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韓 영화 샛별 된 '봉준호 주니어'...'잠' 유재선 감독 "혼 갈아 넣었다"

김성현 2023. 8. 2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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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잠'을 연출한 유재선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봉준호 감독님의 주니어 혹은 제자라는 수식어에 감사한 마음이 크지만, 기대에 부응할 수 있나 부담스러운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정말 잘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좋은 자극이 됐습니다. 덕분에 혼을 갈아서 만들었고, 제가 영화를 애정하는 만큼 관객 여러분도 '잠'을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감독 유재선, 영화 '잠' 인터뷰 中)

첫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프랑스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초청, 곧이어 제56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18회 판타스틱 페스트까지. 영화 '잠'을 연출한 유재선 감독은 국내에서 작품이 선보이기도 전에 전 세계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으며 누구보다 화려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잠'은 잠드는 순간 낯선 사람처럼 돌변해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벌이는 남편 현수(이선균 분)로 인해 불안에 떠는 아내 수진(정유미 분)가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일상이 무너지는 이야기. 참신한 이야기와 이선균, 정유미 등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지며 평단의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특히 유재선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제약이나 한계 없이 장르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대담함, 치밀하고 디테일한 연출과 선명하고 명확하게 서사를 끌고 가는 에너지를 발산하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신예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빼어난 그의 연출 실력은 영화인들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으며 주목할 만한 감독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23일 오후 YTN은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잠'을 통해 국내 관객과 만남을 앞두고 있는 유재선 감독과 만나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영화 '잠'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생애 첫 장편 영화로 모든 영화인이 꿈꾸는 칸 영화제 레드카펫 입성이라는 쾌거를 이룬 유재선 감독은 당시 떨렸던 마음과 더불어 기쁨을 전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프랑스 현지에서 영화 공개 당일이 마치 '심판의 날'처럼 느껴져 두려움과 부담감이 컸다는 그는 기대 이상의 호응을 마주하며 안도감과 기쁨을 느꼈다고. 유 감독은 "칸 영화제 초청 소식으로 한국 관객들도 더욱 관심을 갖고 바라봐 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할 뿐"이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앞서 '옥자'를 통해 그와 함께 작업했던 봉준호 감독은 '잠'을 본 후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 영화'라고 극찬했던 바, 유 감독은 '스승' 봉준호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봉준호 감독에게 조언보다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더욱 많이 받았다는 그는 "봉 감독님이 '너는 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말라'라는 믿음의 말로 자신감을 키워주신 덕분에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라며 봉준호 감독을 향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그는 "'봉준호 주니어'이자 '봉준호 제자'라는 수식어가 좋은 자극이 돼 혼을 갈아 넣어 작품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잠'을 향한 세계적인 관심에 대해서도 "선배 감독님들의 훌륭한 작품 덕분에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졌고, '잠'은 그 수혜를 입었다고 생각한다"라며 겸손한 자세로 공을 돌렸다.

영화 '잠'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선균, 정유미 배우와 함께한 소감은 어땠을까? 두 배우를 섭외 1순위로 생각했다는 유 감독은 "두 분이 영화에 나오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 두 배우는 촬영 첫날부터 완벽한 호흡을 보여줘 놀라웠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두 배우의 연기가 너무나 완벽해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상상했던 것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시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는데,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다면 두 배우를 조금 더 밀어붙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욕심이 나기도 했다"라며 웃어 보였다.

'잠'은 그에게 어떤 영화로 기억될까?

영화를 만들며 각종 난관에 봉착했지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할 수 있어 '희귀하고 기적 같은 경험을 했다'고 강조한 그는 "앞으로 영화를 만드는 경험이 '잠' 같기만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며 영화를 함께한 동료들에 대한 뜨거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영화 '잠'을 연출한 유재선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어 그는 "모든 영화가 저마다 강점과 존경할 만한 부분이 있지만, '잠'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이야기가 끊기지 않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 이야기할 것이 많아지는 '2차적인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최근 극장가가 많이 힘든 상황에서 원인을 진단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제 내공 밖의 일이지만, '잠'을 통해 극장이 다시 활성화돼 많은 관객들이 극장에서 다양한 영화를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희망도 덧붙였다.

한편 영화 '잠'은 오는 9월 6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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