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작전’ 주지훈 “나이듦에 대한 부담감? 저는 좋아요”[MK★인터뷰②]

‘비공식작전’ 주지훈 인터뷰
화려한 카체이싱 ‘호평’
사기꾼 같은 택시기사 판수로 완벽 변신

주지훈이 이번에는 화려한 카체이싱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비공식작전’은 1987년, 5년째 중동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이 전화를 받고 일어나는 일을 담았다. 민준은 20개월 전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의 암호 메시지가 듣고, 미국 발령을 꿈꾸며 중동에 향한다. 그곳에서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와 만나 뜻하지 않게 공조를 함께 하는 이야기가 담은 버디 액션 영화다.

주지훈은 극 중 택시기사 판수 역을 맡았다. 화려한 의상을 입고 호객행위를 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 레바논 현지인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특히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못지않은 카체이싱 액션으로 호평받았다.

# 주지훈이 만든 택시기사 판수

Q. 그 시절 그 곳에 있었을 법한 인물을 완성했다. 판수 역할을 위해 어떤 설정을 뒀는지 궁금하다.

“레바논이었지만 인종이 다르면 서로 두려워한다. 판수도 거기 가서 그 시대상을 보면 지금도 그렇지만, 목소리도 크고 아직도 호객행위를 엄청나게 하고 그런 곳인데 거기서 지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 뭐라도 했을 것 같고, 운동도 했을 것 같다. 그래서 저는 잘 먹고 음식 조절 안 하고 매일 헬스장을 갔다. 엄청 무겁게 해서 한 두 개 하는 방식의 운동을 했다. 저는 앞뒤가 두꺼운 체형이라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다. 화면에 비해 현장에서 스태프들은 매일 놀랐다. ‘어떻게 사람이 매일 커져?’ 이야기했다. 이게 영화의 중요한 요소는 아니고, 저의 디테일이었다.”

Q. 화려한 패션은 설정의 연장선이었을까.

“호객행위를 해야 하니까. 튀어서 이목을 끌고, 손님들에게 호객 행위를 해야 하니까. 자국민이 더 잘할 수 있다. 그런데 자국민이 아닌데 길을 잘 알고 언어를 아는 건 스페셜한 거지 않나. 판수는 ‘잘 할 수 있는데 외관으로 나를 평가하니 뭐라도 해서 주목을 받아야겠다’라는 마음으로 한 것 같다. 택시도 엄청 꾸미지 않나. 손님들이 좀 이거를 탈 수 있게, 흥미를 이끌 수 있는 요소를 끌어낸 것 같다.”

Q. 크랭크인 시점이 코로나 시국과 맞물렸다. 또 무더운 날씨에 비도 와서 촬영하기 힘들었다.

“안 그래도 비염이 심한데 도착할 때까지 코를 6회에서 8회를 쑤신다. 하루 30시간에 걸쳐서. 촬영 기간 동안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도착했는데 아프리카라고 해서 반팔, 반바지만 챙겨갔다. 그런데 스페인이 눈으로 보인다. 북한산 보이듯 보인다. 14도인 거다. 바람이 엄청나게 분다. 라디에이터를 방마다 사서 설치하고 패딩을 입고 다니고. 거기는 이슬람이니까 없는 식재료가 많았다. 거긴 소들의 천국이었다. 방목해서 키운다. 어떤 구이를 사도 지방이 없다. 다 근육질이다. 그런 고충들이 있었다. 날씨는 바람이 너무 세더라. 제주도 촬영을 하기 힘들다고 말하지들 않나. 근데 제주도는 천국이다. 모로코는 바람의 세기는 물론, 비가 왔다 쨍했다 흐렸다가 어마어마했다. 어떤 날은 10시에 한 컷 찍고, 낮 4시에 찍는 일이 허다했다.”

# 호평 일색 카체이싱 비하인드 스토리

Q. ‘비공식 작전’의 백미는 카체이싱이 아닐까 싶다.

“차를 운전하면 뿌득뿌득 소리가 난다. 옛날 차다. 밀리고 이러니까 그런 소리가 나더라. 부수는 것에 대해 쾌감은 없고 걱정은 컸다. 저만 탔으면 괜찮았을 텐데, 뒤에 형국이 형이랑 정우 형이 탔으니까. 나 혼자 연습해도 사람은 A.I.가 아니니까 실수하지 않나. 잘못해서 박거나 사고가 나면 나는 내가 해서 그렇지만 뒤에 탄 사람은 죄가 없으니까 그게 부담이 됐다.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다칠 수 있으니까 그게 부담스러웠다. 뒤에 정우형은 하얗게 질려있고.”

Q. 카체이싱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톰 크루즈, ‘분노의 질주’와 비교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너무 감사한 말씀이다. 예산이 우리 한 편 해도 톰크루즈 5분의 1 몸값일 텐데. 카체이싱도 감정이다. 내가 김성훈 감독님을 원래도 신뢰하지만, 8분짜리 신에 아무것도 없지 않나. 그게 연출력이다. 빠른 차도 아니고 서스펜스를 줄 수 있는 장치도 없었다., ‘어벤져스’처럼 초능력자가 있나, C.I.A가 붙길하나. 기껏해야 총을 쏘는데, 저희는 특수요원이 아니라 민간인이다. 두려워하는 거 말고는 없는데, 그 8분짜리 신을 쫓는 자의 심정과 쫓기는 자의 심정을 느끼면서 카체이싱이라는 영화적 장르적 쾌감을 느끼게 했다. 3개월에 걸쳐서 세 도시를 다니면서 21회차에 걸쳐서 찍은 거다. 미친 감독님의 집착과 영화에 애정 어린 마음이 켜켜이 쌓여 나온 멋진 신이라고 생각한다.”

# 주지훈 “나이 먹는 거 좋다”

Q. 아직까지도 동생 캐릭터를 많이 한다. 왜 그럴까.

“시대의 흐름이다. 되게 재미없는 이야기인데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으면서, ‘마블’ 영화에서도 이런 질문이 있었다. 결국 영화를 사랑했던 옛날의 20대가 50대가 됐고, 그들이 영화를 선택하고, 시장이 커지지 않나. 그들이 20대에 봤던 스타가 여전히 스타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면 액션물이다. 주연을 맡은 정민이 형이 50살이었나, 40대 후반, 50대 초반이었을 거다. 이정재 형과 3살 차이 나니까 그 정도일 거다. 그사이에 내가 끼면 막내이다. 결국 뷰는 상대적인 거다. ‘중증의상센터’라는 걸 찍고 있다. 거기에 추영우라는 배우가 나오는데 25살이다. 걔랑 나서있는 걸 보면 재밌는 게 ‘시대가 변했구나. 내가 그 나이가 됐구나’ 했다. ‘아수라’ 때 우성이형과 내가 서내가 서 있는 게 보인다. 생긴 것 말고. 불과 1년 전만 해도 나보다 후배 역할을 해도 선생과 제자 같지 않았다. 이제 나이가 되니까, 심지어 25살과 붙여두니까 ‘주름이 났다’ 이런 개념보다는 상대적으로 내 얼굴에서는 삶이 보인다. 그냥 예쁘다. 결국 관객의 시선인 것 같다. 나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Q. 나이듦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저는 좋다. 배우로서 표현할 수 있는게. ‘카지노’ 보면 기술로 민식 선배님이 어린 시절을 구현할 수 있지 않나. 앞으로 기술이 더 좋아지지 않겠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외형을 떠나서 내가 세상을 겪은 게 많아지고 작품도 겹겹이 쌓이면서 해석하고 감독님과 상대 배우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게 더 넓어지는 것 같아서 좋다. 내 의견이 채택이 안 돼도 이런 거 어떠냐는 의견을 던질 수 있고 그런 생각을 더 할 수 있어서 재미있다.”

Q. 목표를 어디에 두고 일을 하는 편인가.

“재미다. 흥미, 웃기다가 아닌 흥미. 어떤 작품은 흥미, 스릴러, 공포가 우리에게 흥미와 호기심을 주지 않나. 제가 말하는 건 마음이 잘 맞고 바라보는 바가 같으면 고통스럽지가 않다. 저는 어릴 때 이 땡볕에 축구 6시간씩 했다. 얼마나 즐거우면 그랬을까 하루도 안 빠지고 했다. 그런 개념인 것 같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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