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거부' 협회장→'보이콧 선언' 선수단...'강제 키스 논란' 파국 치닫는 스페인

하근수 기자 2023. 8. 26. 10: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
사진=게티 이미지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강제 키스'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6일(한국시간)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우승 이후 발생한 사건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았지만 사임을 거부했다. FIFA는 루비알레스 회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했다. 스페인 선수들과 클럽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월드컵 우승 멤버 알렉시아 푸텔라스는 "용납할 수 없다. 모두 끝났다. 헤니페르 에르모소와 함께 한다"라고 규탄했다. 메가 클럽 바르셀로나는 "대표팀이 월드컵 우승을 축하하는 동안 루비알레스 회장이 저지른 행동은 전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은 유감스러운 일이다"라며 혀를 찼다. 심지어 결승 상대 잉글랜드 출신 베스 미드 역시 "스페인은 더 많은 걸 누릴 자격이 있다. 어떠한 선수도 이것(성추문)을 견딜 수는 없다. 웃기는 일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보이콧도 진행된다. 글로벌 매체 'ESPN'은 "스페인 월드컵 우승팀 23명은 루비알레스 회장이 있는 한 다시는 스페인을 대표해 경기하지 않을 거라 말했다. 월드컵 우승 이후 루비알레스 회장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비판이 나온 후 일주일 만이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가짜 페미니스트'에 의한 '사회적 암살'이라고 언급했다"라고 조명했다.

사진=게티 이미지
사진=게티 이미지

'무적함대'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잠시 주춤했었다. 코스타리카(3-0 승)와 잠비아(5-0 승)에 대승을 거뒀지만 일본(0-4 패)에 완패를 당해 고개를 떨궜다. 절치부심한 스페인은 토너먼트에서 다시 저력을 발휘했다. 스위스(5-1 승)과 네덜란드(2-1 승), 스웨덴(2-1 승)을 차례로 격파하고 여자 축구 역사상 처음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상대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유로 2022에서 챔피언에 올랐던 만큼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챔피언은 스페인이었다. 전반 29분 올가 카르모나가 터뜨린 득점으로 잡은 리드를 지켜 승리를 따냈다. 2015 캐나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2019 프랑스 월드컵 16강에 이어 3번째 도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사진=게티 이미지
사진=게티 이미지

기적 같은 우승에 찬물을 끼얹는 장면이 발생했다. 시상식에 참여한 루비알레스 회장이 에르모소와 포옹한 다음 난데없이 입을 맞춘 것이다. 해당 논란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스페인은 물론 전 세계에서 루비알레스 회장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친밀감 표시라 주장했던 루비알레스 회장은 "내가 완전히 잘못됐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너무 벅차올랐기 때문에 나쁜 의도는 없었다. 그 순간에는 자연스럽게 보였지만 밖에서 논란이 발생했다. 나는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하고 회장으로서 더 신중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공식 발표하면서 자신이 저지른 행위를 사과했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BBC'에 따르면 이레네 몬테로 스페인 평등부 장관은 "여성들이 매일 겪는 성폭력 중 하나다. 우리는 동의 없는 키스가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가정해서는 안 된다"라고 규탄했다. 미켈 이케타 스페인 스포츠 장관 역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설명과 사과다"라며 혀를 찼다. 결국 루비알레스 회장은 자진 사퇴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앞서 'BBC'는 "FIFA는 루비알레스 회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는다.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결승전 당시 스페인이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하자 루비알레스 회장은 공격수 에르모소 입술에 키스를 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오는 금요일 사임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미 주변인들에게 사퇴 결정을 알렸다"라고 보도했다.

스페인 전문가 기옘 발라그는 "루비알레스 회장은 오늘 사임할 것이다. 그는 선수들, 협회, FIFA, 심지어 협회 예산에 의존하는 지역 조직들에게도 신뢰를 잃었다. 다음 단계는 모든 이들에게 무슨 일이 왜 일어났고 설명하는 것이다"라고 짚었다. 하지만 루비알레스 회장은 예상을 깨고 사임하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게티 이미지
사진=게티 이미지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