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투여 중인데 예방접종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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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를 맞으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예방접종 종류에 따라 살아 있는 균을 사용하는 약제를 항암 치료 후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맞으면 진짜 그 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맞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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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를 맞으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예방접종 종류에 따라 살아 있는 균을 사용하는 약제를 항암 치료 후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맞으면 진짜 그 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맞으면 안 된다. 그러나 죽은 균을 사용하는 예방접종은 그럴 위험성이 없다.
유영진 인제대 상계백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예방접종을 통해 항체가 생기려면 면역력이 있어야 하는데, 항암치료를 받으면 면역력이 줄어 예방접종을 해도 항체가 잘 생기지 않아 예방접종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항암제 치료가 모두 끝난 뒤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유영진 교수의 도움말로 항암 치료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본다.
-항암제 투여 후 가족들과 화장실을 같이 사용하는데, 주의해야 할 점은.
“암은 전염되지 않으며 가족끼리 밀접한 접촉을 해도 암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항암제 일부가 대변이나 소변으로 배출될 수 있다. 화장실을 가족과 함께 사용해도 환자 대소변에 가족이 직접 노출되는 것은 아니므로 문제되지는 않지만, 용변을 본 뒤에는 물을 잘 내려 다른 가족들이 환자 용변과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변이 용기 밖으로 튀지 않게 하고, 구토를 하면 구토물이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이가 많으면 항암제 치료가 망설여지는데.
“항암 치료에 중요한 것은 주민등록증에 나오는 나이가 아닌 신체적 나이다. 평소 건강 관리를 잘했고 튼튼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환자라면 나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또한 젊은 사람처럼 많은 용량의 항암제를 받지는 못하더라도 항암제 용량을 줄이면 별다른 부작용 없이 치료받는 경우도 많다. 물론 효과가 조금 줄겠지만 치료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 될 수 있다. 항암 치료를 받지 않는다고 편안히 사는 것은 아니며, 고령인에게서 폐암 항암 치료를 한 사람과 증상 완화 치료만 한 사람을 비교한 연구에서 항암 치료를 받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생존 기간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삶의 질도 좋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항암 치료를 받아 고생만 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치료받지 않은 환자들이 더 고생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항암제 투여 후 응급 상황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나.
“항암제 투여 후 가장 중요한 응급 상황은 열이 나는 것이다. 대부분 항암제는 백혈구를 줄여서 면역력을 떨어뜨리기에 감염이 생길 위험성이 커진다. 발열은 몸에 균이 들어왔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열이 난다고 해열제만 먹으면 열은 떨어질 수 있지만 균이 번식해 위험할 수 있다.
열 난다고 해열제만 먹는 것은 화재 경보가 시끄럽다고 경보기를 끄는 것과 같은 행동이다. 항암 치료 후 38도 이상 고열이 나면 응급 상황이므로 빨리 병원에 가서 면역력과 균 검사를 하고 필요하면 항균제로 치료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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