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살아나는 마이스 시장, 관광·엔터 결합 '블레저'로 승부수
엔데믹 이후 수요 증가하며 차별화 경쟁 가속화
관광·레저·엔터 결합한 멀티콘텐츠로 우위 전략
[파이낸셜뉴스] 엔데믹 이후 글로벌 여행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업계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면행사 부활로 대규모 국제회의 및 행사를 유치하려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물론 트렌드를 접목한 차별화 전략으로 매출 향상을 꾀하고 있다. 마이스 관광객이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일반 관광객 대비 높다는 점과 한국의 정보기술(IT) 및 대중교통 인프라, 레저·관광자원이 마이스에 유리하다는 점도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코엑스 등 전시업계는 정부가 거리두기를 완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해 올해는 참관객수와 매출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다고 발표하면서 관련성이 높은 항공·여행·숙박·유통·레저 분야와 더불어 마이스 수요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해외에서는 이미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전시산업연구센터(CEIR)는 2023년 전시산업이 팬데믹 이전 대비 2.5% 성장하며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지난 5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은 글로벌 마이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8764억달러(약 1163조원)에서 2030년 1조5623억달러(약 2073조원)로 1.8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마이스 강국 중 하나로, 서울은 국제협회연합(UIA) 통계 기준으로 2021년 벨기에 브뤼셀에 이어 국제회의를 두 번째로 많이 개최했다. 지난해 ‘글로벌 트래블러 리더 서베이 시상식’에서는 ‘2022년 최고의 마이스 도시’로 선정되며 8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제컨벤션협회(ICCA) 통계 기준으로는 15위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싱가포르 등 글로벌 마이스 대표 도시들의 뒤를 쫓고 있다.
한국이 세계적인 국제회의 목적지로 이름이 알려져 있긴 해도 안심할 정도는 아니다. 코로나 기간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 특수를 누리다가 엔데믹 이후 반사이익 효과가 일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만의 차별화된 요소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비즈니스와 여행을 결합한 ‘블레저(Business+Leisure)’ 마케팅을 추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블레저라는 개념은 여행서비스 기업 트립닷컴 그룹과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올해 초 발간한 소비자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 소개됐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여행 트렌드로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 △럭셔리 여행 증가 △숙박·항공 예약 시 유연성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와 함께 블레저(Business+Leisure) 여행의 부상을 전망했다. 비즈니스 출장 전후로 개인의 휴가 일정을 덧붙여 여행을 즐기는 만큼 이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더 오래 체류하게 할 만한 투어 콘텐츠의 중요도가 커졌다.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2022년 미팅·컨벤션 오프라인 외국인 참가자의 체류 예정 기간은 평균 8.66일이다. 이들 중 60.1%는 개최지역 내의 여행·관광활동에 평균 2.87일, 타 지역에서의 여행·관광활동에 평균 4.34일을 사용했다. 또한 업계 추산으로 마이스 관광객의 1인당 소비 지출액이 일반 레저 관광객보다 1.8~2배가량 많다. 마이스 관광객 증가 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도 그만큼 클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신화월드’는 2022년 마이스 행사를 통한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50% 성장했다. 이는 당초 목표 매출액을 약 30% 이상 상회한 수치로, 개장 이래 가장 높은 마이스 실적이다. IT·공학·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학회가 분기마다 열리면서 비성수기에도 객실 점유율이 97%에 달했다. 제주 관광명소를 끼고 있는 데다 쇼핑, 테마·워터파크 등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리조트 시설, 지난해부터 시작된 ‘워케이션(Work+Vacation)’ 트렌드도 마이스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4분기 인천 영종도에 문을 여는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한곳에서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즐기는 ‘원스톱 엔터테인먼트’라는 슬로건과 함께 창의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이벤트 장소이자 글로벌 마이스 목적지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컨벤션 시설과 객실·스위트·빌라로 구성된 특급 호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외에도 다목적 공연장, 실내 워터돔, 체험형 가족공원, 쇼핑, 다이닝, K팝 이벤트 등을 연계해 내년 마이스 시장에서 멀티콘텐츠 우위 전략을 강하게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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