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협회장, 강제 키스는 사실...당사자 성명서 발표 "난 성차별적 행동 피해자"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여자 축구선수들의 동의없이 강제로 키스한 건 사실로 밝혀졌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기 시작한 건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결승전 시상식에서 벌어진 강제 키스 논란 때문이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스페인 여자 국가대표팀의 역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시상대에 올랐다. 스페인 선수들과 격하게 기쁨을 나누던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가 시상대에 오르자 갑자기 입을 맞췄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 동의없이 강제적으로 키스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파장은 매우 컸다. 스페인 언론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이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동을 지탄했고, 미켈 이케타 스페인 스포츠 장관 역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설명과 사과다"라며 비판했다.
이에 루비알레스 회장은 "내가 완전히 잘못됐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너무 벅차올랐기 때문에 나쁜 의도는 없었다. 그 순간에는 자연스럽게 보였지만 밖에서 논란이 발생했다. 나는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하고 회장으로서 더 신중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공식 발표하면서 자신이 저지른 행위를 사과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이번 사태로 인해서 회장직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5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루비알레스 회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는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오는 금요일 사임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미 주변인들에게 사퇴 결정을 알렸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루비알레스 회장은 사퇴를 거부했다. 그는 스페인 축구협회 임시총회에서 "나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 암살이 일어나고 있다. 마녀사냥에 굴복할 계획이 없으며, 정의가 실현되도록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며 자신이 잘못된 진실로 인해서 비난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발적이고, 상호적이며 동의했다. 그녀도 승낙했다. 나는 모든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매우 사랑스러운 순간을 보냈다. 에르모소가 등장하자마자 나를 끌어안았고, 나는 PK를 잊어버리라고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정말 훌륭했다고 말했다. 그녀도 나에게 당신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에르모소의 동의 하에 입을 맞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루비알레스 회장의 해명을 거짓이었다. 강제 키스 논란의 당사자인 스페인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에르모소는 25일 개인 SNS를 통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녀는 "이런 불행한 사건을 해명하는 루비알레스의 말은 명백히 거짓이다. 그가 만들어낸 조작된 문화의 일부라는 점을 규탄해야 할 의무감을 느낀다. 그가 주장한 대화가 전혀 없었으며 그의 키스는 합의에 의한 행동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밝힌다"며 루비알레스의 해명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당시에 그랬던 것처럼 키스 행위가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나는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성차별적인 행동의 피해자라고 느꼈다. 축구협회장의 받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성명서를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스페인 축구협회의 만행까지 폭로했다.
스페인 축구협회의 압력은 지속적이었다. 그녀는 "루비알레스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 성명서를 내야 한다는 지속적인 압력을 받아왔다고 밝힐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스페인 축구협회는 다양한 방법과 여러 사람을 통해 내 감정과 거의 관련이 없는 증언을 하도록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덧붙여 "나는 세계 챔피언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조작되고, 적대적이며, 통제적인 문화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확신한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최근 몇 년간 우리 선수들이 비난해 온 많은 상황에 속한다. 이번 사건은 모두가 볼 수 있었지만 이러한 태도들은 수년 동안 우리 국가대표팀의 일상생활의 일부였다"며 이번 사건을 제외하고도 국가대표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런 모든 이유 때문에 나와 여성 스포츠를 위한 역사적인 순간에 내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제 의지에 반한 행동을 저지른 사람을 지지할 필요가 없다. 내 입장을 더 강화하고 싶다. 어떤 경우에도 내가 믿지 않는 내용을 전달한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건 내 책임이 아니다. 내가 협박을 거부한 이유다"라며 성명서를 발표한 이유를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에르모소는 "결과를 감수하지 못하는 그러한 무례함과 무능력에 직면하여, 나는 현 리더십이 지속되는 한 국가대표팀에 복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대표팀의 부름에 더 이상 응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엘 파이스, Latercera, 에르모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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