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비공식작전’ 향한 진심 [MK★인터뷰①]

김나영 MK스포츠 기자(mkculture@mkculture.com) 2023. 8. 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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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작전’ 주지훈 인터뷰
주지훈 “김성훈 감독 동경하는 영화인”
주지훈·하정우의 버디 액션 영화

배우 주지훈의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을 향한 마음은 진심이었다.

‘비공식작전’은 1987년, 5년째 중동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이 전화를 받고 일어나는 일을 담았다. 민준은 20개월 전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의 암호 메시지가 듣고, 미국 발령을 꿈꾸며 중동에 향한다. 그곳에서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와 만나 뜻하지 않게 공조를 함께 하는 이야기가 담은 버디 액션 영화다.

‘비공식작전’ 주지훈이 MK스포츠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쇼박스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 이후 김성훈 감독과 또 한 번 손잡은 주지훈은 택시 기사 판수 역을 맡아 화려한 카레이싱 액션을 선보인다.

Q. 판수는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전사가 나오지 않나. 월남전도 다녀오고. 1987년이면 제가 6살 때인데, 제가 기억이 나는 것은 별 차이가 안 난다. 삼촌들에 대한 기억도 있고 그시절 분위기도 알고 있고 군대에 갔다가 외국에 가서, 그런 것들을 감독님도 아시니까 하나하나 이야기하면서 집어넣어 갔다. 일단 군대에 가면 사람들이 풀어진다. 예비군 가면 변호사, 검사들도 예비군 오면 껄렁댄다. 의도적인 사기를 친 게 아니지만 무지에서 나오는 껄렁거림, 거기가 몰랐는데 다단계였고 결국 나쁜 짓을 하고 겪으면서 돈도 잃고 그러면서 해외에 전전하다가 거기서 자리를 잡은 것 같은데 거기서 택시기사를 하는, 생활력이 강하고 호객행위를 진심으로 하는 친구니까 외형이 조금씩 구체화하고 첫 등장에서도 전통모자를 쓰고 열심히 사는 친구다.”

# 주지훈, ‘킹덤’ 김성훈 감독과 재회하다
Q. ‘비공식작전’으로 김성훈 감독과 ‘킹덤’ 이후 재회했다. 촬영이 조금 더 편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친분이 생기고, 시간을 같이 보내고 술도 먹고, 밥도 먹고, 여행도 같이 가면서 그 사람의 취향, 기조를 알게 된다. 그러니까 의사소통할 때도 좀 더 유리해졌다. 나의 선의가 상대의 선의가 아닐 수도 있는 거지 않나. 누군가 좋은 의도로 내 말을 전달했는데, 기분 나쁘게 전달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게 많이 줄어든 거죠. 극적인 예를 들자면, ‘감독님 디렉션 말고 B 버전을 해볼까요?’ 할 때, 어떤 감독님은 ‘내가 준 디렉션이 마음에 안 들었나? 이 친구 무례하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진짜가 아니라 극적으로 볼 때. 그렇게 오해할 수 있지 않나. 그런데 나의 생각, 의사를 편히 말 할 수 있는 외부요인에 대해 신경 쓸 게 없는 현장이었다. 몸은 고생인데 정서적으로는 편했다.”

‘비공식작전’ 주지훈이 MK스포츠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쇼박스
Q. 주지훈 배우에게 김성훈 감독이란?

“좋아하는 감독이고, 동경하는 영화인이다.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 그런 것들을 개인적으로 많이 물어봤었다. 진짜로 감독님, 저는 감독은 창작이라는 단계부터 해서, 배우들이 들어와서 이차적인 걸 연기를 한다. 하지만, 사실 몸이 피곤하거나 인간관계 등 어떤 허들이 있을 때 그냥 놓을 때도 있다. 솔직히 있다. ‘어떻게 그렇게 그렇게 안 하세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동경하고 그렇게 되고 싶은, 사랑하는 일과 생활을 저렇게까지 어떻게 할까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언젠가 저렇게 하고 싶다는 선망의 대상이다.”

# ‘신과 함께’ 이후 하정우와 작품에서 또 만났다
Q. ‘신과 함께’ 이후 하정우와도 다시 만났다. 앞서 보여준 케미가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영화든 연기든 드라마든 장르성이라는 게 있지 않나. 그런 게 느껴지게 해야 하지 않나. 정우 형과 함께한 ‘신과 함께’와 ‘비공식작전’은 장르성이 너무 다르다. 쉽게 이야기하면 같은 청바지에 흰 티 입었을 때랑, 검은 티셔츠를 입었을 때, 또 오늘 내가 입은 옷을 비가 온 날과 해가 온 날 보면 다르지 않나. 그래서 감독님에 대한 신뢰를 둔 것 같다. ‘신과 함께’에서 한 연기를 해도 배경도 다르고 똑같은 연기를 해도 그걸 바라보는 연출가의 시선이 다를 거라는 것 때문에 부담감은 없었다. 촬영하기 전부터 너무 자주 만나서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생각해서, 감독님의 기조에 따라서 맞추는 게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비공식작전’ 주지훈이 MK스포츠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쇼박스
Q. ‘비공식작전’은 버디물인데 버디물 공식을 깬 느낌이다. 캐릭터들의 개성이 잘 묻어났다.

“영화를 찍을 때도 버디물의 공식을 깼다고 생각 못 했다. 대본을 볼 때 되게 캐릭터적으로 잘 보이게 글이 쓰여 있었다. 거기에 집중했는데, 영화를 보고 ‘아~’ 싶었다. 감독님과 이야기가 되지는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두 가지가 녹아들기를 바란 게 아닌가 생각이 든 게 보통의 버디무비와 캐릭터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보면 100%는 아니지만, 내 판단에는 작품 자체, 인물 중심 같다. 연출가가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게 인물에게 담겨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예산이 크지 않다. 돈으로 할 일이 없지 않나. 배우들 연기에 집중해서, 맛깔난 대사 한마디 한마디 집중해서 그걸로 끌어가니까. 우리는 캐릭터 무비 같지만,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니까 그때야 깨달았다. ‘이거는 인물 중심의 영화가 아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이야기 자체가 국가와 국가 간의 일이다. 일반 국민이 납치됐어도 국가와 국가인데,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이 납치된 거다. 국가를 상대로 개인의 몸값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그 과정을 보면, 민준이 악영향이 넘으려고 하니, 정치적인 시대상이 들어가기도 했다. 또 판수는 중간에 민준의 돈을 훔치는데, 관객에게는 어떤 상징성이 되는 거다. 이 돈이 누군가의 목숨을 바꾸는 단순한 매개체로 보이지 않더라. 그 돈이 마지막 대사에 나오지만 헤이스와 핫라인이 망가질 수도 있는 아주 큰 이야기였다. 감독님과 정우형과도 이야기가 된 건 아니지만 ‘이건 이야기가 중요하구나’ 했다. 그래서 생각이 많아졌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

Q. 하정우가 대본 리딩할 때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리딩을 하는 날 모였다. 전체 리딩 말고 가볍게. 임형국 배우를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정우 형과 나는 감독님과 지나가다 ‘저녁 드셨어요?’ 하는 사이이다. 형국이 형(오재석 역)을 만나서 같이 저녁도 먹고, 모로코 촬영에 대한 컨디션을 설명해주고 싶다고 해서 가볍게 모인 자리였다. 정확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 셋이 나오는 분량만 가볍게 리딩을 해볼까 했다. 정우형이 ‘제가 한 번 해볼게요. 그러고 싶어요’라고 했다. 좋은 선배다. 보고 배웠다. 나는 연영과 출신이 아니고, 연기를 배운 적이 없다. ‘궁’ 때 행운아처럼 시작한 친구라, 내가 생각하는 감독과 배우의 관계가 있다. (리딩 때 하정우처럼 하는) 배우가 저렇게 하는 게 예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걸 보고 감독님이 좋아하시니까 그래도 되는 구나 싶었다. 나는 참여를 안하고 있었다. 보니까 내가 읽은 거랑 다르더라. 내가 몇 번을 읽어도 찾지 못한 지점이 보이더라. 감독님도 ‘이게 되게 많이 읽고 안으로 들어와 있는 주연 배우와 쫙 했더니 다르게 보이는데?’라더라. 그게 좋았고, 되게 효과적이더라. 감독님도 리딩해보고, 통으로도 읽어 보고.”

‘비공식작전’ 주지훈이 MK스포츠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쇼박스
Q. 하정우의 방식을 배우고, 다른 작품에서 활용한 적이 있나.

“나도 다른 작품을 할 때 그걸 한 번씩 한다. 하정우 형은 ‘수리남’을 찍었다. 형은 시리즈가 어쩌다 한 번인데, 나는 매년 시리즈를 한다. 그걸 혼자 하면 나는 12시간이다. 8부작만 해도 오래 걸린다. 그래도 재밌다. ‘하이에나’를 찍을 때는 완전 사전 제작이 아니었다. 4부에서 6부 쯤까지 나온 대본으로 촬영을 시작했다. 차후에 대본이 나오는 시스템이고. 그렇다 보니 콘티가 없다. 사실은 감독, 배우, 작가가 자주 만나지는 않는다. 이야기 기승전결이 다 되어 있어야 대화를 할 게 있지 않나. 그러다 보니까 드라마 찍을 때는 내가 이런 거 하자고 하면 신기해한다. 하지만 어떤 감독도 이걸 싫어하지 않는다. 주연 배우와 미리 만나서 신을 하나하나 이야기하는 걸 보통 하고 싶어도 못 하지 않나. 장태유 감독님이랑 4평 자리 방에서 앉아서 12시간을 했던 기억이 있다. 둘이 신나서.”

Q. 하정우가 “구력이 쌓인 느낌이다”라고 주지훈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촬영 현장 어떤 느낌을 받았나.

“정우 형이랑은 개인적으로 워낙 자주 만나고 여행도 다닌다. 그래서 새로운 느낌은 없다. 전혀 없고, ‘신과 함께’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생각하지 않은 부분이 나오거나 연기가 아닌 상황에 대한 대처라든가 그런 거에 놀라울 때가 많다. ‘아~ 저래도 되는구나’ 하는 것들이 놀라움으로 다가오는 게 많았다. 긍정적이었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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