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보다 승리 열망 큰 할로웨이, 그를 넘어야 하는 정찬성
정찬성과 할로웨이는 26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종합격투기 대회 ‘UFC 파이트나이트 싱가포르 : 할로웨이 vs 더 코리안좀비’ 대회에서 메인이벤트 페더급(65.77kg 이하) 5라운드 매치를 펼친다.
두 선수는 컨디션이 100%로 올라온 상태다. 전날 열린 공식 계체에서도 146파운드(66.22kg)로 딱 맞게 통과했다. UFC 페더급 한계체중은 145파운드지만 타이틀전이 아닌 경우 저울의 오차를 감안해 1파운드의 여유를 준다.
정찬성은 오래전부터 할로웨이와 경기를 원했다. 다른 정상급 선수들도 있지만 할로웨이가 자신과 스타일이 잘 맞고, 최고의 명승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다. 하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페더급에서 싸울 만한 선수와는 다 싸웠다. 정작 둘 간 대결은 이워지지 않았다.
그러다 할로웨이가 공개적으로 먼저 경기를 제안하면서 이번 대결이 급물살을 탔다. 할로웨이는 지난 4월 아놀드 앨런(영국)을 판정승으로 꺾은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찬성은 유일하게 내가 싸워보지 않은 동시대 선수다”며 “난 정찬성의 경기를 보면서 자랐다. 어떻게 그와 싸워보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꼭 싸워보고 싶은 선수 중 하나다”고 말했다.
정찬성도 “애니 티임, 애니 웨어”라고 화답했다. 그는 “지금 페더급에서 할로웨이를 리스펙트하지 않는 선수가 있을까”며 “주위에서 내가 뒤진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 얘기를 듣는 사람은 무섭지 않다. 너무 흥분되고 실제로 뒤진다고 해도 후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할로웨이와 정찬성의 대결이 성사되자 반응은 엇갈렸다. ‘최고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너무 기우는 매치업’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실제로 할로웨이는 현재 페더급 랭킹 1위고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를 제외하면 여전히 가장 핫한 파이터다. 반면 정찬성은 가장 최근 거둔 승리가 2년 전이었다. 볼카노프스키와 타이틀전에서 실망스런 패배를 당한 뒤 1년 4개월의 공백이 있았다.
스포츠 베팅업체가 내놓은 승부 배당률을 살펴보면 얼마나 두 선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지 알 수 있다. ‘Bet 365’가 제시한 할로웨이의 승리 배당률은 -800이다. 100원을 따기 위해선 800원을 걸어야 한다는 의미다. 반면 정찬성의 배당률은 +550이다. 100원을 걸면 550원을 벌 수 있다는 뜻이다. 정상급 선수 간 대결에선 좀처럼 나오기 힘든 배당률이다. 다른 업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찬성도 이 같은 평가를 모를 리 없다. 그는 “나도 내가 언더독인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엔 나 자신을 테스트 해보고 싶다. 챔피언이 진짜 될 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찬성은 이번 대회에서 어느 때보다 승리를 간절히 원하는 할로웨이를 만나게 된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할로웨이의 동기부여는 최상이다. 일부에선 랭킹 1위 할로웨이가 랭킹 8위 정찬성과 싸워야 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변수가 생겼다. 하와이 산불 사태로 100명이 훨씬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여전히 1000명 넘는 사람이 실종된 상태다. 하와이는 할로웨이가 태어나 자라고 지금도 살고 있다. 세상을 떠나거나 현재 행방을 알 수 없는 이들은 할로웨이의 이웃이나 친구들이다.
할로웨이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공식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렸다. 평소 유쾌한 성격이면서 경기 중에는 냉정함을 잃지 않는 그의 모습과 전혀 달랐다. 해외 격투기 매체에서도 그런 할로웨이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할로웨이는 “이번 경기는 하와이를 위한 싸움이다”며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분들에게 승리를 바치겠다”고 굳은 의지를 나타냈다.
정찬성도 이 경기를 이겨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한국 종합격투기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다. 정찬성은 “내가 없으면 한국에서 UFC 대회에 열릴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내 뒤를 따르는 후배들이 UFC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반드시 승리를 가져오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찬성과 할로웨이의 대결은 더 이상 가벼운 대결이 아니다. 서로에게 큰 의미가 달린 경기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하고 처절한 승부가 될 전망이다. 기우는 싸움이라고 하지만 옥타곤 문이 한 번 닫히면 그 다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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