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서비스, 안전이 밑거름"…기내 '팔방미인' 탄생시킨 안전교관[금준혁의 온에어]

금준혁 기자 2023. 8. 2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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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캐빈훈련팀 최윤선 안전교관…4000여명 승무원 훈련담당
"승무원에겐 안전이 최우선…승객 적극적 협조 필요"

[편집자주] 하루에도 수십만명이 오가는 공항, 하루하루가 생방송입니다. 주인공은 당연히 비행기와 승객입니다. 이 수많은 '설렘'들을 무사히 실어나르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항공사와 공항의 온갖 조연들이 움직입니다. 이들에게서 듣는 하늘 이야기, '온에어'입니다.

최윤선 안전교관(아시아나항공 제공)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입사 전에는 승무원이 기내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승무원으로서 훈련받고 교관이 된 지금은 안전이 최우선으로 떠오릅니다."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의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캐빈훈련팀 최윤선 안전교관을 만났다. 최 교관은 2013년 입사한 베테랑 승무원이자 2018년부터 4000여명의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교육을 담당하는 훈련교관이다.

◇전문 교관과정부터 응급처치 자격증까지 '스페셜'한 승무원

최 교관을 비롯한 36명의 캐빈훈련팀은 각자의 전문 분야를 맡아 승무원을 훈련시키고 평가한다. 승무원 입사직후 진행되는 192시간의 초기훈련, 12개월마다 15시간30분씩 진행되는 정기훈련 모두 캐빈훈련팀의 몫이다.

그 역시 대한적십자사에서 응급처치 과정을 이수하고 강사 자격증을 획득한 전문가다. 한 아이의 어머니인 그는 "아기를 낳고 보니 의료 지식이 부족해 답답했다"며 "아이가 아플 때 병원에 가야 하는지 아니면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지 등을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아무나 될 수는 없다. 경쟁률도 높을뿐더러 두 차례의 면접과 모의 강의를 거쳐야 선발된다. 4000여명 승무원의 비행일정이 제각각인 만큼 매주 훈련일정이 있다.

최 교관은 "직업에 대한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기회"라며 "승무원 중에서도 전문가가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응급처치 외에도 프랑스 툴루즈에서 에어버스 전문 교관 양성 과정을 이수했다.

최윤선 안전교관(아시아나항공 제공)

◇"갈수록 커지는 기내 안전 중요성…승객 적극적인 협조 필요해"

지난 5월 사회적으로 기내 안전의 중요성이 다시금 주목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비상구 근처에 앉은 승객이 약 213m 상공에서 강제로 비상구를 열어 문이 열린 채로 착륙한 것이다.

당시를 떠올린 최 교관은 "처음 소식을 접할 때는 기압 차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 문이 열렸다고 생각해 혼란스러웠다"면서도 "전례 없는 상황에서 우리 승무원들 침착하게 훈련받은 대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최 교관은 "교관으로서 진행하는 훈련이 동료, 손님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됐다"며 "평소에도 훈련에 긴장감이 있었지만 사고 이후 훈련에 임하는 승무원들이 비상상황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를 계기로 달라진 것은 승무원뿐만이 아니다. 그는 "예전에는 장난처럼 열어도 되냐고 묻는 승객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열리면 어떻게 되나', '어떤 상황에서 열리나' 등 묻는 승객들이 늘었다"며 "입사 초와 달리 지금은 승객이 (무리하게) 화를 내면 '승무원은 그런 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라며 말리는 분들도 계시다"고 했다.

최 교관은 "세계적으로 기내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안전한 운항을 위해 승객들께서도 안전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윤선 안전교관(아시아나항공 제공)

◇승객 맞이할 때도 머릿속엔 '안전'…"좋은 서비스, 안전이 밑바탕"

그럼에도 승무원을 단순 서비스직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히 있다.

최 교관은 "좋은 서비스가 나오기 위해서는 안전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승무원의 안전업무가 승객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서비스보다 뒷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비행에 적합하도록 보안 체크를 끝내고 승객을 맞이하는 순간부터 동향 파악이 시작된다"며 "비행 중에도 담당 구역을 승무원별로 나눠 손님들을 살핀다. 예를 들어 한 손님이 맥주를 달라고 했다면 지나친 음주가 난동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기 때문에 누가 언제 몇 캔을 마셨는지도 공유한다"고 말했다.

최 교관은 승무원을 '팔방미인'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최근 우리 승무원이 화재 현장을 발견하고 이를 완벽하게 진압한 사례가 있었다"며 "훈련을 통해 기내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승무원은 기내에서 상황에 따라 경찰관, 소방관, 간호사의 역할을 해야한다"며 "아시아나항공의 모든 승무원을 팔방미인으로 훈련시키는 것이 교관인 제 소명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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