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상황' 빨간 방 지나자…희망의 파란 방이 있었다 [황덕현의 기후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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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기후변화 대응 실패는 벌써 '포스트 아포칼립스'(세계 멸망 뒤 상황) 장르의 한 분야를 이루고 있다.
'탄소 포집·활용'(CCUS)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탈출의 힌트를 찾거나 남극 세종과학기지를 모사한 공간에서 탄소중립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찾는다는 내용은 아직 실현가능성이 낮음에도 다양한 방면에서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각인했다.
모든 방에서 빠져나오고 나면 거대한 오로라가 '기후변화 방탈출 탐험가'들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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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욕 물 잠기는 '디스토피아'…탄소중립 달성 기술도 소개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골목길에 '난파선'이 멈췄다. 위기 상황을 알리듯 조명은 빨갛게 들어와 있고, 노트북에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남극으로 가야한다'고 한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과학책방 '갈다' 지하에 기후변화를 주제로 하는 방 탈출 '기후변화 임계점 1.5도'(tipping point 1.5°C)가 만들어졌다. SF영화나 추리소설 같은 장르를 기반으로 만든 탈출은 몇 개 봤지만 기후변화를 주제로 하는 게임은 나름 신선하다. 게다가 앞으로 '적응'하거나 '완화'해야 하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를 '탈출할 수 있다'고 하니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이를 체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지만, 이 게임은 빨간 방과 파란 방을 교대로 통과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서울과 도쿄, 파리, 뉴욕 등이 차례로 물에 잠기는가 하면 온난화로 전자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담겼다. 어떤 공간에는 항해 상황에서 더 이상 위성항법시스템(GPS)을 활용할 수 없게 돼 북극성이나 남십자성에 의존해서 망망대해를 떠도는 급박한 사건도 있다.
모두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한 뒤 인류에게 남겨질 수 있는 '디스토피아'(반(反)이상향)다. '기후변화 대응의 실패는 인류 문명의 위협'이라는 일각의 부정적 주장이 빠르게 다가온 것처럼 느껴졌다.
기후변화 대응 실패는 벌써 '포스트 아포칼립스'(세계 멸망 뒤 상황) 장르의 한 분야를 이루고 있다.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은 인간이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돔' 안에 스스로 가둔 상황을 가정했다. 영국 작가 지넷 윈터슨은 소설 '돌의 신들'을 통해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외계인들의 모습을 묘사했다.
그림도 있다. 고상우 작가는 파란 코알라의 눈에 빨간 하트 모양을 그려 넣은 작품을 그렸다. 기후변화에 따른 호주 산불로 살 곳을 잃어버린 코알라의 슬픔을 화폭에 담았다. 방 탈출 게임도 방 하나씩을 통과할 때마다 무거운 마음만 가슴을 짓누르는 듯했다.
다행인 점은 희망적인 내용도 곳곳에 숨어있다는 것이다. '탄소 포집·활용'(CCUS)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탈출의 힌트를 찾거나 남극 세종과학기지를 모사한 공간에서 탄소중립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찾는다는 내용은 아직 실현가능성이 낮음에도 다양한 방면에서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각인했다.
모든 방에서 빠져나오고 나면 거대한 오로라가 '기후변화 방탈출 탐험가'들을 맞이한다. 인도 언론 인디아 타임스 등에 따르면 다행히도 오로라는 대기 조성 변화와 상관성이 낮아서 기후변화가 이뤄지는 와중에도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대부분의 버킷 리스트에 들어 있는 '오로라 관측'을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각자의 실천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 '파란 방'을 나오면서 든 생각이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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