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배당 수익률에도 추락하는 주가…체면 구긴 美 배당강자들 [강인선의 자본추]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을 투자 격언입니다.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더 이상 내려가기 어려울 만큼 하락한 자산이 의외로 높은 수익을 올릴 기회를 줄지도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배당주는 이 격언이 잘 어울리는 자산입니다. 시중 금리가 오르면 예적금과 수익률 경쟁을 하는 배당주 주가는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주가가 충분히 떨어지고 나면 배당수익률이 올라가 주식의 매력도를 올리기 때문입니다. ‘낮아진 주가+높은 배당 수익’의 조합은 ‘더 떨어지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투자자들이 매수를 하기에 매력적인 조건이 됩니다.
그러나 이는 기업의 실적이 잘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펀더멘탈 외 다른 이유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에 한정됩니다. 실적이 꾸준히 유지돼서 배당의 원천이 되는 현금 흐름이 탄탄한데도 주가가 하락했을 경우에만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대표적인 배당주로 불리던 기업들이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률이 급등한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시장 점유율과 실적이 함께 떨어지고 있어 계속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담배 회사 ‘필립모리스’를 산하에 두고 있는 알트리아 그룹의 배당 수익률이 8.72%로 가장 높았습니다. 알트리아는 지난 13년간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기업이기도 합니다.
알트리아 배당 수익률이 치솟은 것은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주당 45달러대에서 43달러 대로 4% 하락했습니다. 배당을 감안하더라도 S&P500 지수가 그간 14%나 올랐음을 고려하면 아쉬운 수익입니다. 이유는 원료값인 잎담배의 가격 상승과, 말보로 등 전통 담배 브랜드들의 매출액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보로의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하락해왔다는 점도 우울한 주가를 설명하는 요인입니다.
미국 주요 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도 올해 들어 주가가 크게 하락한 종목들 중 하나입니다. AT&T 주가는 올들어 24%, 버라이즌은 17% 하락한 상태입니다. 격화되는 통신 시장의 경쟁과, 두 기업이 과거 2000개 이상 지역에서 독성 납 케이블을 방치함으로서 토양 및 수질 오염을 일으켰다는 의혹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고 배런스는 분석했습니다.
주가 하락으로 인해 AT&T는 7.78%, 버라이즌은 7.82%라는 높은 배당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평균 배당수익률 5~7%를 상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려 47년 연속 배당을 인상해 온 월그린은 코로나19 백신 매출 감소로 인한 실적 타격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6월 회사측은 올해 이익 전망치를 10% 낮춰 주당 4달러로 제시했는고 현재 주가는 이번 회계연도(2022년9월~2023년8월) 예상 이익의 7배 수준에 불과합니다. 제임스 키호 월그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투자등급 신용등급과 배당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월가에서는 월그린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 기업들 모두가 적절한 투자처가 아니라고 보고 관심 리스트에서 지워버리기에는 아쉽다는 조언도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이익 개선이 가시화된다면, 또 금리 하락으로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개선된다면 다시 자금이 몰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분기 배당(1·4·7·10월)을 실시하는 알트리아에 대해서는 이 기업이 8월 분기에 배당을 유독 늘려왔다는 점에서 단기 배당 수익을 노려볼 수도 있다는 조언입니다. 알트리아에 따르면 이 회사의 당분기(8월~10일) 주당 배당금은 직전 0.94달러에서 0.98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알트리아의 이번 분기 배당기준일(Record Date)은 9월15일로, 이날로부터 3영업일 이전까지 주식을 매수하면 오는 10월10일 배당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현지에서 15%의 원천징수가 이뤄진 뒤의 수익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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