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지 '크리넥스' 캐나다서 철수…"오랜 가정용품 그리울 것"

시장 점유율 16% '낮은 2위'…유사 브랜드 많아 고전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화장지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온 크리넥스가 캐나다에서 철수, 매장에서 사라진다고 현지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리넥스 제조업체 킴벌리-클라크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소비자용 안면 화장지 브랜드인 크리넥스 판매를 캐나다에서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캐나다 지사의 토드 피셔 부사장은 "우리로서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지난 수십 년간 가정에서 우리를 애용해준 소비자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철수의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 매우 어려운 공급 환경의 제약 속에 운영해왔으며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크리넥스 사업 부문에서 독특하게 복잡한 사정들에 맞서왔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허기스나 비바 등 다른 브랜드의 판매는 계속할 계획이다.

그러나 캐나다 소비자들은 크리넥스가 없어진 이후 매장에서 허전함을 느낄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크리넥스는 지난 1920년대 처음 개발돼 선을 보인 이후 오랜 세월 캐나다인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은 가정용품의 대명사로 통했다.

캐나다인들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크리넥스를 화장지를 지칭하는 보통 명사로 계속 부를 것이라는 게 업계와 시장의 분위기다.

시장에는 물론 소비자용 화장지나 미용 티슈 제품이 다양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현재 크리넥스가 시장 점유율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다.

동종 제품으로 캐나다의 시장 점유율 1위는 스카티로, 35.5%의 월등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크리넥스의 점유율은 크게 뒤지는 16.2%에 그친다.

더구나 3위 브랜드 로얄 화장지가 15.9%로 바짝 따라붙어 숨 가쁜 처지다.

특히 크리넥스는 최근 들어 가파른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던 것으로 지적됐다.

화장지는 대표적인 소비재로, 차별화된 특성으로 시장 지배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품으로 꼽힌다.

1위 브랜드인 스카티 제조업체 '크루거 프로덕트'의 경우 캐나다의 인기 스포츠인 컬링에 대형 후원을 하면서 '스카티 토너먼트'라는 자체 대회까지 만드는 등 캐나다인의 소비 심리 공략에 공을 들였다.

여기에 코스트코나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체 화장지 브랜드를 개발해 매장마다 나란히 진열하면서 전국 브랜드의 지위나 가격 경쟁력 상 애로가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전문가는 그동안 크리넥스가 전통적인 전국 브랜드의 지위를 유지, 회복할 수 있는 적기의 모멘텀을 놓친 결과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크리넥스가 점유하던 공간이 갑자기 공백으로 변하는 바람에 시장 판도에 흥미로운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설명했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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