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좋은데 안팔리네?…신형 쏘나타 LPG 타고 속초 가보니[시승기]
쏘나타 LPG 모델은 비운의 차다. 국내 시장에서 SUV가 뜨고 세단의 인기가 시들면서 쏘나타 자체가 애매한 위치에 놓였다. 같은 현대차에서만 위로는 그랜저, 아래에서는 아반떼에 치인다. 그중에서도 LPG 모델은 국내 유일의 중형 택시로 택시업계의 사랑을 받았지만, 정작 '택시차'라는 인식 때문인지 일반 소비자로부터는 외면받았다. 현대차가 최근 7세대 쏘나타 LPG 택시 모델의 단종을 선언한 배경이기도 하다. 8세대에는 택시 모델이 아예 없다.
최근 출시된 8세대 '쏘나타 디 엣지'는 호불호가 갈렸던 기존 디자인을 벗어던지며 '오빠차'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졌다. 그랜저와 쏘나타 사이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러나 신형 쏘나타 LPG는 더이상 택시차가 아님에도 판매량이 저조한 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월 신형 쏘나타의 출시 이후 팔린 LPG 차량은 전체의 약 19%로, 400만원 넘게 비싼 하이브리드 차량과 비슷하다. LPG 차량은 왜 외면받을까. 지난 18~20일 서울-강원도 속초 일대에서 신형 쏘나타 LPG를 460㎞ 가까이 시승해봤다.
쏘나타 LPG는 다른 파워트레인 모델과 외관상 차이는 없다. 기존의 이른바 '메기눈' 디자인을 탈피했다. 신형 그랜저·코나 등에 사용한 '일자형 눈썹'(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을 전면부에 장착했으며, 후면부에도 수평을 강조한 H자 형태의 라이트를 탑재했다. 측면부는 패스트백을 연상시키는 루프라인을 갖췄다. 전체적으로 날렵하고 스포티한 느낌이다.
실내도 차이점이 없다. 자동변속기가 버튼식에서 컬럼식으로 바뀌었다. 스티어링 휠 오른편으로 이동하면서 중앙 수납공간이 더 넓어 보인다. 따로 있었던 클러스터와 중앙 디스플레이는 하나로 합치는 등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스티어링휠에도 현대차 앰블럼이 사라지면서 신식으로 교체했다.
LPG 차량은 트렁크 공간이 좁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가솔린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차는 8세대 쏘나타부터 도넛형 LPG 탱크를 적용한다. 트렁크 바닥 쪽 스페어타이어 공간에 탱크를 탑재해 기존 실린더형보다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다른 파워트레인 보다 트렁크 높이가 살짝 높지만 실제로 짐을 실어보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2박 3일 4명분의 짐을 싣고 가도 공간이 남았다.
LPG 모델의 주행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지난 5월 시승한 쏘나타 신형 가솔린 모델의 경우 정숙성보다는 날렵함에 중점을 둔 차량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LPG는 특유의 정숙성 덕분에 매우 조용하다. 중저속에서는 특히 매끄럽고 안정적이다. 그러나 급가속을 하거나 100㎞ 이상으로 변속할 때 응답 속도가 반 박자 느리다. 출력이 좀 버거운 느낌이 드는데 처음에는 어색해도 운전하다 보면 금방 적응했다. 일단 기어를 바꾸면 고속에서도 조용하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쏘나타 LPG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가성비다.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쏘나타 LPG모델의 연간 유류비(1만5000㎞ 기준)는 135만원으로, 가솔린 모델 202만원 대비 약 67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도 연간 유류비가 143만원으로 LPG보다 많이 든다. 유류비도 하이브리드보다 적게 드는데 차량 가격은 더 싸다. 최저가 기준으로 하이브리드보다 430만원이 저렴하다.
달리면 달릴수록 LPG차가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연비는 리터(ℓ)당 9.7㎞, 연료 탱크 용량은 총 64ℓ(80% 충전 기준)로 1회 충전 시 최대 621㎞ 주행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번 시승에서 2만원어치인 약 20ℓ를 충전했는데 전체의 30% 가까이 찼다. 충전도 어렵지 않았다. 양양고속도로 서울방면 홍천휴게소를 들리자 주유를 위해 차량 수십 대가 줄을 선 반면 LPG 충전소에는 1대 밖에 없어 기다리지 않았다.
종합적으로 보면 신형 쏘나타 LPG 모델은 중·장거리를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나 패밀리 세단에 적합하다. 택시차라는 편견을 떼고 보면 하이브리드보다 경제성이 좋다. 전기차처럼 조용하지만, 충전소만 2000여개로 인프라는 더욱 많이 갖췄다. 쏘나타 LPG 모델의 가격은 △프리미엄 2897만원 △익스클루시브 3281만원 △인스퍼레이션 3586만원이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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