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그 녀석을 찾으셨나요? 나뭇가지? 아닙니다.
혹시 찾으셨을까요? 만약 찾으셨다면 당신은 곤충 애호가이거나 눈썰미가 상당히 좋은 분이십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같은 나뭇가지 사이로 관절 같은 것이 보이고 더듬이도 보입니다. 완벽한 위장술입니다. 이 녀석은 대벌레 일종인 티라코이데(Tirachoidea)입니다. 영어 명칭은 Stick insect 또는 Walking stick이라고도 하고 Stick Bug라고도 합니다.
영국 런던 동물원에서 한 사육사가 이 녀석의 건강과 상태를 기록하기 위해 자를 이용해 크기를 측정을 하고 있습니다. 접은 다리를 펴면 대략 40cm는 돼 보입니다. 서식지는 인도,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포함한 아시아입니다. 몸체가 대나무를 닮아 한자 이름은 죽절충(竹節蟲)으로 불립니다.
이 녀석은 위장술 중 하나인 ‘죽은척하기’로 유명합니다. 위험이 닥치면 나뭇가지처럼 나무에서 떨어져 다리를 길게 뻗어 몸에 붙이고 죽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또 다리와 더듬이는 재생력이 강해 떼어버리고 달아나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떨어진 다리와 더듬이는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왕대벌레와 사촌인 대벌레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몸길이는 70-100mm 정도 크기입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상수리나무 참나무 등 활엽수가 많은 숲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은평구 일대에 대벌레 떼가 출몰한 경우가 있습니다. 겨울과 봄 사이 기온이 높아 산란율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주로 열대 및 아열대에 분포하고 있지만 한국도 기후가 점차 변화함에 따라서 어쩌면 대벌레가 창궐해 농작물 피해를 줄 수도 있겠습니다. 그걸 바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