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팀 최고 유망주가 고민으로… 혹독한 전역 신고, 내년 판은 어떻게 짜일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종국 KIA 감독은 지난 2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당시 “최원준이 6월 13일 합류할 수 있다”고 했다. 시점상으로는 아직 넉 달 이상 남은 일인데, 최원준(26‧KIA)의 전역 시점을 아주 정확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는 것을 상징한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6년 KIA의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에 지명된 최원준은 한동안 팀 내 최고 야수 유망주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경력 초기에는 여러 포지션을 옮겨 다니느라 고생을 했지만, 그 대가로 1군 경험을 얻었다. 그리고 입대 전인 2020년과 2021년 팀의 확고한 주전 선수로 거듭나며 좋은 활약을 했다. 2021년 143경기에서 타율 0.295, 출루율 0.370, 40도루를 기록하며 ‘최고 유망주’ 타이틀을 증명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는 동안 최원준은 KIA 팬들은 물론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까지 오매불망 기다리는 선수였다. 팀에 정교함과 기동력, 그리고 외야 수비력을 모두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를 폭격하자 이 기대감에는 불이 붙었다. 일부에서는 ‘FA급 전력 가세’라는 장밋빛 희망까지 나돌았다. 이미 즉시 전력감 리드오프임을 증명했기에 이는 결코 과장된 기대가 아니었다.
복귀 후 성적은 그 기대치에 못 미친다. 최원준은 복귀 후 25일까지 48경기에서 타율 0.250, 1홈런, 18타점, 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74를 기록 중이다. 장타를 치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기대했던 타율과 출루율은 아니다. 올해 어깨가 좋지 않아 퓨처스리그 경기에 충분하게 뛰지 못했던 게 결국은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한 번 타격감이 좋으면 이것이 유지되는 기간이 있어야 하는데 들쭉날쭉하다.
이제 막 전역한 선수다. 낙담할 필요까지는 없다. 올해 성적으로 기대치가 크게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스프링캠프부터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는 내년이 최원준의 현재 기량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이다. 관심은 최원준의 잠재력을 어떻게 최대한 끌어낼 것이냐는 방법론이다. 타순에서의 임무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문제는 수비 포지션이다. 이 포지션이 경력 내내 논란이 되고 있다.
최원준은 경력 초기 내야와 외야에서 모두 뛰었다. “확실한 포지션을 정해주지 않아 혼선을 일으켰다”는 의견, “그 덕에 1군에서 많은 경기에 뛰며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는 의견이 맞선다. 다만 입대 전 2년은 외야로 나갔다. 특히 2021년은 단 한 이닝도 내야에 서 있지 않았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살리려면 외야로 나가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그런데 돌아올 때쯤 상황이 묘해졌다. KIA는 외야에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라는 확실한 주전 선수가 있다. 좌익수 포지션은 주로 지명타자로 뛰는 최형우를 빼더라도 이우성 이창진 고종욱이 번갈아가며 나갔다. 복귀 시점은 이우성의 타격감이 좋을 때였다. 반대로 1루를 맡아야 할 황대인 변우혁은 부상 혹은 타율이 저조할 때였다. 다시 임시 방편으로 ‘1루수 최원준’ 카드를 꺼내든 배경이다.
그러나 최원준이 1루 수비에서 여러 차례 실책을 저지르며 공격과 수비가 모두 안 되는 계륵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올해 짧은 기간에 1루 포지션에서만 6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그렇다고 공격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할 만한 생산력을 뽑아낸 것도 아니었다. 김종국 KIA 감독도 24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실수를 하면서 그게 실점으로 또 연결되니까 그런 부분에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선수로서는 당연히 다 그런 것이다. 그게 심적으로 위축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선수의 마음을 헤아렸다.
24일 선발 중견수로 투입된 최원준은 25일 광주 한화전에서도 9회 중견수 대수비로 투입됐다. 김 감독은 최원준을 당분간 외야로 쓰겠다는 생각이다. KIA는 1루에 변우혁이라는 키워야 할 유망주가 또 있다. 최원준은 외야 한 자리를 놓고 다른 외야수들과 경쟁하고, 경기에서 긴급 상황 발생시 아르바이트 수준으로 1루를 보며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우성 이창진은 우타 외야수고, 고종욱은 대타로 많이 활용되기에 외야 한 자리는 플래툰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최원준의 포지션을 하나로 정해주지 못한 것은 시즌 중 구단의 당초 계획과 틀어진 변수가 발생한 점을 들어 이해할 수 있다. 시즌은 이런 수순에서 마무리될 것이다. 관심을 모으는 건 내년 계획이다. KIA가 최원준의 포지션을 어디로 보느냐에 따라 구단의 야수 운영 전략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1루보다는 외야가 어울리는 선수이기에 외야로 보낸다면 중복 자원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도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최원준이 시즌을 어떤 경기력에서 마무리하느냐도 구단의 전략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확신을 갖는다면 나성범 최원준을 중심으로 한 판을 짜고,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거취까지 포함한 큰 틀의 논의를 할 수 있다. 반대로 지금의 성적이라면 지금의 판에 최원준이 들어가야 한다. 남은 시즌 최원준의 성적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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