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이후 처음' 라일스, 남자 100·200m 석권…200m는 3연패
로하스, 여자 세단뛰기 4연패…일본 기타구치는 여자 창던지기 우승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노아 라일스(26·미국)가 '황제' 우사인 볼트(37·자메이카) 이후 처음으로 단일 세계선수권 100m와 200m를 석권했다.
또한, 볼트 외에는 달성하지 못한 200m 3연패에도 성공했다.
라일스는 26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0m 결선에서 19초52로 우승했다.
2019년 도하, 2022년 유진 대회에 이어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0m 3연패를 완성했고, 21일 100m(9초83)에 이어 대회 두 번째 금메달도 손에 넣었다.
단일 대회에서 남자 100m와 200m 우승을 달성한 것은 1999년 모리스 그린, 2005년 저스틴 개틀린, 2007년 타이슨 게이(이상 미국), 볼트에 이어 라일스가 5명째다.
남자 100m 9초58, 200m 19초19의 세계 기록을 보유한 볼트는 2009년 베를린, 2013년 모스크바, 2015년 베이징에서 3차례나 3관왕(100m·200m·400m 계주)에 올랐다. 2011년 대구 대회에서는 1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당해 200m와 400m 계주에서만 금메달을 땄다.
볼트는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은퇴했고, 2017년 런던, 2019년 도하, 2022년 유진에서는 개인 종목 단거리 2관왕이 나오지 않았다.
'포스트 볼트 경쟁'도 이어졌다.
하지만, 라일스가 부다페스트에서 '볼트의 후계자'로 공인받았다.
라일스는 경기 뒤 세계육상연맹, AP 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존경하는 볼트와 함께 거론된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라며 "극소수의 스프린터만 성공한 일을 내가 해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대회 2관왕을 의미하는 손가락 2개를 펴는 세리머니를 펼친 그는 "'나는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100m와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를 증명했다"며 "다른 선수들도 우승을 갈망했지만, 오늘은 내가 더 빨랐다"고 덧붙였다.
라일스는 한국시간으로 27일에 열리는 남자 400m 계주에서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남자 200m 결선에서는 이리언 나이턴(19·미국)이 19초75로 2위, 레칠레 테보고(20·보츠와나)가 19초81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유진 대회에서 이 종목 3위를 한 나이턴은 순위를 한 계단 끌어 올렸고, 테보고는 100m(9초88로 2위)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셰리카 잭슨(29·자메이카)은 21초41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여자 200m 2연패를 달성했다.
잭슨은 지난해 유진에서 자신이 달성한 대회 기록(21초45)과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자메이카 육상의 자존심을 지켰다. 100m에서 2개 대회 연속 2위(2022년 유진, 2023년 부다페스트)를 한 아쉬움도 털어냈다.
미국 하버드대학 신경생물학과 국제보건학을 공부했고, 텍사스주립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감염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생물학자' 개브리엘 토머스(27·미국)가 21초81로 2위, 이번 대회 100m에서 우승한 셔캐리 리처드슨(23·미국)이 21초92로 3위를 차지했다.
잭슨은 "오늘 정말 좋은 레이스를 펼쳤다. 예전 나의 주 종목은 400m였지만, 200m와 100m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간절히 원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이루어진다'는 걸 증명했다"고 뿌듯해했다.
여자 200m 세계 기록은 플로렌스 그리피스 주니어(미국)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작성한 21초34다.
잭슨은 그리피스 주니어의 기록에 0.07초 차로 다가섰다.
잭슨은 "실제 경기할 때는 세계 기록 경신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나는 계속 달릴 것이고,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세계 기록을 넘어서는 날도 오지 않을까"라고 세계 신기록 달성을 향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율리마르 로하스(27·베네수엘라)는 짜릿한 역전극을 펼치며, 여자 세단뛰기 4연패에 성공했다.
5차 시기까지 3차례나 파울을 범하고 최고 기록이 14m33으로 8위에 머물렀던 로하스는 마지막 6차 시기에서 15m08을 뛰어, 15m00의 마리나 베흐-로만추크(28·우크라이나)를 8㎝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로하스는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 마지막 시도에서 우승해 더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세계실내선수권(3회 우승)을 포함해 7번째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7번째 금메달이 가장 특별하다"고 밝혔다.
기타구치 하루카(25·일본)도 마지막 시기에서 역전에 성공해 여자 창던지기 정상에 올랐다.
5차 시기까지 63m00으로 3위였던 기타구치는 6차 시기에서 66m73을 던져, 65m47의 플로르 루이스(32·콜롬비아)를 밀어냈다. 6차 시기에서 63m38을 던진 매켄지 리틀(26·호주)이 동메달을 따냈다.
2019년 도하와 2022년 유진에서 이 종목 2연패를 했던 켈시-리 바버(31·호주)는 61m19로 7위에 그쳤다.
지난해 유진에서 3위에 오르며 일본 여자 창던지기 최초로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된 기타구치는 부다페스트에서는 금빛 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타구치는 주니치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세계챔피언이 되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 행운을 잡았다.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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