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 방에 어깨 회복"이라는 'SNS 명의' 믿다 큰코 다친다

김민규 2023. 8. 2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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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넘쳐나는 명의들, 수술도 필요 없다. 무조건 당일 치료? 
어깨힘줄 파열도 당일 비수술로 충분하다는 과대광고 주의 
임철순 전문의, "신의료기술에 혹하다가 돈 쓰고 수술 시기 놓칠 수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료광고가 과대광고라는 지적이 일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의료질환의 경우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는 반드시 의료인과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김민규 기자

"광고에 낚여 고액의 치료비만 쓰고 결국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구 중구에 사는 김동혁(54)씨는 어깨 수술을 마쳤다. 올 초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은 그는 의료진으로부터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과잉 진료라는 생각에 수술을 거부했다.

그러던 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술이 필요해도 치료 방법은 의료진마다 다르다', '1%의 가능성을 비수술로 치료하는 의료진이 있다'는 등의 광고를 보고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돈 낭비만 한 셈이 되고 말았다. 고액의 치료비를 지출했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어깨 수술을 받아야 했다.

임철순 정형외과 전문의는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힘줄이 파열된 것으로 끊어진 부위를 봉합하는 수술밖에 해결책이 없다"며 "수술 시기를 놓칠 경우 봉합이 어려울뿐더러 예후가 좋지 않은 만큼 검증되지 않은 치료로 수술을 늦추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SNS에 과대 의료광고가 범람하면서 이로 인한 부작용이나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런 광고들은 대개 특정 질환과 증상을 언급하면서 수술하지 않고 간단한 치료로 해결할 수 있다며 개인정보를 요구한다. 하루 만에 통증을 벗어나게 해준다거나 수술이 아닌 신의료기술적 치료를 제안해 환자들을 유혹한다. 광고를 본 이들이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특정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환자를 유인, 내원까지 하게 만든다.

문제는 광고에서 안내한 대로 주사 한 대로 만성통증이 사라지거나 수술하지 않고 질환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증이나 관절 쪽 증상의 경우 대부분 노화에서 기인한 퇴행성 질환으로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획기적인 치료법이나 특효약은 없다. 게다가 비수술 주사 요법은 대부분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데다 값도 비싸기 때문에 무턱대고 수술 대신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많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어떤 질환이나 통증이 있으면 증상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자신의 질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질환의 진행 단계별로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서 증상별 치료법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서 가장 검증되고 안전한 치료법과 의료행위는 보험적용이 되거나 가장 보편화된 수술법이다. 무턱대고 최신 의료행위나 신기술이라고 광고하거나 기존의 의료행위보다 월등한 치료책이라고 강조하는 것은 대부분 과대광고라고 보면 된다.

앞에 언급한 어깨힘줄 파열은 의료적으로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팔을 들어 올릴 때 어깨가 아픈 것이다. 움직임에 따라 통증의 정도가 다른 데다 일상생활에서 크게 불편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많다. 그런 이들은 야간에 통증이 생기거나 특정 자세를 취하지 못해 소염진통제로 자가 치료를 하거나 통증 치료만 하고 만다.

최근 회전근개 파열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이는 골프나 무리한 스포츠로 인해 손상을 입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 질환은 어깨관절과 근육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어깨관절은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이라는 총 4개의 큰 근육이 감싸고 있다. 어깨나 팔을 움직일 때 이 근육들이 사용되는 만큼 다양한 움직임과 힘을 받는다. 그만큼 불안정한 곳이기도 하다.

위 4개의 근육 중 일부에 손상이 되거나 파열될 경우 나머지 근육들로 인해 움직임에는 큰 불편함이 없다. 이 회전근개 파열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기도 하는데 손상 정도에 따라 주사 요법이나 물리치료 등의 방법이 이용되기도 하고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제때 하는 수술

문제는 증상이 심하거나 파열된 회전근개를 오랫동안 방치한 경우다. 파열된 부위를 오랫동안 방치하거나 수술 시기를 놓친 경우 수술로 봉합해도 장력이 예전 같지 않거나 사후 경과가 좋지 않다. 수술 후 재활 시기도 길어진다. 수술해도 과하게 사용할 경우 종종 재파열이 되기도 한다. 수술 시기가 늦어지면 근력과 관절 근육 기능이 회복되는 시간도 걸어질 수 있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임철순 정형외과 전문의가 어깨를 구성하고 있는 근육인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의 움직임과 손상이 생길 수 있는 범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 척탑병원 제공

임 전문의는 "과대광고나 잘못된 정보는 스스로 거를 수밖에 없다"면서 "양질의 정보를 통해 증상과 질환에 대해 잘 숙지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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