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값 만 원이면…한국영화 살아날까? [창+]

박상용 2023. 8.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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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당신은 영화를 보나요' 중에서]

이상용 감독,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3. 올해 상반기 한국 영화의 가장 큰 화제작입니다.

살인, 마약 등 강력범죄를 수사하는 경찰이 사악한 범죄자를 맨주먹으로 응징하는 줄거리는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인터뷰>최유나/범죄도시3 관객
일단 스토리라인도 무척 이해하기 쉬운 편이고 크게 생각을 안 가지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주연배우이자 제작자인 마동석 씨는 범죄도시2에 이어, 이른바 ‘쌍 천만 관객’ 영화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천만 관객 달성은 한국 영화로는 역대 19번쨉니다.

<인터뷰>마동석/범죄도시3 주연배우
범죄도시를 같이 만드는 제작진, 투자자, 제작사, 우리 스태프들, 그 다음에 배우들, 거기 있는 모든 분들이 정말 거의 뜨거운 열정과 헌신으로 다 같이 똘똘 뭉쳐서 좋은 분위기에서 촬영했던 게 아무래도 영화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던 거 같고요.

여름 성수기에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잇따라 개봉하며 범죄도시3의 흥행 흐름을 이어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바다에 던져진 밀수품을 소재로 한 해양범죄영화 ‘밀수’. 5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류승완 감독은 지난달 개봉 당시 ‘영화에 대한 철학’과 ‘진심’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터뷰>류승완/ 영화 밀수 감독
대형 스크린 사이즈와 공간, 사람들의 반응이 함께하는 그것을 기준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항상 영화라는 건 변해왔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변해왔고 그것에 어떻게 적응하며 진화시키느냐의 문제 같은데...김혜수 선배가 이번에 작업하면서 그런 표현을 많이 하셨는데 우리가 하는 것은 진짜여야한다. 진심을 담고 정성을 다해 만드는 것...

달 탐사 과정에서 조난 당한 지구인을 귀환시키는 과정을 그린 영화 ‘더 문’.

김용화 감독의 말도 비슷했습니다.

<인터뷰>김용화/영화 더문 감독
시청각적 체감이 정말 극도로 올라와서 흥분이 되는, 저희가 시도하고 있는 4K, 레이티브 촬영 방식과 엔더 방식도 그렇고 사운드도 저희 600채널 이상 쓰거든요. 영화를 보는 2시간 동안 마치 내가 달에 와있고 우주를 체험하고 있고 그 안에서 조난을 당했고...이런 관객 스스로 한분 한분 모두가 그런 체험을 하고 좋은 감정으로 극장을 나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최근, 영화 미션 임파서블 홍보를 위해 서울을 찾았던 배우 톰 크루즈 역시 극장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톰 크루즈/영화 미션 임파서블 배우
카메라, 촬영장 등 모든 요소를 대형 스크린에 맞춰 생각합니다. 관객이 우리 영화를 보며 다른 영화와는 차별성을 느끼고 타인과 경험을 공유하도록 만드는 거죠. 영화관 가서 팝콘을 들고 자리에 앉아 영화 관객으로서의 경험을 나도 하고 싶게 만드는 겁니다. 시각적 요소와 음향효과가 스토리와 잘 어울리도록 심혈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소가 무색하게도 극장을 찾는 발걸음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관객 5백만을 넘은 밀수와 흥행에 속도가 붙은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그나마 한국 영화 가운데
주목받고 있지만, 다른 작품들은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인터뷰>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올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은 극장의 향방을 좀 가늠짓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이다 이런 것을 볼수 있는 테스트마켓처럼 약간 느낌이 들거든요. 관객들이 이제 극장까지 가서 영화를 보는 거는 굉장히 무언가를 선택해야하는 행위로 바뀌고 있구나하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되구요.과거 같은 경우에는 블록버스터 시즌에 나오는 영화는 대부분 기본 이상을 한다고 봤는데 지금은 그중에서도 선택한다는거죠..

“(앵커)지난달 한국 영화 매출 점유율이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한국 영화 위기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관객은 줄고 투자자는 떠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다는 탄식의 소리,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6월까지 올해 상반기 100만 명을 넘은 한국 영화는 범죄도시3를 제외하면, 영웅과 교섭, 드림, 단 세 작품에 불과합니다.

1위 범죄도시3와 2위 영웅과의 관객 수 차이는 무려 890만 명. 매출액 차이도 800억 원이 넘습니다.

2위부터 10위 ‘스위치’까지 9편의 관객을 모두 더해도 780만 여 명으로 범죄도시3 한 편의 관객 수를 넘지 못합니다.

침체 속에서 그나마 선전하는 한국 영화들마저 매출과 관객 수에서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는 셈입니다.

상반기 한국 영화 매출액은 2,122억 원으로 코로나19 직전 3년(2017~19) 상반기 평균 매출의 54% 수준입니다.

관객 수 역시 2,105만 명으로 코로나19 직전 평균 관객 4,782만 명의 44%에 그쳤습니다.

천만 영화 범죄도시3 마저 없었다면, 전체 평균 수치는 더 낮아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똑같이 코로나 시기를 겪었지만 미국은 사뭇 사정이 다릅니다.

미국의 올해 상반기전체 영화 매출액은 97억 달러, 우리 돈 12조 원으로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윤지/한국수출입은행 연구원
미국은 이미 우리보다 조금 더 먼저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조금 먼저 답을 찾은 거 같아요. 시리즈물이 많고 5,6,7,8 이렇게 막 나가잖아요.그런 영화들을 올려야만 사람들이 믿고 보러온다는 게 확인된 게 있고,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서 아바타라든가 탑건이라든가...큰 자본을 투여해서 시각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걸 통해서 극장 수익을 올리겠다.

뚝 떨어진 관객 수,

단순히 극장의 위기일 뿐일까요?

한국 영화는 괜찮은 걸까요?

<인터뷰>박기용/영화진흥위원장
펜데믹을 거치면서 100편 이상의 영화가 개봉 시기를 놓쳤습니다. (0910~)이 많은 영화에 제작비로 투여된 예산이 5천억 원이 넘습니다. 큰돈이 회수되지 않으니까 신작 제작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30억 원 이상 되는 대중영화가 8편 정도밖에 제작이 안 되고 있습니다.

투자회사가 자본을 대면 제작사와 감독은 영화를 만들고, 극장에서 개봉한 뒤 투자금을 회수해야 합니다. 이 돈을 다시 새로운 영화에 재투자하는데 ‘선순환’ 구조가 막혀버린 겁니다.

<인터뷰>최재원/제작사 대표(목소리만..)
이건 보릿고개가 아니라 세상이 보릿고개에 역병이 돌았다고 이야기합니다.

시민들이 현재의 영화관람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거리에서 간이조사를 해봤습니다.

15,000원의 관람료가 비싸다는 인식이 적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이 생각하는 적정 관람료는 만 원 안팎이 많았습니다.

<인터뷰>이민영/서울 강서구
영화도 많이 나오고 그래서 자주 보고 싶은데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 자주 보기 약간 부담스럽기도 하고 밥 먹고 영화 보고 하면 5만 원 훌쩍 넘어가고 이래서 조금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10,000원 정도면 덜 부담스러울 거 같습니다.

<인터뷰>박정웅/서울 성북구
원 플러스 원으로 봐서 2명이었는데 14,000원이었나 16,000원이었나 했던 거 같습니다. 솔직히 많이 부담스러워서 원 플러스 원 아니면 잘 안 보는 것 같아요.

현재 평일 낮 기준으로 2D 영화관람료는 14,000원.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4D나 IMAX 등 특수상영관 관람료는 주말 기준 24,000원에 이릅니다.

이런 성향은 영화진흥위원회 조사에서도 확인됩니다.

위원회가 지난해 10대부터 60대까지 남녀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영화관람료 가격은 만 원 미만이 적정하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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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일시 : 2023년 8월 22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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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기자 (mis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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