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개시’부터 ‘달 남극 착륙’까지…국제 뉴스 5분 정리

김지원 기자 2023. 8. 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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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격동의 한 주였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일본은 ‘처리수’로 표현) 방류 시작으로 떠들썩한 마당에, 미국에서는 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이 머그샷을 찍고 러시아에서는 ‘반역을 멈춘 사나이’가 탄 비행기가 추락했습니다.

지구촌은 대체 언제쯤 잠잠해질까 싶었는데, 이번엔 우주에서까지 뉴스가 날아들었습니다. 인도가 보낸 탐사선이 세계 최초로 달의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는데요. 언젠간 ‘조선일보 우주 뉴스’를 전달해드릴 날도 오겠죠?

연이은 대형 사건들로 정신없는 한 주였지만, 핵심만 꼽아 5분 안에 쉽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준비한 ‘이 주의 세계지식’입니다.

◇ 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개시…세계 각국 반응은?

24일 일본 후쿠시마 제 1 원자력 발전소 전경/AFP 연합뉴스

지난 24일 오후 1시, 일본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습니다. 오염수 발생 원인이 된 동일본 대지진(2011년 3월 11일)이 일어난지 약 12년 만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2일 열린 각료회의에서 방류 계획을 의결하며 “현재 시점에서 준비할 수 있는 안전 확보와 풍평(風評·헛소문) 피해 대책, 어민 지원책 등을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지진 후 수조에 보관 중인 오염수는 약 134만t(톤)으로, 향후 30년간 방류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오염수 방류를 두고 국제 사회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중국은 즉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는데, 미국·캐나다·유럽연합 등 다른 국가들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특히 해류를 타고 오염수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미국은 “엄격한 처리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안다”며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 결과를 신뢰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외신에서는 오염수를 두고 양분(兩分)된 한국 정치를 주목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논쟁이 이웃 간의 새로운 우정에 손상을 가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한 모든 뉴스, 아래 링크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하루 460t, 일본 오염수 방류 시작

빗물·지하수 유입돼 오염수 축적량 늘자… 日, 2년전 “해양 방류”

‘오염수 반대’ 태평양 도서 18국 “우려 있지만 방류 수용”

日수산물, 中 “수입 중단” EU “전면 허용”

NYT “日오염수가 한국 두 쪽 냈다”

◇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 석연치 않은 죽음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3일(현지 시각) 모스크바 인근 트베리 지역에서 전용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수사관들이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반역을 완성하지 못한 자’의 예견된 운명이었을까요?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3일(현지 시각) 사망했습니다. 지난 6월 푸틴 정권을 상대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하루 만에 중단한 지 약 두달 만입니다. 프리고진과 최측근 등 10명이 탑승한 개인 제트기가 이날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추락하면서 탑승객 전원이 숨졌습니다.

사고 직후 바그너그룹은 소셜미디어에 “프리고진의 전용기가 러시아 방공망에 격추됐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미국은 “비행기 내부에 설치된 폭탄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왼쪽) 바그너그룹 수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뉴시스

사망 경위는 엇갈렸지만, 프리고진이 누군가에 의해 ‘제거’됐다는 관점은 같았습니다. 실제로 반란 시도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프리고진의 신변이 위태롭다는 관측이 여러 번 제기됐었죠.

그도 그럴 것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불렸던 이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프리고진의 사망으로 과거 푸틴 체제에 저항하다 석연찮은 죽음을 맞거나 죽음 일보 직전까지 갔던 사례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시죠.

러 “전용기 추락 사망” 바그너측은 “격추됐다”

결국 프리고진마저? 사라진 푸틴 정적들

[깨알지식 Q] 히틀러가 가장 좋아한 작곡가, 바그너그룹 와해? 러시아로?

“프리고진 없는 바그너, 러에 인수되거나 해체 수순 밟을 듯”

◇ ‘인상 팍’ 미 대통령 중 최초로 머그샷 찍은 트럼프

24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보안관실이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출두해 ‘머그샷(mugshot·범죄인 식별 사진)’을 찍었습니다.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다 조직범죄법 위반과 허위진술 등의 혐의로 기소된지 열흘 만입니다. 미국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 중 머그샷을 남긴 사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초라고 합니다.

공개된 머그샷 속 트럼프는 ‘트레이드 마크’인 백금발 머리에 남색 정장·붉은 넥타이를 착용했습니다. 눈썹을 치켜올린 채 카메라를 노려보는 듯한 표정이 압권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그샷은 권력 남용과 법적 불의에 맞선 이들에게는 자긍심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며 “트럼프는 머그샷에서 어떻게 보여야할지 계획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날 구치소에서 석방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트럼프와 함께 기소된 참모들의 머그샷./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와 함께 기소된 측근 11명의 머그샷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모두 전형적인 머그샷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특히 조지아주 상원의원들에게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허위사실을 전달했던 제나 엘리스 변호사는 활짝 웃는 모습으로 머그샷을 촬영했습니다. 이들의 머그샷에는 어떤 의도가 담겨있을까요? 아래 기사에서 확인해보시죠.

트럼프, 美 대통령 첫 머그샷 찍었다...조지아주 구치소 자진 출두

눈 치켜 뜬 트럼프 ‘분노의 머그샷’...역대 美대통령 결정적 한 컷은?

◇ 美 공화당 경선판 흔든 ‘랩하는 젊은 보수’

“디샌티스, 집에서 쉬어” - 지난 12일(현지 시각) 아이오와주 주도 디모인의 주 박람회장을 찾은 비벡 라마스와미가 유명 백인 래퍼 에미넘의 히트곡 ‘루스 유어셀프’에 맞춰 랩을 선보이고 있다. 무명 군소 후보로 분류되던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잇따라 제치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AP 연합뉴스

내년에 치러지는 미국 대선,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게 될 공화당 최종 후보는 누가 될 것인지를 두고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데요. ‘압도적 1위’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뒤를 추격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간 대결로 굳어지던 구도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경선판을 흔든 주인공은 38세 정치 신인 비벡 라마스와미. 인도계 이민 2세로, 로이반트 사이언시스라는 제약회사의 최고경영자(CE0)를 지냈던 인물입니다.

라마스와미는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였습니다. 그해 정치판에 뛰어든 그는 주류 언론과 활발히 소통하고, 래퍼 에미넴의 히트곡에 맞춰 랩을 하면서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25일 열린 공화당 경선 후보들 간 첫 토론회에서는 “트럼프 정신을 가장 잘 체현한 후보(NYT)” “라마스와미 대 모두의 대결이었다(CNN)”는 평가까지 받았습니다.

한편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디샌티스 주지사 캠프에는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라마스와미가 최신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디샌티스를 앞질렀기 때문입니다. 디샌티스가 추구해온 ‘젊고 유능한 보수’ 이미지도 라마스와미가 가져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우리나라만큼 재미있는 미국 선거판, 라마스와미는 과연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요? 아래 링크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美 공화 ‘랩하는 38세 인도계’ 돌풍… 트럼프 대항마로?

‘라마스와미 對 7명’ 대결 같았던 美 공화 첫 토론회

트럼프 대항마가 어쩌다… 지지율 추락 디샌티스, 경선 2위도 흔들

◇ 우여곡절 끝에 회원국 늘린 브릭스, 앞날도 가시밭길

22일(현지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의 각국 대표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로 라브로프 장관을 대신 보냈으나 이날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했다./ AP 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각)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개막했습니다. 브릭스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국을 뜻합니다. 세계 인구의 40% 이상,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약 26%를 차지하는 국가들의 모임이죠. 4년 만에 대면으로 재개된 이번 회의의 안건은 ‘외연 확대’였습니다. 브릭스를 G7을 능가하는 국제 협력체로 키우려는 중국과 러시아의 야심찬 계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회의는 시작부터 삐걱거렸습니다. 인도와 남아공, 브라질이 회원국 확대에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브릭스는 G7이나 G20의 대항마가 아니다”라고 못박았고, 인도도 “새 회원국은 민주주의 국가여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이견을 좁히지 못한 나머지, 각국 정상들은 23일 공동 기자회견을 취소해야만 했습니다.

결국 중국·러시아의 뜻에 따라 새 회원국이 선정되긴 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이란·아랍에미리트(UAE)·아르헨티나·이집트·에티오피아 등 6국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습니다. 회원국 가입 승인을 받은 아르헨티나에서 오는 10월 대선이 열리는데, 현재 선두 주자 2명이 24일 “브릭스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브릭스의 현재와 미래, 아래 기사들에서 더 자세히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시진핑은 대면으로, 푸틴은 화상으로... 남아공서 브릭스 정상회의

푸틴 “브릭스가 세계 다수 대표…식량·에너지 협력 통해 脫달러”

시진핑, 브릭스 정상회의 첫날 일정 펑크… 대체 무슨 일?

회원국 확대 싸고 이견… 브릭스, 공동 기자회견 돌연 취소

브릭스에서 시진핑이 모디 꺾었다...사우디·에티오피아 등 6國 새 멤버로

아르헨 1·2위 대선 후보 “브릭스 가입 않겠다”

◇ 우주 강국도 옛말? 러시아의 구겨진 자존심…루나 25호 달 착륙 실패

지난 11일(현지 시각)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의 보스토치니 우주비행장에서 달탐사선 루나 25호가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모습/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달 탐사 프로젝트가 실패로 막을 내렸습니다. 20일(현지 시각)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로스코스모스’는 달 탐사선 루나 25호가 궤도를 벗어나 달 표면에 추락, 파괴됐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계산했던 수치와 실제 충격량 사이 편차가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루나 25호는 러시아가 1976년 이후 47년 만에 쏘아올린 달 탐사선입니다. 인류가 단 한번도 닿은 적 없는 ‘달의 남극’에 착륙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달의 남극은 물과 얼음층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돼 향후 달 탐사에 중요한 지역으로 꼽힙니다. 1957년 인류 첫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 1961년 첫 우주인인 유리 가가린을 배출한 러시아는 이번에도 자신감을 드러냈었습니다. 그러나 루나 25호의 실패로 ‘우주 강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됐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루나 25호의 추락은) 냉전시대 전성기를 맞았던 러시아의 우주 기술이 쇠퇴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냉정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에서 나온 탐사 로봇이 25일(현지 시각) 달 표면에서 이동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달의 남극에 착륙한 최초의 탐사선’ 타이틀은 인도가 쟁취했습니다. 루나 25호가 추락한지 사흘 후, 인도의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무사히 달 표면에 안착했습니다. 찬드라얀은 산스크리트어로 ‘달의 차량’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루나 25호와 찬드라얀 3호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던 걸까요? 아래 기사에 담아보았습니다.

러 달탐사선, 궤도 이탈해 추락... 47년만의 도전 실패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달탐사선 ‘루나 25호’ 추락 원인은 엔진 결함”

◇ ‘실험실 고기’를 아시나요? 닭고기 배양육 먹어보니

싱가포르 레스토랑 1880은 지난 2020년 12월 미국 잇저스트의 배양육 닭고기로 만든 요리를 판매했다./Eat Just

싱가포르 뎀시로드에 있는 레스토랑 ‘허버스 비스트로’. 평범한 식당처럼 보이지만, 이 곳의 음식에는 특별한 재료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세계 최초로 배양육을 요리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는데요. 배양육은 살아 있는 동물에게서 세포를 채취한 후 이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고깃덩어리로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실험실 고기’로 불리기도 합니다.

배양육은 2010년대 초반부터 상품 개발이 진행됐지만,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식품 허가를 받기 어려워 상용화 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12월 세계 최초로 싱가포르 정부가 미국 스타트업의 배양육에 대해 생산·판매를 승인하면서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소비 식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싱가포르는 배양육이 ‘식량 안보’를 해결할 대안 중 하나로 보고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본지 표태준 특파원이 지난 17일(현지 시간) 직접 ‘허버스 비스트로’를 찾았습니다. 닭고기 파스타를 주문했더니, 실제 닭가슴살과 모양 뿐만 아니라 맛도 거의 흡사했다고 합니다. 다만 결정적인 한 가지가 달랐다고 하는데요.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콩으로 만든 대체육과 달랐다, 실험실서 배양한 닭고기 먹어보니

조선일보 국제부가 준비한 8월 넷째주 ‘이 주의 세계지식’은 여기까지입니다. 9월부터는 뉴스레터 형식으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 뵐 예정입니다. 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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