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 가정에 무료로 준 멸균우유가 중고장터에?…'되팔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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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예산으로 멸균우유를 무료로 제공받고 있는 일부 다자녀 가정에서 기존 지원 취지와 달리 중고거래장에서 '우유 되팔기'를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중고거래 장터인 '당근마켓'에는 다자녀 가정 게시자로 추정되는 유저가 올린 멸균우유 판매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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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자체 예산으로 매달 지원…배달 박스엔 '재판매 금지' 명시
(부산=뉴스1) 노경민 박상아 기자 = 지자체 예산으로 멸균우유를 무료로 제공받고 있는 일부 다자녀 가정에서 기존 지원 취지와 달리 중고거래장에서 '우유 되팔기'를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중고거래 장터인 '당근마켓'에는 다자녀 가정 게시자로 추정되는 유저가 올린 멸균우유 판매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멸균우유는 저온에서 살균하는 일반 우유와 달리 고온에서 살균해 비교적 상온 보관 기간이 길어 보관이 간편한 우유다.
장터에는 다양한 종류의 멸균 우유가 판매되고 있었고, 최소 1만원 이상의 금액에 거래가 되고 있다.
한 판매자에게 우유 출처를 묻자 판매자는 "다자녀 가정이라 학교에서 지원을 받았다"며 "한달에 한번씩 우유가 박스 채 배송되는데 우유를 잘 안 마셔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우유는 한 박스에 1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또다른 판매자는 한꺼번에 박스 3개를 장터에 내놓으며 "다자녀 가정으로 두 자녀에 대한 무상우유 박스가 배송와서 세 박스에 3만1000원에 판매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자녀가정으로 추정되는 일부 판매자들은 기자의 질문에 "출처를 알려드릴 수 없다"며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부 판매자는 멸균우유 24갑을 판매하며 여러 박스를 구매할 시 할인을 해주겠다는 구매 유도글도 올렸다.
부산에서는 올해부터 국비 지원이 끊기면서 시 자체 예산으로 다자녀 가정 초.중.고 학생 3만1100여명에게 우유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학생은 1명당 매달 우유 1박스(24갑)를 받고 있다.
부산에서 무상 우유를 제공받는 학생 중 절반가량이 다자녀 가정에 속한 학생이다.
대다수 학생은 낙인 효과 등 문제로 학교에서 직접 우유를 받지 않고 가정에 배달되는 방식이다.
시에서 지원 받은 물품을 중고마켓에 올려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는 성장기 아이들의 영양 섭취를 고르게 하기 위함이라는 기존 지원 취지에 반하지만, 사실상 규제할 방법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시도 '되팔기'는 지원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일이 우유를 어떤 방식으로 제공받았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판매를 단속할 권한이 없어 사전 안내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유 지원은 내년에도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익명으로 올라 온 중고거래 사이트의 추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전국 가정에 보내지는 무상 우유 박스는 '재판매하지 마시오'라는 스티커가 함께 부착돼 배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일부의 악용 사례로 혜택을 받고 있는 일반 다자녀 가정에 피해가 갈까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며 "재판매 등 악용 사례에 대해선 사전 경고를 통해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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