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삼가고 오이 먹어라" 북한 주민의 여름나기

문정실 작가 2023. 8. 2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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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지구온난화 속도가 예측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경고가 잇따른다고 하죠. 올여름은 폭염 특보의 연속이었는데요.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여름을 났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이번 여름에는 에어컨을 더 일찍부터 또 오랫동안 틀어서 냉방비 걱정된다는 분들 많으시던데요. 북한에 계실 때는 여름 어떻게 나셨어요?

◀ 나민희 ▶

저는 북한에 있을 때는 여름이 되면 너무나도 땀을 많이 흘려서 살이 쭉쭉 빠지거든요. 그래서 그만큼 북한의 여름은 굉장히 더웠다. 한국에서는 문을 닫아놓잖아요. 에어컨 바람이 나갈까 봐. 그런데 북한에서는 오히려 바람이 통해야 그나마 조금 더위를 견딜 수 있기 때문에 문이란 문은 다 열어놓고 관통시키면서 살았던 그렇게 여름을 냈던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우리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도 폭염과 열대야가 늘고 연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고 하죠. 올여름도 폭염이 닥치면서 건강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는데요. 북한 TV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올여름 최고 기온을 기록했던 8월 4일 조선중앙TV 보도입니다.

"평양시에서는 15시 현재 낮 최고기온이 33℃ 상대 습도는 68%로서 평년에 비해서 3℃ 더 높았습니다"

"원산시로서 낮 최고기온이 38.3℃였으며 당일 최고 기온으로서는 기상 관측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 전역에 폭염이 닥치면서 건강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는데요. 심혈관 질환자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등 관련 프로그램을 내보냈습니다.

"폭염때에는 사람들이 건강상 불편을 호소하게 되는데 꼭 나가야 하는 경우에는 혈압 항암제들과 니트로글리세린과 같은 약을 항상 가지고 다닐 것을 권고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주민들에게 폭염 대비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노인들과 심장 기능이 약한 사람들은 밖에 나가는 것을 삼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외출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에 계실 때 이렇게 외출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나온 적이 있었나요? 그만큼 더위가 심각하다는 거잖아요.

◀ 나민희 ▶

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황사가 굉장히 심한 날에는 가끔씩 웬만하면 외출하지 마라 이런 경고가 가끔씩 나오기는 했는데 더위 관련해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그만큼 북한에서도 더위가 여름철 더위가 어떻게 보면 참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한계를 넘어선 게 아닌가 그렇게 보여집니다.

◀ 전영선 ▶

보통 25도 그러니까 저녁 기온이 최저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 때 열대야라고 하는데요. 요즘에는 우리가 보면 무슨 극한 폭우라고 하는 용어도 생겨나고 온열성 질환이라는 용어도 생겨나듯이 그렇게 기온 변화에 관련된 새로운 용어들이 등장을 했었는데 북한 같은 경우에는 위도가 좀 높고 기온이 그렇게 많이 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에 열대야라고 하는 공식적으로 쓰지는 않고 있습니다만 북한이 세계기상기구에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도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내려가지 않는 지역이 다수 있기 때문에 북한도 이제 열대야라는 단어가 곧 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우리나라에는 이 에어컨이 나오는 공간도 있고요. 횡단보도 같은 경우에는 그늘막이 있기도 해가지고 좀 피할 수가 있는데요. 북한은 이런 배려가 있을까요? 어떤지 궁금합니다.

◀ 나민희 ▶

이제 한국에 오니까 어딜 들어가든 다 에어컨이 나오고 또 아이스아메리카노도 어렵지 않게 마실 수 있고 북한에서는 에어컨도 없고 아침에 그냥 생수를 통째로 얼려서 가지고 오거든요. 밖에 나가서는 그늘만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그리고 평양 같은 경우에는 지하철이 그나마 조금 시원하거든요. 땅속 깊이 있다 보니까. 그래서 지하철에 일부러 들어가기도 했던 적도 있고 근데 버스는 또 에어컨도 없고 그래서 굉장히 굉장히 덥습니다. 그 안에만 들어가면 거의 저는 걸어다니는 약간 사우나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그 정도로 북한에서는 더위를 피하기가 참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 전영선 ▶

예전에 비싼 아파트 조건 중에 하나가 역세권이었는데 요즘 숲세권이라는 표현도 나오고 있는 것처럼 그늘이라든가 이런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어떤 삶의 기준의 척도로 삼고 있습니다. 북한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이런 것들이 전반적인 인프라가 깔리기에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많이 좀 열악하기 때문에 그냥 그늘 쪽에서 쉬거나 아주 뜨거울 때는 활동하지 않는 쪽으로 많이 권장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기반시설, 인프라가 부족한 북한. 그럴수록 TV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여기는 평양의 대형 물놀이장입니다. 주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데요. 북한 TV는 계속되는 무더위로 많은 주민들이 찾고 있다고 선전합니다.

"무덥고 폭염이 진행되는 조건에서 우리 손님들이 제일 많이 찾는 야외 물놀이장입니다."

"오늘 우리나라 일부 지역에서 폭염이 나타났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이달 초 북한 TV에서는 해수욕을 즐기는 등 피서에 나선 북한 주민들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 전영선 ▶

북한에서는 보통 피서를 하기는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또는 가족 단위로 가기보다는 마을이라든가 직장 단위로 공동으로 피서를 다녀오는데요. 단체로 조직을 내서 가서 해수욕도 하기도 하고 아니면 산에 올라가서 같이 도시락을 하거나 음식을 마련해서 먹는 방법으로 피서를 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우리처럼 일주일이나 며칠씩 그렇게 가지는 않죠?

◀ 나민희 ▶

그렇죠. 여름휴가라는 것 자체가 없기 때문에 그냥 여름철에 7~8월은 해양 월간이다 또 이런 말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누구나 다 수영장을 많이 찾기도 하고 물놀이하러 많이 가고 원산에 1박 2일로 가끔씩 가는 분들도 있긴 하거든요. 그런데 대부분은 다 당일치기로 그렇게 가서 물놀이하고 고기 이런 거 좀 구워 먹고 그렇게 하고 오시고 이런 분들이 있으시죠

◀ 차미연 앵커 ▶

한편 북한 TV는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음식들도 소개합니다. 수분과 비타민C가 풍부한 오이로 김치를 만들면 더위 해소, 갈증 해소, 해독 작용에 좋다고 선전합니다.

◀ 나민희 ▶

북한의 여름에서 오이를 뺄 수가 없죠.여름에 그렇게 오이냉국, 식초 그다음에 소금, 오이 이렇게 들어간 걸 마셔줘야 더위를 피할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항상 했었어가지고 늘 오이를 달고 자랐던 것 같아요.

◀ 김필국 앵커 ▶

주민들은 부채를 부치거나 나무 그늘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기도 하고 살수차를 동원해 도로에 물도 뿌리지만 역부족인 듯해 보입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각별한 건강 관리를 당부합니다.

"하루에 적어도 물을 두 리터 이상 마시며 수분과 전해질, 비타민을 충분히 보충해주어야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들을 북한 주민들이 다 보는 방송 같은 매체를 통해서 보완하려는 일종의 고육지책인 듯 보이기도 합니다. 어떤가요?

◀ 전영선 ▶

이런 얘기를 일일이 보여주고 생활과 관련된 방송 내용들이 많아지면서 뭔가 북한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당이 우리를 위해서 챙겨주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좀 갈 수 있도록 하기도 하고 있는데요. 그리고 또 이제 2014년에 재해 방지 및 구조복구법이라고 하는 법을 만들어 가지고 생활 속에 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자연재해와 환경 보호에 대한 것들을 많이 각성시키려고 하고 있고 그 역할들을 방송 언론이 앞서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저는 운동을 좋아해서 여름이면 수영 생각만 해도 시원하거든요. 북한 주민들 스스로 뭔가 이 더위를 피하는 방법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거든요.

◀ 나민희 ▶

뭐 부채, 양산 이런 건 필수로 갖고 다니죠. 그리고 북한도 요즘에는 손선풍기라고 하는데 그런 것도 많이 갖고 다니고 손수건 많이 갖고 다니고 그리고 얼음물 자주 마시고 그렇게 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북한에서는 학교 과정에 수영이 필수로 포함이 되어 있거든요. 평양 같은 경우에는 보통 학교에 수영장이 있는 경우가 꽤 있었고 그래서 거기에 한 번 들어가서 수영하고 나오면 한 2~3시간 동안은 끄떡없을 정도로 그래서 여름철에 수영이 굉장히 필수가 아니었나 그걸 통해서 북한 주민들이 또 많은 더위를 시키지 않았나 싶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찾아오는 여름 특히 폭염이나 폭우에 취약한 취약계층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북한은 좀 어떤가요?

◀ 전영선 ▶

사실 이쪽 부분은 잘 보도가 되지 않고 있고요. 사실 어른들이라든가 이런 취약계층 특히 영유아 계층을 비롯한 취약계층에 대한 보도는 잘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북한도 최근에 장애와 관련된 체육 활동이라든가 이런 활동들을 많이 보도가 되고 있고 그다음에 연로 보장이라든가 어르신 사업을 많이 보도는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방송에서 드러나는 내용은 좀 많이 없어가지고 안타깝지만 여름이 되면 활동을 많이 못하는 걸로 판단이 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주민들 피해를 좀 줄이고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또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 전영선 ▶

기후와 관련된 부분들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역량은 사실 좀 많이 제한돼 있거든요. 이게 더위라고 하는 것 자체를 우리가 대응해야 될 그런 상황으로 인식을 하고 공공 인프라를 확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가 있고요. 북한은 아무래도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춰지는 것이 우선적으로 돼야 되고 어쩌다 나오는 보도들은 제한된 계층에서 누릴 수 있는 부분들이라서 좀 많이 안타깝지만 기관 시설 확충이 우선적인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 나민희 ▶

북한에도 더위가 여름철 더위가 간과할 수 없는 수준까지 가고 있잖아요. 그런데 북한에서 보게 되면 어떤 혁명박물관이라든가 이런 정부기관들에는 되게 에어컨이 잘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제 주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나 이런 데는 전기 공급도 잘 안 되는 그런 형편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어찌 보면 주민들의 생활을 좀 더 잘 집중적으로 보살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차미연 앵커 ▶

더위를 당연시하지 않고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긴 건 북한 주민들 입장에선 다행인 듯한데요. 인프라도 갖출 수 있길 바랍니다.

◀ 김필국 앵커 ▶

막바지 여름 휴가계획 세우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남은 여름 건강하고 또 안전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18261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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