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회의서 통역관 제지받아 덩그러니 남겨진 시진핑 ‘어리둥절’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제15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지난 24일(현지 시각)을 끝으로 폐막한 가운데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일어난 황당한 일이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회의의 메인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23일 비공개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역으로 추정되는 수행원이 현지 보안요원에 의해 제지받아 행사장을 출입하지 못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에서 시진핑은 커다란 문을 지나 레드카펫을 따라 천천히 행사장을 진입했다. 잠시 뒤 한 남성이 시진핑이 지나온 문을 향해 허겁지겁 달려오지만, 현지 보안요원이 몸을 날려 그를 막아서고 벽으로 밀어붙였다. 시진핑은 태연히 레드카펫을 걷다가 소동이 일자 뒤를 돌아보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몇 걸음 더 걷던 그는 당황한 듯 멈춰 서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 영상에서 보안요원에 의해 제지당한 수행원이 누군지, 정확히 어떤 이유로 제지당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데일리메일·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은 그가 통역관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과거 시진핑 주석 취임 당시 빈과일보 등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시진핑의 영어 실력은 아주 훌륭한 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국 관영 언론 기자는 빈과일보에 “시진핑이 공식 석상에서 영어로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듣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회화 쪽은 다소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브릭스 회의는 기존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6국을 신규회원으로 받겠다는 외연 확장의 결과를 내놓으며 종료됐다. 시진핑은 “브릭스 확대는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합하고 신흥시장국과 개도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며 “브릭스 국가들과 개발도상국이 단결·협력하겠다는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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