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더 크게” 대용량 커피 전성기… 청소년도 쉽게 마시다간
# 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연희(16세) 양은 커피를 좋아한다. 시험기간에 졸음을 쫓으려 한번 마셔본 커피에 빠져 시험기간이 아닐 때도 한잔씩 마신다. 용돈에서 커피를 사야하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는 편이다. 요즘은 대용량 커피 한잔을 사서 몇시간 동안 계속 마신다. 처음에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있었지만 갈수록 괜찮아지는 것 같아 별 위험성을 못느끼고 마셔왔다. 그런데 최근에 잠을 잘 못자고, 주의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고물가에 가성비가 좋고 폭염까지 겹치면서 종일 마실 대용량 음료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대용량 커피가 늘어나면서 청소년들도 쉽게 카페인 섭취가 증가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어디서나 커피전문점, 카페 등을 용이하게 찾을 수 있는 접근성으로 인해 청소년이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연령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중학생때 이미 커피를 접하고 공부할 때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를 사서 마신다는 학생들도 많다. 술 구매처럼 연령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아무데서나 커피를 살 수 있고, 이때 섭취하는 카페인 함량이 훌쩍 권장량을 넘어갈 수 있다.
대한민국의 커피 사랑은 연령을 불문한다. 한국인 1인당 1년에 350잔 넘게 커피를 마신다는 통계가 있다. 연간 세계인 평균 130잔보다 3배 정도 많은 수준이다. 그도 그럴 것이 커피 사이즈는 날로 더 커지고 있다. 크게 더 크게 대용량을 즐기는 한국인, 이렇게 되면 1인당 마시는 용량도 세계 최고에 달한다.
시장을 살펴보면 대용량 니즈는 확연하다. 스타벅스코리아는 7월 20일 콜드 브루 등 음료 3종을 '트렌타' 사이즈로 한정 출시해 9월 30일까지 판매한다. 우리나라 고객들의 꾸준한 도입 요청을 받아들여 30온스(887ml)의 대용량 음료를 출시하게 됐다는 것이 업체측의 배경이다. 이디야커피, 빽다방 등 중저가 프렌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도 대용량이 특수다. 이디야의 경우 엑스트라 음료(24온스·709ml) 주문량이 직전 2주보다 25%가량 늘어났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도 대용량 커피가 인기다. GS25에서는 아이스아메리카노 점보 판매량이 7월보다 80% 이상 신장했다. CU에서도 엑스라지(XL) 아이스아메리카노 제품의 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0.3% 늘어났다.
사이즈가 커지니 카페인 함량도 높아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한 잔(평균 303mL)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평균 136mg이다. 대용량 커피인 스타벅스의 콜드브루 트렌타의 경우 카페인 함량이 360mg에 이른다. 일반 커피 한 잔의 두 배가 넘는 수치고, 하루 섭취 기준량에도 육박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하는 성인의 카페인 일일 섭취 기준량은 최대 400mg이다. 다른 커피전문점 대용량 사이즈의 아메리카노의 경우에는 1잔에 일일 섭취 기준량을 넘어선 400~474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청소년에게 대용량 커피, 카페인 권장량 2배 훌쩍 넘어
사이즈가 커지면 용량 대비 가격이 저렴해지다 보니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학생들에게서도 대용량은 인기다. 문제는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가 제한없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성장기인 청소년은 카페인에 더 취약해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르면 청소년 하루 카페인 섭취 권장량은 1kg당 2.5mg으로, 50kg 기준 125mg이다. 체중 66kg인 경우 150mg이 권장량이다. 이 경우 커피음료 2잔, 카페인음료 2캔만 마셔도 초과한다. 에너지음료 한 캔(250㎖)에는 카페인 80㎎ 정도가 들어있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선호한 아메리카노는 약 100mg에서 200mg까지 매장별로 다양하고, 샷당 약 75mg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앞서 카페인 함량이 300-400mg에 이른 대용량 커피를 마신다면 청소년의 섭취 권장량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마시는 격이 된다.
카페인 지나치게 섭취한 청소년, 정신건강에도 부정적
시험공부 등의 이유로 이렇게 대용량 커피를 마시다 보면 수면장애와 두통, 빠른 심장박동 등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피로를 풀고 집중하기 위해 마시는 커피가 오히려 컨디션을 방해하는 것이다.
카페인이 수면을 유도하는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해 에너지를 향상하고 졸음을 줄이는 각성효과를 나타내지만, 이 카페인이 빠른 속도록 많은 양이 누적될 경우 아데노신 활동이 방해를 받아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카페인은 성장에 필요한 칼슘, 철의 흡수를 방해하고 몸 밖으로 배출을 증가시켜 칼슘 등의 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에 게재된 청소년의 고카페인 섭취 빈도에 따른 정신건강 연구 결과, 고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신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스트레스를 느끼는 비율이 높았다. 고카페인 음료 섭취빈도가 높을수록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카페인이 필요하다면 권장량 이하의 카페인 음료를 선택하도록 하고, 피곤할 때는 스트레칭을 하고, 카페인 음료 대신 물을 마셔는 것이 좋다. 편의점에서 고카페인 함유 음료에는 '총 카페인 함량', '고카페인 함유' 문구와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등의 주의 문구가 표기되어 있다. 구매 전 확인이 필요하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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