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절절]지방소멸 대안으로 떠오른 '로컬힙'…부산의 로컬힙은?

박세종 기자 2023. 8. 2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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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영상팀 인턴 K들은 99초 이내에 자신만의 시각으로 짧고 간결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구구절절’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이번에 인턴 K가 선정한 주제는 ‘로컬힙(local hip)’이다. ‘로컬힙’은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사회 현상이다. 지역을 의미하는 ‘로컬(local)’과 감성을 의미하는 ‘힙(hip)’의 합성으로 특정 지역만의 색깔이 담긴 식품, 공간, 관광 등을 포괄하고 있다.

부산의 소멸위험 지역들. 구구절절 영상 캡처본


최근 MZ세대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는 사회현상이기도 하며, 지방 소멸을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도 제시되고 있다. 지난 2022년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은 대도시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구유출을 보이고 있음과 동시에 지방 소멸 위험에 처해있는 도시다. 특히 청년 세대의 유출이 심각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로컬힙’은 더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지역의 특색을 입힌 많은 관광 상품은 젊은 세대들을 넘어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원동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군마현에 위치한 ‘가와바무라(川場村)’는 마을 인구가 약 3000 여명밖에 되지는 작은 농촌 마을이다. 마을 소멸을 걱정할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한 곳이었지만 지역의 특징인 ‘농촌과 자연’을 결합한 관광 상품을 통해 현재는 약 220만 명의 연 관광객이 방문할 만큼 활기를 띈 마을로 탈바꿈했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농촌 체험을 하고 지역 농산품을 활용해 생산한 특산물을 구매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가와바무라’를 즐기고 있다. ‘가와바무라’는 지방 소멸 극복의 우수 사례로서 매년 벤치마킹을 위한 많은 행정가들의 방문을 받고 있다.

‘가와바무라’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지역 색을 입힌 관광 상품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로컬힙’은 한국판 ‘가와바무라’를 탄생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상북도 경주시의 ‘황리단길’, 강원도의 대표적인 구황작물인 감자를 활용한 ‘춘천 감자빵’ 등이 ‘로컬힙’의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하면 역시 ‘광안리’, ‘해운대’등 바다를 떠올릴 수 있지만 ‘로컬힙’은 비단 바다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국제신문 인턴 K들이 뽑은 ‘부산의 로컬힙’은 무엇일까.

부산의 이미지와 특색이 담긴 다양한 상품. 김성은 인턴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위치한 ‘동백상회’에는 부산을 형상화한 많은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부산 사투리가 상품명에 고스란히 녹아든 김부각과 전통주, 부산의 대표 캐릭터 ‘부기’의 생김새를 하고 있는 비누 등 부산을 나타내는 많은 상품들이 관광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해당 상품들은 주로 부산의 중소기업에서 생산되고 있는 만큼, 구매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즉각 이어지는 등 선순환의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부산의 바다와 녹색 숲의 조합이 일품인 우암동 도시숲. 박세종PD


‘로컬힙’은 제품 이외에 ‘공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부산 남구 우암동에 위치한 우암동 도시 숲은 영도 바다와 북항대교를 한 눈에 담을 수 있으며 특히 ‘야경 맛집’으로 많은 관광객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곳이다. 해운대구 석대동에 위치한 해운대수목원은 본래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하지만 재개발을 통해 수목원으로 재탄생 되었으며 푸른빛의 다양한 식물들과 친환경 미니 동물원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이색적인 장소다. 사하구 다대동에 위치한 다대포해수욕장은 낙동강 하류와 바다가 만나는 특이한 공간으로 다양한 식생물이 서식하는 생태탐방로가 조성돼있다. 특히 맑은 날이면 매혹적인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매우 아름다운 일몰로 인해 많은 사진 작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다대포 해수욕장. 국제신문DB


이처럼 ‘로컬힙’은 해당 지역의 대표적인 상품 또는 장소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역의 색을 띄고 있고 지역민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턴 K들이 선택한 제품과 장소 역시 극히 일부일 뿐이다.

젊은층이 부산을 떠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청년층이 포함된 MZ세대에서 ‘로컬힙’이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해 타 지역의 유동인구를 부산에 유입시킬 수 있다면 로코노미(local(지역)과 economy(경제)의 합성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충분히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지자체 역시 조금 더 다각적인 시각을 갖는다면 ‘로컬힙’은 그 위력을 더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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