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테크] 성능 좋고 저렴한 라이다의 등장, 머스크의 고집 꺾을까

송복규 기자 2023. 8. 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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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창업 기업, 성능 높이고 대량생산 가능한 라이다 센서 개발
기존 반도체 제조 시설 활용해 가격 낮춰
“2025년 라이다 센서 상용화 기대”
테슬라 모델Y. 테슬라는 카메라만 이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테슬라코리아

자율주행의 핵심 센서 기술인 라이다(LiDAR) 센서의 성능은 높이면서 가격은 낮출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이끌 수 있는 기술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동안 라이다 대신 카메라 센서를 고집해온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고집을 꺾고 라이다를 선택할지도 관심사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부 교수 출신의 마이클 와츠(Michael Watts) 아날로그 포토닉스(Analog Photonics) CEO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크기를 대폭 줄인 상업용 라이다 센서를 개발했다고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스펙트럼지에 발표했다. 아날로그 포토닉스는 와츠 CEO를 중심으로 2016년 MIT에서 분사한 기업이다.

라이다는 쉽게 말하면 빛을 사용하는 레이더다. 라이다는 주위의 물체에 레이저 펄스를 발사하고 반사돼 돌아오는 거리를 측정해 주변 모습을 정밀하게 그려낸다. 거리뿐만 아니라 속도와 방향, 온도, 대기 물질 농도까지 가능하다. 주로 레이저와 스캐너, 수신기, 위치 확인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그래픽=정서희

현재 상용화된 자동차에 들어가는 센서는 레이더를 이용한다. 레이더는 전자파를 발사해 돌아오는 전파의 시간과 주파수를 측정해 거리 정보를 획득한다. 자동차에 탑재된 자동 비상 제동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같은 운전자 지원 기능은 주로 레이더 센서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주변 차량 주행속도 감지 성능이 낮은 것이 레이더 센서의 단점이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선보인 테슬라는 카메라를 자율주행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CEO는 “사람은 눈과 생물학적 신경망으로 운전한다. 카메라와 실리콘 신경망을 자율주행 솔루션으로 채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카메라를 고집했다. 하지만 자율주행 안전성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완전자율주행(FSD) 사고는 지난해 424건에 달했다.

자동차 기업들이 그동안 라이다 센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못한 것은 비싼 가격과 신뢰성 문제 때문이다. 라이다 센서 개발 초창기에는 가격이 수천만 원에 달했고, 주로 거울을 회전시켜 스캐닝하는 방식을 사용해 또 다른 라이다 센서가 근접하면 간섭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자동차 기업들은 자율주행차 생산을 위해 500달러(67만원) 수준의 고성능 장거리 라이다 센서를 찾고 있었다.

아날로그 포토닉스(Analog Photonics)가 개발 중인 라이다 센서. 왼쪽이 장거리용, 오른쪽이 단거리용이다./Analog Photonics

아날로그 포토닉스는 실리콘으로 광자 집적 회로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빛을 생성하고 방출해 수신까지 할 수 있는 라이다 칩을 설계했다. 이 라이다 칩은 ‘주파수 변조 연속파’라는 기술의 개념이 적용됐다. 주파수 변조 연속파는 서로 다른 파장의 펄스 레이저를 물체에 보내 반사되는 파장의 차이를 분석해 목표물의 속도를 알 수 있는 방식을 사용한다.

기존 반도체 공정을 활용할 수 있어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라이다 칩은 300㎜의 실리콘 웨이퍼에서 위상 배열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기존 ‘상보형 금속 산화막 반도체(CMOS)’ 제조 시설에서 레이저와 광 증폭기, 변조기, 광검출기 등 라이다 시스템에 필요한 온칩 광학 부품을 결합할 수 있다. 아날로그 포토닉스는 장거리용과 단거리용을 개발해 파트너십을 맺은 여러 자동차 기업들에 라이다 센서를 납품할 예정이다.

라이다 센서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는 멀지 않은 시기에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와츠 CEO의 아날로그 포토닉스뿐 아니라 미국 셉톤(Cepton)과 루미나(Luminar) 같은 미국 기업들이 자동차 기업들에 본격적으로 라이다 센서를 판매하고 적용한다. 상용화된 라이다 센서는 자동차 외 분야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와츠 CEO는 “2025년에는 실제 라이다 센서 제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라이다의 미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라이다가 산업 자동화와 로봇,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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