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판다에 대나무 비용 조금 늘 듯"··· 판다 이름에 中 영향도
전 세계 자이언트 판다 1800여 마리
멸종위기 탓에 중국 정부 엄격 관리
판다 인기에 방문자·굿즈 판매 '껑충'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은 힘들어요”, “중국에 가면 소식은 어떻게 접하나 싶어요.”
한국에서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내년 초 중국으로 돌아갈 전망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판다 팬들의 아쉬움이 쏟아지고 있다. 쌍둥이 판다에 밀려 에버랜드가 푸바오가 국내에 더 머물도록 중국 측과 설득하는 데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성토도 나온다. 판다의 일거수일투족에 들썩일 정도로 판다에 대한 인기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전 국민을 ‘판다 앓이’하게 한 판다와 에버랜드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살펴봤다.
대나무 숲 감소에 판다, 멸종 위기까지
판다는 1869년 처음 발견돼 까맣고 하얀 털에 둥근 몸, 커다란 얼굴로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동물이다. 전 세계 1800여 마리만 남아 있어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라 멸종위기동물로 지정된 ‘귀한 몸’이다.
판다는 원래 대나무가 자라기 적합한 산림에서 서식했다. 완만한 경사가 있어 이동하기 쉽고 강, 호수 등에서 물을 마실 수 있는 환경이다. 주로 중국의 중남부 지역이 이에 해당됐다. 그러나 이같은 서식지가 1970년에서 1990년 후반 들어 50% 감소하면서 판다는 살 곳을 잃고 있다.
주 먹이인 대나무 숲이 기후 변화로 줄어든 데 이어 번식이 어려운 점도 판다의 멸종 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쌍둥이 판다의 임신을 통해 알려졌지만 판다는 가임기는 일 년에 봄철 단 2~3일에 불과하다. 임신 기간은 4~5개월이다. 갓 태어난 새끼는 100~150g에 불과해 임신 여부를 사전에 알아차리기도 어렵다.
판다 이름까지 중국 정부 관리
멸종위기동물인 탓에 판다는 중국 정부에 의해 엄격하게 관리된다. 지구 상에 현존하는 판다에 대한 모든 소유권은 중국이 가진다. 푸바오와 쌍둥이 판다 역시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소유권은 중국에 있다.
현재 에버랜드에는 러바오(수컷)와 아이바오(암컷), 이들이 낳은 푸바오와 쌍둥이 판다 등 판다 가족을 사육하고 있다. 매년 중국에서 사육사가 에버랜드를 방문해 판다의 사육 상태 등을 점검한다. 올해는 쌍둥이 판다가 태어나기 전인 6월께 와서 현재까지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다 팬들이 가장 관심사인 푸바오의 중국 귀환 역시 멸종위기동물인 데서 비롯됐다. 중국과 협약에 따라 모든 판다는 만 4세가 되기 전 짝을 찾기 위해 중국으로 돌아간다. 짝짓기 적령기가 되는 나이에 맞춰 중국에서 번식시키기 위해서다. 푸바오는 내년 7월 만 4세가 된다.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지난달부터 중국 측과 (푸바오의) 귀환 협의를 시작했다”며 “푸바오 귀환 시점은 과거 러바오와 아이바오가 3월에 국내로 온 사례가 있고 5~7월은 다소 덥기 때문에 3월 전후인 2~4월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말했다.
판다에 대한 중국의 철저한 관리는 판다의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에버랜드는 생후 50일을 앞두고 쌍둥이 판다의 이름 공모전을 지난 24일부터 9월 3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계정, 네이버 주토피아 커뮤니티, 유튜브 채널 ‘말하는 동물원 뿌빠TV’ 등 에버랜드 공식 채널에 올라온 이름 공모 게시글에 자유롭게 댓글을 달면 된다. 사육사 등 에버랜드 임직원으로 구성된 협의체 및 네이밍 선정위원회에서 판다 이름의 의미와 발음, 중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10쌍을 추린다. 이때 중국 측에서도 전 세계 현존하는 다른 판다의 이름과 중복되지 않는지, 중국어로 발음했을 때 좋은 의미인지 등을 고려한다는 게 에버랜드 측 설명이다.
연 1억 들던 대나무, 쌍둥이로 증가 전망
판다를 응원하는 팬들이 많아지면서 일각에서는 에버랜드가 판다에 상당한 비용을 쏟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사료비와 보호기금을 제외하고 다른 비용은 일반적 동물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100억이라는 얘기도 하는데 아니다”고 단언했다.
중국 정부는 다른 나라에 판다를 대여해주면서 한 쌍마다 100만 달러의 돈을 보호기금 명목으로 받는다. 이 기금은 판다의 생육 및 연구, 중국 내에 있는 4개의 판다 보호기지 운영 등에 쓰인다. 에버랜드 역시 지난 2016년 아이바오, 러바오를 임대한 후 현재까지 매년 100만 달러를 중국에 내고 있다.
기금 다음으로 판다에 들어가는 돈은 대나무 비용이다. 대나무 종류는 1250종에 달하나 판다가 섭취하는 대나무는 25종에 그친다. 국내에서 대나무를 재배하는 지역들이 많으나 경남 하동에서 재배하는 대나무가 판다들이 먹기에 얇고 적합한 종이라는 게 에버랜드 측 설명이다. 하동에서 그날 벤 신선한 대나무를 공수하는 데 연간 1억 원가량 소요된다. 정 원장은 “(쌍둥이 판다로) 식구가 늘면서 이 비용이 조금 늘 것 같다”며 “외국에서는 대나무를 해외에서 공수해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비용에도 에버랜드는 실보다 득이 크다는 입장이다. 판다월드의 최근 누적 방문객은 1400만 명으로 푸바오가 유명세를 타면서 방문객은 두 배가량 증가했다. 에버랜드에서 방문객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판다 때문에 에버랜드를 찾았다는 방문객은 이전보다 약 4배 뛰었다.
판다를 모델로 한 굿즈 판매도 늘고 있다. 에버랜드가 굿즈 플랫폼인 텐바이텐과 협업해 푸바오 한정판 굿즈 ‘2024 푸바오 시즌 그리팅’을 판매한 첫날 관련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다운되기까지 했다. 에버랜드 측은 “동물원 팬 커뮤니티인 ‘주토피아’ 네이버 카페에 올라오는 수많은 푸바오 굿즈 요청 댓글들을 분석한 후 고객들이 선호하는 아이템들로 신상품을 개발해 한정판 굿즈 세트를 구성했다”며 “판다 인형들은 진열대에 전시하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된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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