이 대표와 그 정도로 친분이 있지 않다"며 "횡령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별도 재판을 받는 만큼 회사 이익을 위해 본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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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최근 법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억대의 쪼개기 후원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9가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전 회장은 추가 처벌될 가능성을 감수하며 후원 사실 등을 고백하며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선 회사와 자신의 이익이 계산된 법정 진술일 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2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등 43차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2021년) 대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약 1억5000만 원을 이 대표 측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부지사가 ‘경선 첫날 이 대표 쪽에 월등하게 후원금이 모이면 모양새가 좋지 않겠냐’고 부탁해 직원 등 여러 명의 이름으로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후원인이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자의 후원회에 기부할 수 있는 한도액은 1000만 원이다. 타인 명의로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할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2018년 경기도지사 경선에 나갔을 때도 수천만 원 상당을 후원했다고도 밝혔다.

자신의 후원 사실은 이 대표도 아는 내용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대선 관련 후원금을 보냈다고 하자 이 전 부지사가 ‘고맙다’고 했고, 이 대표의 비서한테도 전화 왔다고 얘기해줬다”며 “이 전 부지사가 후원 사실을 이 대표 본인에게 직접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의 부탁으로 이태형 변호사 등 이 대표의 측근들을 계열사 사외 이사로 선임했으며, 이는 이 대표를 챙기기 위한 결정이었다고도 인정했다.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 변호사 등은 월 200∼300만 원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전 회장은 “당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 단체 등을 고소·고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며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재차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은 증인 신문 동안 이 대표 등 민주당을 겨냥한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 대표는) 자신한테 금전적인 지원을 해준 사람한테 노상강도라고 표현했다”며 “열심히 자기를 지지했던 사람을 뜻이 안 맞는다고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이 대표는 쌍방울과 관계는 속옷 한 장 사서 입은 것밖에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정치인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저를 너무 이상한 사람 만들길래 인간적으로 실망 많이 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단지 서운한 감정만 가지고 법정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기엔 이 대표와 그 정도로 친분이 있지 않다”며 “횡령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별도 재판을 받는 만큼 회사 이익을 위해 본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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